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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출신 조선시대 학자 '서파 류희(柳僖)의 가훈과 인생관'

등록 2023.06.08 10: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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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문지(諺文志)·물명고(物名攷) 등 100여 권 남겨

저자 김성태 "문중사 통해 생활상·삶의 철학 표현"

 책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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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이준구 기자 = 진주 류씨의 문중사를 통해 조선시대의 선비정신을 바탕으로 후대에게 자신의 인생철학을 남긴 '서파 류희(柳僖)의 가훈과 인생관'이 책으로 나왔다.

류희(1773~1837)는 가난한 농부이자, 선비였다. 생원시에도 합격하고, 대과 응시자격도 얻었지만 명예나 권력을 뒤로 하고 오로지 학문연마와 수양에만 몰두했다. 그는 조선 후기 최고의 정음학 연구서 '언문지(諺文志)'와 우리말의 어휘연구에서 아직도 귀중히 여기는 '물명고(物名攷)' 등 100여 권을 집필했다. 어휘사전인 '물명고'에는 여러 사물을 한글과 한문으로 풀이해 한글 풀이 표제어가 모두 1660여 개에 달하는 국어어휘 연구의 귀중한 사료다.

그는 또 다산 정약용과 성호 이익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으로 불렸다. 지난 2000년 문화체육관광부가 '10월의 문화인물', 그리고 ‘동아시아 실학사상가 99인’에 선정한 이유다.

류희의 무덤은 유년기에서부터 대부분의 일생을 보낸 용인시 모현읍 왕산리 한국외국어대 뒷산에 있다. 문중의 보살핌만 있을 뿐 그의 학술적인 큰 성과에 비해 지자체나 주민들의 관심에서 비껴 있어 아쉽다.

이 책은 류희가 말년에 후손들에게 남긴 가훈 ‘이손편’ 중에서 현 시대와 관련이 있는 부분들을 시의성 있게 선별해서 번역했다.

서파는 서문에서 “죽을 나이에 이르러 아들을 낳았으니, 너희들을 선(善)으로써 아직 가르치지 못하여 두렵다/중략/경전의 뜻을 풀이한 것, 용렬한 자질로 묻고 논변한 것, 이런저런 잡다한 기록, 평소 세상사를 겪으면서 깨달은 점을 적고 간간이 나의 박덕(薄德)을 드러내 후손들에 남긴다”고 밝히고 있다.

오랜 기간 서파 류희를 연구해 책으로 펴낸 저자 김성태(고고학자) 경기문화재단 수석연구원은 "특정 가문에 편중되기 쉬운 '문중사'를 통해 한 마을과 지역의 생활상·삶의 철학을 이야기하고자 노력했다"며 지역학과의 접목을 통한 역사 발굴은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인일보 문화부 기자 출신의 김예옥(도서출판 글을읽다)대표는 "문중의 역사도 들여다보면 무궁무진한 문화자원이다. 한반도의 중심인 경기도는 개발에 곳곳이 사라지고 있지만 그럴수록 마을과 인물의 역사적 사료들을 찾아 책으로 남기는 일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314쪽, 1만5000원, 글을읽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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