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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헬기 사격현장에 선 전우원 "할아버지가 발뺌했다"

등록 2023.03.31 17:05:25수정 2023.03.31 17: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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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당시 계엄군 헬기 사격 이뤄진 전일빌딩 방문

10층 바닥 흩뿌려진 탄흔 보고 "너무나 당연한 증거"

5월 어머니들에 "못들은 5·18 이야기 들으러 오겠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27)씨가 31일 오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10층에서 5·18 당시 만들어진 기둥 벽면의 헬기 사격 탄흔을 보고 있다. 전두환씨는 2017년 회고록을 내며 5·18 당시의 헬기 사격은 모두 거짓이라는 왜곡 주장을 펼쳤으나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2021년 숨졌다. 2023.03.31.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27)씨가 31일 오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10층에서 5·18 당시 만들어진 기둥 벽면의 헬기 사격 탄흔을 보고 있다. 전두환씨는 2017년 회고록을 내며 5·18 당시의 헬기 사격은 모두 거짓이라는 왜곡 주장을 펼쳤으나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2021년 숨졌다. 2023.03.31.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27)씨가 5·18 당시 헬기 사격 흔적이 남아있는 전일빌딩을 찾아 "너무나 당연한 (헬기 사격) 증거인데도 할아버지가 발뺌을 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31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245 10층을 찾아 동안 5·18 당시 만들어진 헬기 사격 흔적을 살펴본 뒤 이같이 말했다.

전씨는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바닥과 기둥에 흩뿌려진 탄흔을 지켜보다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전일빌딩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시민군이 항쟁 방안을 논의하거나 시민들의 은신 장소로 쓰이는 등 굴곡진 현대사를 함께 한 상징적 장소다.

이곳 10층에서는 지난 2016년 5·18 당시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탄흔 50여개가 발견되면서 관련 조사가 이뤄졌다.

발견된 탄흔은 높이와 각도, 깊이 등을 종합했을 때 계엄군 헬기에서 발사돼 만들어진 것이라는 설이 유력했으며 이는 2017년 국과수 감식 결과를 통해 사실로 드러났다.

국과수는 1980년 5·18 당시 전일방송 전면에는 최소 10층 이상의 건물이 없던 점, 옛 전일방송 내부 창틀보다 낮은 지점에서 탄흔이 발견된 점 등을 헬기 사격의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당시 헬기 운용 기록과 방사형 탄흔 생성 방향으로 미뤄봐 UH-1 500MD 기종에 거치된 7.62㎜의 실탄을 사용하는 M60 계열의 기관총을 통해 사격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27)씨가 31일 오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10층에서 5·18 당시 만들어진 헬기 사격 탄흔(노란색 스티커)을 보고 있다. 전두환씨는 2017년 회고록을 내며 5·18 당시의 헬기 사격은 모두 거짓이라는 왜곡 주장을 펼쳤으나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2021년 숨졌다. 2023.03.31.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27)씨가 31일 오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10층에서 5·18 당시 만들어진 헬기 사격 탄흔(노란색 스티커)을 보고 있다. 전두환씨는 2017년 회고록을 내며 5·18 당시의 헬기 사격은 모두 거짓이라는 왜곡 주장을 펼쳤으나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2021년 숨졌다. 2023.03.31. [email protected]



그러나 전두환씨는 자신의 회고록을 펴내며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부정, 왜곡했다.

전두환씨는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에 '5·18 당시 헬기 기총 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써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장은 국군이 (정권 찬탈을 위해) 국민을 공격했다는 매우 중요한 쟁점이라는 것을 인식하고도, 전씨가 자신의 정당성을 확보하려고 역사 왜곡 회고록을 출판해 조 신부의 명예를 고의로 훼손했다고 봤다. 

전두환씨는 헬기 사격 사실을 가리는 재판 과정에도 내내 불성실한 태도로 임했다.

전두환씨는 20회가 넘는 전체 공판 과정에서 2019년 3월, 2020년 4월·11월, 2021년 8월 등 고작 4차례만 출석했다. 이마저도 법정에 들어서던 중 호통을 치거나 재판 도중 졸아 국민적 공분을 산 바 있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은 자신의 재판에 출석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전두환씨는 건강 등을 핑계로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한 뒤 골프를 치러 다니거나 신군부 잔당들과 12·12 군사반란 기념식을 갖기도 했다.

결국 전두환씨가 2021년 11월 사죄없이 숨지면서 형사재판은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됐으나 민사소송(손해배상) 항소심은 소송 수계 절차(상속인)를 통해 진행돼 지난해 9월 원고 일부 승소 판결로 이어졌다.

현장을 10여 분 동안 둘러본 전씨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너무나 당연한 (헬기 사격) 증거인데 할아버지가 발뺌을 했다"고 짧게 대답했다.

전씨는 전일빌딩 방문 직전 옛전남도청 별관에서 5·18 당시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을 만나기도 했다.

어머니들은 주름이 패인 손으로 전씨의 손을 꼭 잡아주며 '용기있는 결정에 고맙다' '앞으로도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다.

이에 전씨도 "불러만 주신다면 언제든 와 이야기를 듣겠다. (가족 등 훼방 탓에) 못들은 5·18 관련 이야기가 많다"고 화답하며 추후 방문을 약속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27)씨가 31일 오전 광주 동구 옛전남도청 별관을 찾아 5·18 당시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3.03.31.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27)씨가 31일 오전 광주 동구 옛전남도청 별관을 찾아 5·18 당시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3.03.31.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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