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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싱하이밍 회동에…與 "내정간섭·외교적 결례" vs 野 "경제 활로 찾기 위해 대화"

등록 2023.06.09 11:49:39수정 2023.06.09 12: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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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싱하이밍 우리 정부 비판에도 이재명 백댄서 자처"

윤재옥 "터무니 없는 일…반일감정 조장하고 정부 흔들려 해"

이재명 "최대 교역국 배제하고 저성장 빠져 나오기 불가능"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저녁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예방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6.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저녁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예방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6.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종희 하종민 정성원 최영서 기자 =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찬 회동 자리에서 우리 정부를 비난한 것을 놓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였다. 여당은 이에 대해 "내정간섭이자 외교적 결례"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를 향해서도 "백댄서를 자처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야당은 경제 활로를 찾기 위해 최대 교역국인 중국 측의 입장을 듣고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맞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전국위원회에서 "싱 대사는 한중 간의 관계악화 책임을 우리 대한민국에 떠넘기는 듯한 발언 했고 대한민국을 향해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하는 등 노골적 비판 서슴지 않았다"며 "명백한 내정간섭일뿐더러 외교적으로 심각한 결례다.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를 향해서는 "싱 대사가 준비한 원고 꺼내 들어 작심한 듯 대한민국 정부 비판하는데 이 대표는 짝짜꿍하고 백댄서를 자처했다"며 "민주당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정당인지 중국의 꼭두각시인지 의심케 하는 장면이 아닐 수가 없다"고 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8일) 이재명 대표가 중국 대사와 면담을 갖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공동대응 논의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과 좌파 진영은 국민의 우려를 악용해 온갖 괴담과 가짜뉴스를 쏟아내고 있다"며 "반일감정을 조장하고, 정부를 뒤흔들려는 목적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55개 원전은 대부분 우리 서해와 맞닿아 있는 중국 동쪽 연안에 몰려 있고, 여기서 배출되는 삼중수소의 양은 후쿠시마 배출량의 50배에 이른다"며 "민주당은 일본보다 중국에 먼저 대책을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괴담과 가짜뉴스를 쏟아내고, 중국 대사까지 끌어들여 쇼를 벌이는 것은 돈봉투 게이트와 코인 게이트에서 국민의 시선을 돌리려는 정략일 것"이라고 촉구했다.

윤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 대표가 싱 대사와 만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고, 한중 관계 악화의 책임이 중국에 있지 않다고 한 데 대해서는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재차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차 전국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6.09.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차 전국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6.09. [email protected]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인 신원식 의원은 같은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싱 대사가 마치 구한말에 우리나라에 왔던 청나라의 위안스카이처럼 막말을 쏟아냈다"며 "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심지어 조롱까지 했다. 오만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의 모습에서 구한말 나라를 망하게 만든 수구 봉건 사대부를 연상하는 것은 저만의 생각이 아닐 "이라며 "이 대표에게 묻겠다. 중화 사대주의가 당신의 본심인가. 당신은 어제 한 처신이 제1당의 대표로서 합당하다고 보느냐"고 했다.

신 의원은 중국과 러시아의 한국방공식별구역 무단진입을 언급하면서 "북핵 위협에 공동대응해야 되는 일본에 대해서는, 초현실적인 죽창가 판타지를 외치면서 왜 중국과 러시아의 현실적이고 실체적인 위협에 대해서는 침묵하느냐"고도 물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어제 이 대표와 싱 대사의 회동 장면은 마치 청나라 앞에 굴복했던 삼전도의 굴욕마저 떠올리게 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께서는 지금 이재명 대표에게 대체 어느 나라 정당의 대표냐고 묻고 계신다"며 "부디 부끄러운 중국몽에서 깨어나, 무엇이 진정 국익을 위한 것인지를 생각하고 엄중한 외교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같은날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싱 대사와의 회동에 대해 "경색된 한중간 경제 협력 복원해 대중 교역을 살려내고 다시 경제 활로 찾기 위해서 중국 대사를 만나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이 최대 교역국을 배제한 채 저성장 늪을 빠져나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미중 갈등 중에도 테슬라, JP모건, 엔비디아 같은 미국 대기업 줄줄이 중국 찾고 있다. 유럽 기업도 마찬가지"라며 "특히, 우리 정부가 주목해야 할 부분 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고 하지만 핵심 전략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경제적 영역에서는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정부 고위 관료가 중국과 경제 협력 확대를 강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정부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며 "정부가 방치한 수출경제 위기극복을 위해 민주당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정부도 국민 고통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06.09.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06.09. [email protected]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주한 중국대사 관저에서 싱 대사와 만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경제 분야에서 중국 정부의 협력을 당부했다.

이 대표는 "최근 한중관계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까지 격상이 됐는데 최근에 국제 정세나 경제 상황들이 한중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한국 입장에서 중국이 최대 흑자국에서 최대 적자국으로 전환이 되면서 경제가 매우 많은 곤란에 봉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국내 기업들, 수출기업 그리고 현지에 진출한 기업, 현지 교민들의 의견을 들어봤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들을 호소하고 있다"며 "싱하이밍 대사와 중국 정부에서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부탁을 드린다"고 전했다.

싱 대사는 "현재 한중 관계가 많은 어려움에 부딪혔다. 저는 이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솔직히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중 무역 적자 확대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반도체 경기가 하강 국면에 들어서는 등 객관적 원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각에서 탈중국화 추진을 시도한 것이 매우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이 대중국 협력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하고 중국 시장과 산업 구조의 변화에 순응하며 대중 투자 전략을 시기 적절히 조정하면 중국 경제 성장의 보너스를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와 싱 대사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시도를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이 대표는 "최근 일본의 핵 오염수 해양 투기 문제 때문에 주변국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한 대응도 가능하면 목소리도 함께 내고 또 공동의 대응책도 강구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싱 대사도 "일본 정부가 거듭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합리화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수질은 인체에 해가 없어 방류는 정당하다고 밝히고 해양 방류를 원전 오염수 처리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삼았다"며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것이 다시 입증됐다"고 화답했다.

싱 대사는 "일본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태평양을 자신의 집의 하수도로 삼고 있다. 이것은 지극히 무책임한 일"이라며 "일본은 곧 정식으로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는 결연히 반대한다. 한국과도 이런 면에서 잘 협력하고 그렇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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