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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탄광촌 어쩌나…"지역 활성화 방안 논의 중"[석탄 100년, 역사 뒤안길로③]

등록 2023.05.08 06:05:00수정 2023.05.15 09:3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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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정 간담회만 4차례…소통·협의 '방점'

지역사회 중심으로 경제진흥사업계획 마련

【서울=뉴시스】탄광촌 사진작가 박병문이 전주 갤러리 파인 개관 초대 사진전, 탄광 프로젝트 5번째 이야기 '검은 땅 막장 탄부들'. 박 작가는 "무연탄의 수효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시점에 그에 따라 쌓여만 가는 탄을 애타는 심정으로 바라 보아야만 하고 인건비 차감을 위한 인원삭감은 해를 갈수록 가중되면서 불안과 초조로 인한 심리적 위압까지 느껴진다'며 "검은 진폐의 공포보다 더한 실직의 공포가 탄부들의 하루를 누르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조마거리는 탄부들의 심장소리를 들으며 구석구석을 누볐다. 인생의 마지막 막장이 아니라 희망의 막장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며 초대 에너지로써 귀한 교훈으로 후세에 남겨지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2018.09.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탄광촌 사진작가 박병문이 전주 갤러리 파인 개관 초대 사진전, 탄광 프로젝트 5번째 이야기 '검은 땅  막장 탄부들'. 박 작가는 "무연탄의 수효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시점에 그에 따라 쌓여만 가는 탄을 애타는 심정으로 바라 보아야만 하고 인건비 차감을 위한 인원삭감은 해를 갈수록 가중되면서 불안과 초조로 인한 심리적 위압까지 느껴진다'며 "검은 진폐의 공포보다 더한 실직의 공포가 탄부들의 하루를 누르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조마거리는 탄부들의 심장소리를 들으며 구석구석을 누볐다. 인생의 마지막 막장이 아니라 희망의 막장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며 초대 에너지로써 귀한 교훈으로 후세에 남겨지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2018.09.0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손차민 이승주 기자 = 전국 공영탄광을 오는 2025년 안에 모두 폐광하는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가운데 다음 달 그 첫 작업이 본격화된다. 이를 앞두고 막대한 재정이 절감될 것이란 기대와 동시에 탄광 근로자 및 지역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다음 달 전남 화순탄광이 폐광된다. 내년에는 태백 장성탄광, 2025년엔은 삼척 도계탄광 순으로 대한석탄공사가 운영·유지하는 남아있는 탄광 모두 문을 닫는다.

오는 2030년이면 연탄 수요 감소 등에 따라 자연적으로 폐광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산업부는 국가 재정 절감과 탄광 근로자의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이를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첫 폐광 작업을 한 달 여 앞둔 만큼 탄광 근로자와 지역사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클 수밖에 없다. 최근 석탄 업계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지만, 광업을 평생 직업으로 삼아온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이들이 일터를 떠나면 자연히 지역 경제도 침체될 수 밖에 없다.

산업부는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만반의 준비 중이란 입장이다. 수차례 소통하며 탄광 근로자에 대한 보상책을 마련하고 지역사회 경제 활성화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산업부는 석탄공사·노조와 함께 앞서 간담회를 4차례 진행했다. 재정당국과 지자체·지역주민단체와도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런 노력으로 지난 2월 석탄공사 노조는 조기폐광으로 일자리를 잃은 탄광 근로자에 대한 정부 지원대책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광주=뉴시스】구길용 기자 = 정부가 화순탄광을 비롯해 전국 3개 탄광을 폐광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 노조를 비롯해 지역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화순탄광이 활황을 이루던 시기의 모습. 2016.06.06. (사진=화순군 제공) kykoo1@newsis.com

【광주=뉴시스】구길용 기자 = 정부가 화순탄광을 비롯해 전국 3개 탄광을 폐광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 노조를 비롯해 지역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화순탄광이 활황을 이루던 시기의 모습. 2016.06.06. (사진=화순군 제공) [email protected] 


특별위로금·전업준비금 지급…"합의 이뤄"

탄광근로자에 대한 보상으로 조기폐광 특별위로금이 지급된다. 산업부는 당장 다음 달 화순광업소가 폐광하기 때문에 올해 예산에 167억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보상금액은 기준급여(기본급의 100% 또는 월평균 임금의 45% 중 선택)에 남은 정년을 고려해 산정한다.

