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규제완화에 '영끌족' 돌아왔나....2030 서울 아파트 매수 늘어

등록 2023.04.05 06: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특례보금자리론·생애 최초 등 대출 규제 완화…금융 문턱 낮아져

2030 주택 매입 비중 25개월 만에 최대…"서울 거래 비중 30.6%"

"급매물 소진 후 추격 매수세 없어"…바닥 다지기·집값 반등 '글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2023.03.24.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2023.03.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집값이 예상대로 많이 하락했고, 특례보금자리론 활용해 내 집을 마련했어요."

최근 서울 영등포구의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6억4000만원에 매입한 회사원 강모(37)씨는 "지난 1월에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한 내 집 마련 계획을 세웠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씨는 "연 4.25%의 특례보금자리론은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좋은 혜택"이라며 "지금 기회를 놓치면 영영 내 집 마련이 못할 것 같았다"고 전했다.

부동산 시장 위축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한동안 끊겼던 2030 젊은 세대의 주택 매입 비중이 늘고 있다. 지난달 20대 이하와 30대의 전국 아파트 매입 비중이 30% 넘어섰다. 한국부동산원 매입자 연령대별 주택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 2월 20대 이하와 30대의 전국 아파트 매입 비중은 31.96%로 30%를 넘어섰다. 이는 전월(29.85%) 대비 2%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지난 2021년 1월(33.0%) 이후 2년1개월 만에 최대 수치다.

서울은 지난해 10월 26%까지 하락했던 2030 매입 비중이 지난 2월 34.7%로 상승했다. 구별로 강서구의 2030 매입 비중이 54.7%로, 전체 거래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어 ▲성동구(45.6%) ▲금천구(45.5%) ▲영등포구(43.9%) ▲동대문구(42.9%) ▲도봉구(41.4%) ▲강북구(40%) 등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경기도는 2030 매입 비중이 1월 32.7%에서 2월 36.4%로, 인천은 32.1%에서 33.1%로 각각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정부의 규제 완화로 대출 문턱이 낮아지면서 2030 세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15억원 초과 고가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허용된 데다, 올해 1월 말 '특례보금자리론'이 신설되면서 내 집 마련 실수요자들이 주택 매입에 나섰다는 것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과 상관없이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까지 연 4%대의 고정금리로 빌려주는 것으로, 1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상품이다.

정부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해 규제지역과 무관하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80%까지 허용했다. 또 생애최초·신혼 디딤돌 구입자금대출 한도도 2억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2억7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각각 상향했다.

일각에선 젊은 세대의 주택 매수세 증가함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다지고, 집값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반등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일부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매도 호가가 상승하면서 매수 대기자들이 추격 매수에 나서지 않고 시장을 관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대출 기준으로 완화하면서 젊은 세대가 급매물 위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정부가 내 집 마련 실수요자들을 위해 특례보금자리론 신설과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등 대출 기준을 대폭 완화하면서 2030 젊은 세대들이 급매물 위주로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다"며 "집값 하락장에 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주택 매수세가 늘었지만,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위축과 고금리 기조에 따라 매수세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