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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벌통, 사라진 꿀벌…"대기오염이 주원인"

등록 2023.03.29 15:12:05수정 2023.03.29 16: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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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0억 마리 폐사 이어 괴산군 양봉농가 '80% 폐사'

정용승 환경전문가 “일산화탄소 등 대기중 독성물질 원인”

[청주=뉴시스] 연종영 기자 = 기상청 위탁관측기관인 충북 청주시 고려대기환경연구소가 29일 발표한 대기오염측정결과표. 대기 중의 일산화탄소(CO) 농도가 500ppb를 유지하고, 23일 오후엔 한때 900ppb까지 치솟았다. 2023.03.29 jyy@newsis.com

[청주=뉴시스] 연종영 기자 = 기상청 위탁관측기관인 충북 청주시 고려대기환경연구소가 29일 발표한 대기오염측정결과표. 대기 중의 일산화탄소(CO) 농도가 500ppb를 유지하고, 23일 오후엔 한때 900ppb까지 치솟았다. 2023.03.29 [email protected] 


[청주=뉴시스] 연종영 기자 = “벌통이 텅텅 비었어요. 이유는 잘 몰라요.”

꿀벌이 집단 폐사하는 사례가 올해도 확산하고 있다. 양봉농가는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고 호소하고, 과수농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29일 배영선 충북양봉협회 괴산군지부장은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몇몇 농가의 벌통 가운데 70~80%가 텅 비어있다”며 “수년째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데 원인도, 치유책도 안 보인다”고 밝혔다.

꿀벌 집단폐사는 2021년 영호남 지방에서 간혹 발견됐고, 2022년 봄에는 전국으로 확산했다. 당시 양봉농민과 전문가들은 '꿀벌 100억 마리 집단실종사건'이라고 표현했다.

정부 차원의 원인분석 작업도 있었다. 이상기온에 의한 꿀벌 월동장애, 드론을 활용한 무차별적 농약 살포, 바이러스 창궐, 응애(기생충) 방제 실패 등을 묶어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 같다'는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고개를 끄덕이는 농민은 많지 않았다. 4~5개 원인에 모두 허점이 있어서다.

기상청 위탁관측소인 고려대기환경연구소의 정용승 박사는 독성물질을 잔뜩 품은 공기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정박사는 연구소가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4일간 충북 청주지역에서 관찰한 일산화질소(NO), 이산화질소(NO2), 일산화탄소(CO) 등 대기오염물질 농도를 내놓았다.

이 가운데 연탄가스와 다름없는 일산화탄소 농도는 지난 23~24일 500~900ppb를 기록했다. 이런 독성물질을 장시간 들이키면 사람도 위험해진다.

정 박사는 “일산화탄소, 산화질소 등이 300~800ppb를 기록한 건 올해 겨울부터 여러 차례 있었고, 중국 발원 황사가 한반도로 유입되기 시작한 이달 9일부터 현재까지 일산화탄소 농도는 거의 매일같이 500ppb를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꿀벌 폐사원인에 대해 정박사는 "독성물질을 잔뜩 품은 대기환경 속에서 꿀벌이 과연 언제까지 버텨낼지 의문"이라며 "꿀벌이 수분을 공급하지 않으면 과실이 열매를 맺지 못하고, 그 피해는 초식동물은 물론 인류에게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남해=뉴시스] 차용현 기자 = 8일 오후 경남 남해군 남면 인근 들녘에서 꿀벌 한 마리가 활짝 꽃망울을 터뜨린 매화에 앉아 꿀을 따고 있다. 2023.02.08. con@newsis.com

[남해=뉴시스] 차용현 기자 = 8일 오후 경남 남해군 남면 인근 들녘에서 꿀벌 한 마리가 활짝 꽃망울을 터뜨린 매화에 앉아 꿀을 따고 있다. 2023.02.08.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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