앞서 석탄공사 노조 측은 노사정 간담회에서 기준급여를 기본급이나 월평균 임금의 66%를 적용할 것을 요구했으나, 공공기관 명예퇴직금 지급 기준을 준용한 수준에서 합의를 이룬 것이다.

여기에 폐광대책비 중 탄광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돕기 위한 전업 준비금도 지급할 예정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화순광업소 근로자는 263명으로, 평균적으로 1인당 2억6000만원 정도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위로금으로 6350만원을 받는 데다가 전업준비금을 2억원 정도 받을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첫 조기폐광이 추진되는 화순광업소의 경우 6월 말 폐광 이후, 10월 특별위로금을 신청받고 11월 보상금 지급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질 계획이다.

지난 22일 태백시청 소회의실에서 폐광지역 경제진흥사업계획 수립용역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 태백시청)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2일 태백시청 소회의실에서 폐광지역 경제진흥사업계획 수립용역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 태백시청) *재판매 및 DB 금지


지역경제 살린다…대체산업 육성·부지활용 계획

조기폐광에 따라 인구가 타지역으로 유출되며 지역경제가 침체할 수 있는 만큼,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지원에도 나선다. 특히 폐광에 따라 비어버린 부지를 새롭게 개발할 수 있도록 대체 산업 육성을 도울 예정이다.

산업부는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 중심으로 부지 활용 방향을 담은 '폐광지역 경제진흥사업계획'을 마련 중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대로 수용하는 하향식 정책보다는 지역이 원하는 사업을 상향식으로 정부에 요청하고 지원을 받겠다는 취지다.

기획재정부 등 재정 당국 역시 대체 산업을 포함한 부지 활용계획과 국비 예산 확보를 위한 사업 타당성을 면밀하게 살펴본 이후 예산을 반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지난 2월 연구용역을 맡겼는데, 오는 8월 연구용역 중간 결과가 나오면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내년 8월 예타 통과 여부를 보고 2025년 예산에 지역 지원이 반영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박병문 작가의 ‘아버지는 광부였다’ 사진전 작품. 박 작가는 “탄광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한줄기 빛이 되는 희망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병문 작가의 ‘아버지는 광부였다’ 사진전 작품. 박 작가는 “탄광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한줄기 빛이 되는 희망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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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대책 마련도…광해방지사업 본격 착수

광산 채굴로 인해 지표가 무너지거나 갱에서 흘러나온 물이 주변 하천이 더러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환경 대책 마련을 위해 산업부는 올해 상반기 중 광해광업공단과 조기폐광이 될 화순광업소, 장성광업소, 도계광업소에 대해 올해 1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광해 실태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광해방지사업계획을 세우고, 내년부터 광해방지사업이 본격적으로 착수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다만 화순광업소의 경우 오는 6월 폐광 이후 내년 광해방지사업에 돌입하기 전까지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석탄공사와 광해광업공단은 현재 가동 중인 수질정화시설을 계속 운영해 임시 조치를 강화한다.

본격적인 조기폐광과 대체 산업 계획 마련을 앞둔 상황에서, 업계 전문가는 연착륙을 위한 지역사회와의 대화를 강조했다. 용역사인 동명기술공단종합건축사사무소 관계자는 "지역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지역이 원하는 것을 최대한 반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조기폐광은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 중"이라며 "조기폐광 지역의 석탄 대체 산업 육성을 위해 지자체·지역주민의 의견을 반영해 '조기폐광지역 경제진흥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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