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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년만에 새로운 '춘향 영정', 25일 봉안식 후 일반 공개

등록 2023.05.23 17:39:14수정 2023.05.23 18: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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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작가 제작 논란 속 62년만에 새모습 '춘향영정' 탄생

단오일 몸단장 후 그네 뛰는 17세 전후 나이의 춘향 모습

춘향영정이 모셔질 남원 광한루원 열녀춘향사. *재판매 및 DB 금지

춘향영정이 모셔질 남원 광한루원 열녀춘향사. *재판매 및 DB 금지

[남원=뉴시스] 김종효 기자 = 친일 작가가 제작했다는 논란 속에 지난 2020년 9월 남원 광한루원 열녀춘향사에서 철거됐던 '춘향영정'이 62년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제작돼 일반에 공개된다.

남원문화원(원장 김주완)은 '제93회 춘향제' 개막일에 맞춰 오는 25일 광한루원 열녀춘향사에서 '춘향영정 봉안행렬 및 봉안식'을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새로 봉안될 춘향영정은 판소리 완판본 '열녀춘향수절가'와 경판본 '춘향전'의 첫 대목에 등장하는 5월 단오일을 맞아 한껏 몸단장을 한 채 그네를 뛰기 위해 나오는 춘향의 모습 즉 17세 전후 나이의 18세기 여인상이다.

춘향의 인물상을 묘사하기 위한 머리모양, 저고리, 치마, 신발, 노리개 등 옷차림 전반은 복식 전문가의 고증과 자문을 거쳐 그려졌고 그동안 영정이나 초상화에서 한 번도 선보이지 않은 낭자머리는 이번 춘향영정을 통해 처음으로 재현됐다.

그동안 봉안된 2점의 춘향 영정이 1930년대 유행한 복식 형식을 띄고 있는 반면 춘향가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18세기의 출토 유물을 근거로 당시 복식을 재현·제작해 참고했으며 필요에 따른 조형적 변화를 통해 표현했다.

특히 춘향영정을 그리기에 앞서 남원소재 여자고등학교에서 추천받은 7인의 여학생들의 모습을 스케치하는 등 남원사람의 선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새로운 춘향영정의 머리에는 절개를 상징하는 대나무 뿌리 모양의 죽절비녀를 꽂고 금봉채로 장식한 낭자머리, 처녀나 젊은 부인의 복식색인 녹의홍상을 기본색으로 정해 초여름 색상에 잘 어울리는 다홍치마와 연두색 삼회장저고리로 표현했다.

62년만에 새로운 춘향영정을 제작한 금릉 김현철 작가. *재판매 및 DB 금지

62년만에 새로운 춘향영정을 제작한 금릉 김현철 작가. *재판매 및 DB 금지

저고리와 치마에는 18세기 복식 무늬인 포도다람쥐문과 도류불수문을 각각 그려 넣어 다복, 다산, 장수 등을 기원하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했다.

새 춘향영정을 제작한 작가는 간송미술관 연구위원이면서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 중인 금릉 김현철 작가다.

서울대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 동양학과를 졸업한 그는 '녹우당의 기억', '짐작-우리는 초승달을 보고도 만월을 그릴 수 있다', '누구나 자신만의 바다를 품고 있다' 등 수차례 개인전을 열만큼 활발히 작품활동을 하며 수상경력도 화려한 작가다.
 
김현철 작가는 "새로 제작된 춘향영정은 세로 173㎝ 가로 94㎝ 크기로 진주에서 생산된 비단을 사용하고 물감은 자연에서 채취 생산된 염료와 함께 석채(돌가루)를 주 안료로 사용했다"며 "배채와 전채 과정의 전통채색화법에 의거 영정을 제작·완성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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