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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번스 호주 전외교장관 "미국, 제주4·3 책임감 가져야"

등록 2023.05.30 16: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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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제주4·3평화상 시상식 앞서 기자회견

"진정한 화해 위해선 미국도 잘못 인정해야"

특별상 강요배 화백 "4·3이 창작방향 잡아줘"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5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인 개레스 에번스 전 호주 외교부 장관이 30일 오후 메종글래드제주 호텔에서 열린 수상자 합동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5.30. 0jeoni@newsis.com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5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인 개레스 에번스 전 호주 외교부 장관이 30일 오후 메종글래드제주 호텔에서 열린 수상자 합동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5.30.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5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인 개레스 에번스(78·호주 전 외교부 장관)는 30일 "진정한 화해를 위해 한국 정부가 갖는 책임감을 미국 정부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에번스 전 장관은 이날 메종글래드제주 호텔에서 열린 '제5회 제4·3평화상' 수상자 합동 기자회견에 참석해 4·3 당시 미군정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는 것과 관련한 질문에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가 똑같이 4·3의 책임을 나누자고 하는 건 사실 불가능하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화해는 정직을 요구하고, 정직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제주도와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에 압력을 가해야 하고, 그럴 때 미국 정부의 움직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책임을 요구할 때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할지도 중요하다"고 짚었다.

국제 외교무대에서 활동한 에번스는 4·3이 전 세계에서 일어난 참담한 역사 중에서도 최악의 예라고 규정했다.

"민족, 종교, 인종과 관련한 무자비한 학살이 많이 있었다"며 "그들이 뭔가 했기 때문에 학살당한 게 아니라 '그들이 누구인가'라는 정체성 때문에 학살당한 사실은 도덕적이나 윤리적으로 끔찍한 학살이었다고 생각한다. 4·3은 그중 가장 끔찍한 학살"이라고 했다.

에번스 호주 전외교장관 "미국, 제주4·3 책임감 가져야"


4·3의 세계화를 위한 조언도 했다. 4·3의 개념을 확고히 하고 구체화해 전 세계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4·3 정신을 계승하고 승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제주4·3평화재단의 연구 등 활동들이 화해를 위한 바람이나 희망에서 그치는 게 아닌 행동과 전략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상을 수상한 강요배(71) 화백은 "4·3 공부가 내 개인의 창작 활동에서도 방향을 잡아주고 여러 가지 생각을 불어넣어 주는 아주 소중한 경험이 됐다"며 "4·3은 진실로서의 한두 가지로 정의될 수 있는 게 아니라 도덕적·철학적 문제를 담고 있는 큰 덩어리여서 여러 가지 교훈과 힘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주4·3평화재단은 이날 오후 5시 '제5회 제주4·3평화상 시상식'에서 에번스 전 장관과 강 화백에게 상패와 상장, 상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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