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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시립제1요양병원서 노조원 6명 해고…노·사 갈등

등록 2023.06.11 06:40:21수정 2023.06.11 07: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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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연봉제 임금 개편 예고에 팻말 시위 등 갈등

노조 "휴게 시간 선전전 적법 불구 부당해고" 주장

재단 "쟁의기간 아닌데 업무방해…상생해야" 촉구

[광주=뉴시스] 광주 광산구 삼거동 광주시립정신병원(사진 오른쪽), 시립 제1요양병원 전경. (사진=병원 누리집 갈무리)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광주 광산구 삼거동 광주시립정신병원(사진 오른쪽), 시립 제1요양병원 전경. (사진=병원 누리집 갈무리)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광주시립정신병원과 제1시립요양병원 위탁 운영 법인인 빛고을 의료재단과 노조 사이 임금 협상에서 비롯된 갈등이 노조원 6명 일시 해고로 터져나왔다.

노조는 임금 협상을 위해 투쟁에 나서온 직원들에 대한 부당 해고라며 반발 중인 한편, 재단 측은 해당 노조원들이 상습적으로 업무를 방해해온 점을 운영위원회를 통해 인정받은 것이라며 해고에 부당성이 없다고 맞서는 중이다.

11일 재단과 민주노총 광주본부 보건의료노조 등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 1일 제1시립요양병원·정신병원 노조 지부장 A씨와 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 등 총 6명을 해고했다.

앞서 A씨 등은 지난 4월 병원 내부에서 선전전을 벌였다. 2월께 병원 수탁 운영 기관이 기존 우암재단에서 빛고을 의료재단으로 변경, 임금 관련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다.

새로 운영을 맡은 빛고을 재단은 기존 병원 직원들에게 적용돼온 호봉제에 대해 연봉제로 전환하는 임금 체계 개편을 예고했다. 수익의 80%에 달하는 인건비 비중을 줄이고자 하는 취지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는 연봉제로 전환될 경우 임금이 기존 대비 일정 부분 깎이는 점을 우려해 반발, 선전전을 벌였다.

그러던 중 재단은 최근 선전전을 열며 상습적으로 업무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A씨 등 노조원 12명에 대한 징계 절차에 나섰다. 이들이 원무과 앞에서 큰 소리로 소란을 피우며 과도하게 선전전을 벌였다는 이유다. 4월 20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지난달 26일 A씨 등 6명에 대해 개별적으로 해고 통보했다. 또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임금 협상 불발과 직원 해고 사태는 파업 찬반 투표로 이어졌다.

노조는 지난 7일 부당 해고와 임금 개편에 맞선다며 파업 찬반 투표를 열었다. 전체 조합원 97명 중 82명(84.5%)이 파업에 찬성, 현재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노조는 해고자들이 벌여온 팻말 시위가 재단 측의 눈엣가시가 돼 본보기 차원에서 벌어진 부당 해고라고 비판했다. 또 조정 마지막 날인 오는 13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파업과 해고자 복직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징계 당사자들은 점심 휴게시간을 이용해 선전전을 벌여왔다. 병원 업무에 지장이 갈 정도로 과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병원이 일상적으로 진행된 선전전에 병원이 과하게 반응, 인사위원회 끝에 12명 징계에 나서 6명을 해고하고 6명을 견책하는 등 사실상 노조 때려잡기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사는 기존 근로조건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서로 확인하는 과정이 있었지만 새로 바뀐 재단이 이를 거절했다. 고용승계는 가능하지만 근로조건은 보장이 어렵다며 끝내 개별 동의서를 받아내 4월분부터 임금을 삭감했다"며 "조정 기간 내 임금 협상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파업 등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재단 측은 징계 절차가 적법하게 이뤄졌으며 임금 개편 또한 병원 사정과 시중 임금 수준을 고려해 적절한 수준에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재단 관계자는 "노조는 쟁의기간을 선포하지도 않고 선전전을 벌여 병원 업무를 방해했다. 이에 재단에 병원 운영을 맡긴 시 관계자, 경실련 등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가 징계 필요성을 인정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징계위원회가 열린 것"이라며 "이 결과 반성 소명이 없고 6회 이상 상습적으로 업무를 방해한 6명을 해고·고소, 이외 6명을 경고 처분하게 된 것"이라고 경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금 개편은 시중 5개 대형 요양·정신병원의 연차, 교통 등 임금 수준을 모두 종합해 균등하게 정한 것이다. 개편 결과 비노조원 중에는 1000만 원 가까이 연봉이 깎인 직원도 있다"며 "적자 상태에서 운영을 이어받은 병원의 자구책이다. 현재도 월 1억5000여 만 원의 적자가 나고 있는 상황에 상생과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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