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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조선소 직원들, 때 아닌 장송곡 소리에 정신적 고통 호소

등록 2023.03.28 16:5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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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죽음에 애도 표하지만 시위도 민폐 안 끼쳐야"

"대한민국 행복추구권보다 집회 권한 더 보장받는 느낌"

[울산=뉴시스] 안정섭 기자 = 28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정문 인근에 사내 협력사 직원 A씨의 빈소가 설치돼 있다. A씨는 앞서 지난달 27일 작업장 안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투병하다 이달 9일 결국 숨졌다. 2023.03.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안정섭 기자 = 28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정문 인근에 사내 협력사 직원 A씨의 빈소가 설치돼 있다. A씨는 앞서 지난달 27일 작업장 안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투병하다 이달 9일 결국 숨졌다. 2023.03.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안정섭 기자 = HD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이 하루 종일 들리는 장송곡 소리에 심각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는 지난 21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정문 앞 횡단보도 인근에 최근 뇌출혈로 쓰러져 숨진 사내협력사 직원 A씨의 빈소를 설치하고 매일 대형 확성기로 하루 종일 장송곡을 틀고 있다.

이로 인해 3만여명에 달하는 이 회사와 협력사 임직원은 물론 인근 병원과 호텔, 백화점 등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동구청이나 동부경찰서 등에도 소음 관련 민원이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주일째 장송곡이 회사 안팎에 울려 퍼지자 사내 온라인 게시판과 오픈채팅방 등에서는 임직원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 직원은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에는 애도를 표하지만 시위를 하더라도 합법적인 선과 민폐를 안 끼치는 선에서 해야 하지 않느냐"며 "장송곡 소리에 머리가 아파 업무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직원은 "장송곡 트는 사람들은 몇만명에게 정신적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선 헌법상 행복추구권보다 집회의 권한이 더 강하게 보장받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이번 장송곡 시위의 발단은 앞서 지난달 27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작업장에서 사내협력사 직원 A씨가 뇌출혈로 쓰러져 투병하다 이달 9일 결국 숨졌기 때문이다.

A씨가 숨지자 하청노조는 해당 업체가 작업지시서 등 자료 제공을 거부하며 사건을 은폐하려 했고, 불법 파견과 과로사라는 등의 주장을 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업체 대표는 지난 27일 호소문을 내고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두고 하청노조가 근거 없는 비방과 허위 주장을 하며 감당할 수 없는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체 대표는 정당한 절차 없이 내부자료를 제공할 수 없는 점, 직영에 관련 직종이 없어 전체 작업을 도급받아 수년째 하고 있는 상황, 고인의 근무시간이 주당 40시간에 미치지 못한 점 등 하청노조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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