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대전시, 도예가 '이종수 미술관' 세운다

등록 2023.03.29 11:37:3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유족과 작품 기증 양해각서 체결…소제원에 건립 유력

이응노미술관 이후 대전시 추진 두번째 개인미술관

[대전=뉴시스] 도예가 이종수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도예가 이종수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조명휘 기자 = 대전 출신 도예가 이종수(1935~2008)를 기리는 미술관이 건립된다.

대전시는 29일 시청에서 이장우 시장과 고인의 부인 송경자(80) 여사, 둘째아들인 이철우(49·도예가)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미술관 건립과 작품 기증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미술관 건립은 지난달 유족이 2000~3000점에 달하는 유작을 시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민선8기 문화정책 강화 기조와 맞물리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민선4기 이장우 시장이 동구청장 재임 시절 미술관 건립을 검토한 인연도 있다.

양해각서에 따라 유족은 9월까지 기증작품 목록을 시에 전달하고, 시는 기증작 심의 및 평가를 거쳐 내년 6월까지 기증작품을 확정하게 된다. 시는 기증작품 확정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미술관 건립을 위한 행정절차도 동시에 추진해 민선8기 내에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동구 신안동에서 태어난 이종수는 서울대 응용미술과를 졸업한 우리나라 도예계를 대표하는 예술가다. 대전에 미술학과가 없던 1964년 대전실업대학에 생활미술과를 개설했다.

1976년부터 이화여대 교수를 지내다가 도자 예술에 전념하겠다면서 1979년 돌연 교수직을 사임하고 낙향한 일화로 유명하다. 당시 김옥길 총장은 이 교수의 복직을 권하며 2년 간 후임 교수를 뽑지 않고 기다렸다는 후일담도 전해진다.

고인은 전통을 존중하되, 현대를 넘나드는 한국의 정한을 담은 기품과 풍류가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종수류 도자기'를 세상에 내놓았다. 유약의 미세한 균열이 층을 이루고 층들이 중첩되는 표면 질감이 특징이다.

가스가마를 사용하지 않고 손수 흙벽 오름새가마를 만들고, 땔감 또한 직접 나무를 심으면서 자연에서 구하는 등 도자 예술에 혼신을 다한 엄격하고 고집스런 정신은 미술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주요작품으로 ‘마음의 향’, ‘잔설의 여운’, ‘경’, ‘겨울 열매’ 등이 있다.
[대전=뉴시스] 왼쪽부터 고인의 차남인 도예가 이철우씨, 부인 송경자 여사, 이장우 대전시장, 노기수 시 문화관광국장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왼쪽부터 고인의 차남인 도예가 이철우씨, 부인 송경자 여사, 이장우 대전시장, 노기수 시 문화관광국장 *재판매 및 DB 금지

이종수 미술관은 2004년 '이응노 미술관'에 이어 대전시가 두 번째로 추진하는 개인미술관이다. 오는 8월까지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실시해 조성규모, 설립대상지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건립 예정지는 조성사업이 추진중인 소제문화공원(蘇堤園)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이종수 미술관 건립을 계기로 지역에 연고가 있는 국민작가를 발굴하고, 대한민국의 문화예술허브로 만들어 간다는 큰 그림을 구상하고 있다.

송경자 여사는 "그동안 대전시에서 선생님의 미술관 건립 제의가 두 차례 정도 있었으나, 여건이 맞지 않아 좌절돼 안타까웠다"면서 "남편에게 묵은 빚을 갚게 돼 진심으로 고맙다"고 전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도예가의 길을 걷고 있는 이철우씨도 "대전시에서 아버지의 작품을 시민뿐만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미술관을 만들어 준다니 감사하다”며 "시민과 예술인들의 사랑을 받는 미술관이 됐으면한다"고 했다. 

이장우 시장은 "이종수 미술관 건립이 지역의 원로 예술인들과 미술학도들에게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제2, 제3의 원로 예술인들이 나올 수 있도록 멋진 미술관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