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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가처분소득 90% 필수생계비…연료비 급등 탓[세쓸통]

등록 2023.06.10 08:00:00수정 2023.06.10 20: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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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요금 인상에 필수생계비 8분기 만에 최대

주거·수도광열 15.7%↑…연료비 26.1% 증가

저소득층, 가처분소득 90% 필수생계비…연료비 급등 탓[세쓸통]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저소득층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필수 생계비가 처분 가능 소득의 9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전히 높은 물가에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마저 급등하면서 생계비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10일 통계청의 '2021년 1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의 필수 생계비는 77만3002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처분 가능 소득(85만8389원)의 90.1%에 달하는 수준으로 2021년 1분기 이후 8분기 만에 최대입니다.

필수 생계비는 식료품·비주류 음료, 주거·수도·광열(연료비 포함), 교통, 식사비 등으로 지출하는 비용을 말합니다. 저소득층은 세금·보험·이자 등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소비지출을 제외하고 소비·저축할 수 있는 처분 가능 소득의 9할 이상을 필수 생계비로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1분위의 처분 가능 소득 대비 필수 생계비 지출 비중은 2021년 1분기(91.3%) 이후 같은 해 2분기(83.8%), 3분기(76.0%), 4분기(79.9%), 지난해 1분기(83.2%), 2분기(75.9%), 3분기(78.7%), 4분기(82.0%)까지 80% 초반을 밑돌다가 올해 1분기 다시 90%를 넘어섰습니다. 반면 올해 1분기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필수 생계비 지출 비중은 처분 가능 소득(886만9009원)의 28.6%에 그쳤습니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지출 양극화도 두드러졌습니다. 소비지출의 비중을 보면 1분위 가구는 주거·수도·광열(23.1%), 식료품·비주류 음료(19.0%), 보건(13.9%) 등 필수 지출이 많았지만 5분위 가구는 교통(16.5%), 음식·숙박(13.4%), 교육(11.4%) 순을 보였습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전력량계가 설치되어 있다. 2023.05.10.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전력량계가 설치되어 있다. 2023.05.10. [email protected]


저소득층의 필수 생계비 비중이 상승한 데는 연료비 급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 전기요금은 4월·7월·10월에 걸쳐 ㎾h(킬로와트시)당 19.3원 올린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h당 13.1원 인상됐습니다. 지난해 가스 도매요금도 4월·7월·8월·10월 등 네 차례에 걸쳐 1메가줄(MJ)당 5.47원 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전기·가스·수도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8.4% 상승했습니다. 전기료가 전년보다 29.5%, 도시가스 36.2%, 지역 난방비 34.0% 등이 오른 영향입니다.

공공요금 인상은 가계 지출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1분기 전국 가구의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전년보다 11.5% 증가했습니다. 주거·수도·광열에는 실제 주거비, 주택 유지 및 수선, 상하수도 및 폐기물 처리, 연료비 등이 포함됩니다. 이 중 냉난방·취사 등을 위해 지출한 연료비는 1년 전보다 23.5% 늘었습니다. 이는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증가폭입니다.

특히 저소득층 가구에 더 큰 부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분위의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전년보다 15.7% 증가하며 전체 가구 지출 증가율을 넘어섰습니다. 연료비 역시 26.1%나 늘었습니다.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과 더불어 겨울철 난방비 등 연료비 지출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러한 공공요금 부담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는 지난달 16일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부채 증가 등을 이유로 지난 전기요금을 ㎾당 8원, 가스요금은 1MJ당 1.04원 인상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올해 공공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도 나옵니다.

정부는 공공요금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각종 지원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취약계층의 공공요금 인상분 적용을 1년 유예하고 에너지바우처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6~9월 전기요금 분할 납부제도를 한시적으로 시행하고 에너지 효율 개선 지원도 늘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서울 시내 한 가정집에서 이동주유업체 관계자가 기름 탱크에 등유를 주입하고 있다. 2023.03.13.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서울 시내 한 가정집에서 이동주유업체 관계자가 기름 탱크에 등유를 주입하고 있다.  2023.03.1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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