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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에 도입되는 쓰레기 자동수집시스템…30년 뒤는?

등록 2023.03.29 16: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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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자동수집시설, 폐쇄 이후 안전대책 등 검토 전무

소관 부처 없어 지자체가 알아서 판단해야 하는 상황

[남양주=뉴시스] 이호진 기자 = 별내택지지구에 설치된 자동클린넷 시스템. 2023.03.29. asak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남양주=뉴시스] 이호진 기자 = 별내택지지구에 설치된 자동클린넷 시스템. 2023.03.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남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편리한 쓰레기 수거를 위해 신도시 지역에 도입되고 있는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의 사용연한 도래 이후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지자체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29일 경기 남양주시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00년대 별내택지지구를 조성하면서 해외에서 사용 중인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을 신도시에 적용키로 하고, 남양주시와 협의해  ‘자동클린넷’ 시스템을 설치한 뒤 시에 기부채납했다.

시험가동을 거쳐 2014년 1월부터 운영되기 시작한 자동클린넷은 지상에 설치된 투입구에 쓰레기를 넣으면 지하에 매설된 관로를 통해 공기압으로 집하장까지 빨아들여 소각장 또는 매립지로 수송하는 방식이다.

현재 별내지역에 설치된 쓰레기 이송관로는 시행자가 설치한 28.75㎞에 아파트 시행자·분양자가 순차적으로 추가 설치한 57.19㎞를 더해 85.94㎞에 이른다.

또 수송관로를 따라 1000개가 넘는 쓰레기 투입구가 설치돼 있고, 소각장과 붙어있는 집하장을 포함해 3개의 집하장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쓰레기 수송관로와 음식물쓰레기 수송관로가 분리돼 있지 않아 관로 안에서 음식물쓰레기 봉투가 터져 일반쓰레기와 함께 나오는 등 내부적으로도 유지보수비용이나 수거 효율성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별내지구 자동클린넷 시공에 참여한 업체 중 일부가 사업을 접으면서 원활한 부품 수급에도 문제가 생기는 등 시설 유지보수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유지보수를 하더라도 지하에 매립된 관로가 영구히 유지될 수 없는 만큼 언젠가는 재시공이나 폐쇄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에 대한 법적 기준이 워낙 미비하다 보니 현재 정확한 사용연한조차 규정돼 있지 않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시설 사용연한을 20~30년으로 잡고 있다.

별내지구의 경우 올해로 운영 10년차를 맞아 사용연한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아직 여유가 있는 상태지만, 각종 고장과 부품 수급 등 변수를 고려하면 안심하고 있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이에 향후 시설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 때에 대비해 재시공과 폐쇄를 놓고 고민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사전검토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재시공의 경우 기존 시설 철거비용과 재설치 비용을 합치면 최초 설치비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도로 등 관로 위에 설치된 시설 이용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어 현실적인 검토대상이 아니다.

결국 폐쇄 밖에 답이 없는 상황이지만, 내부식성 소재의 관로라도 언젠가 부식으로 인한 파손과 이로 인한 지반 공동화가 불가피하고 파손 부위로 우수가 유입될 경우 주변 지반침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일단 시설 유지를 위해 음식물 쓰레기는 RFID 방식으로 별도 수거함을 설치해 수거하고 생활쓰레기만 관로를 통해 수거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며 “관련해서 소관 부처가 없어 지자체가 운영 유지나 폐쇄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인데 아직 구체적인 사항은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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