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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20대 국회 이것만은 고치자 ①] 막말· 성추문 등 의원 추태는 19대로 끝내야…

등록 2016.04.28 08:43:03수정 2016.12.28 16:5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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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광주 등 지역에서 상경한 일부 예비후보자 지지 당원들이 회의실에 난입해 대표와 최고위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2016.03.2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광주 등 지역에서 상경한 일부 예비후보자 지지 당원들이 회의실에 난입해 대표와 최고위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2016.03.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배현진 기자 = 20대 국회에서는 의원들이 과연 국격(國格)을 지키는 모습을 보일까. 막말, 욕설, 성추문 논란 등 의원들의 자질을 의심케 할 정도로 각종 추태가 난무했던 19대 국회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여소야대의 새 국회가 개원을 앞두게 되자 새삼 이같은 물음이 나오고 있다.

 그간 정치사에서 의원들은 신사도는커녕 법안 처리에서 기본적인 매너까지 매번 '역대 최악'을 갱신해왔다는 오명을 썼다. 특히 19대 때에는 현직 국회의원의 성폭행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최악 중 최악'이란 평가까지 나왔다.

 19대 국회의 막말 퍼레이드를 되짚어보면 민의의 대변자란 말이 부끄럽게만 느껴질 정도다. 실제 총선 전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은 "김무성이 죽여 버리게. 죽여 버려 이 xx"라는 취중 욕설로 당은 물론 전국을 들썩이게 했다. 윤 의원은 이후 김무성 대표 자택을 찾아가 자신을 "죄인"이라 부르며 공식 사과했지만 이를 바라본 국민들의 비난은 적지 않았다.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은 무상 보육 및 무상 급식 논란이 거센 와중에 야당을 향해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들 버릇 고치기 위해선 밥을 굶겨야 한다"라고 말해 파장을 불렀다. 야당 의원들에게는 "종북숙주"라고 발언, 야당을 비롯해 시중의 반발도 자초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뱃지를 달게 된 김순례 대한약사회 여약사회장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향해 '시체 장사', '거지근성' 등의 막말을 한 글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압권은 새누리당 심학봉 의원의 성폭행 의혹 사태였다. 심 의원은 국회 회기 도중 평소 알고 지내던 40대 여성을 호텔로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 아닐 수 없다. 

 심 의원은 결국 따가운 비난 여론에 못이겨 의원직을 스스로 반납했다. 심 의원은 이후 성폭행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해당 여성이 진술을 번복, 성폭행 혐의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중소기업으로부터 수천만원의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법정 구속됐다.

 더불어민주당이라고 다른 게 없었다. 야당의 막말은 적과 동지마저 가리지 않았다. 이용득 최고위원은 같은 당 여성의원에게 "똑바로 해", "XX 반말도 못하냐"면서 고함과 욕설을 퍼부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향해서는 "쇠파이프를 휘두를 대상"이라고 폭언을 일삼았다.

 정청래 의원은 종북 좌파를 비난한 전원책 변호사를 향해 "머리가 빈 XX들이 거칠고 큰 소리로 주접을 잘 떨죠"라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했다. 한때 같은 당에 몸담고 있었던 의원을 향해서는 "공갈친다"고 말하는 등 임기 내내 막말 꼬리표를 붙이고 다녔다.

 당 윤리심판원의 징계를 받기도 했던 정 의원은 지난 3월 자신의 SNS에 "최전방 공격수를 하다 보니 때로는 본의 아니게 불편하게 했던 분들에게 죄송하다"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고 그동안의 언행을 사과했다.

 하지만 자신의 공천 탈락과 관련해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를 향해서는 예의 막말을 퍼부었다. 최근에는 "민주화 운동으로 감옥 간 것도 아니고 비리 혐의로 돈 먹고 감옥 간 사람은 과거사라도 당 대표 자격 기준에서 원천 배제해야 한다"며 김 대표를 원색 비난하기도 했다. 

 유승희 의원은 지난해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시 주승용 최고위원이 사퇴 발언을 하고 회의장을 나가는 엄중한 상황에 뜬금 없이 어버이날을 기념해 노래 한자락을 하겠다며 '봄날은 간다' 노래 일부를 불렸다. 당직자들조차 어안을 벙벙하게 만들었다. 이 장면은 TV 카메라를 통해 전국에 보도되면서 조롱 거리가 됐다.

 ◇내부 징계 시스템 활성화해야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정치란 기본적으로 자기 주장이긴 하지만 타협과 협상을 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볼때 막말은 타협과 협상을 거부하고 자기 것만 관철시키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위험성을 지적했다.

 홍 소장은 근절 방안으로는 당내 정화를 우선 주문하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회부 규정이 협소하다. 그보다는 각 당 징계위원회나 내부 징계시스템이 우선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막말이 불러일으키는 정치적 카타르시스가 있겠지만, 이것이 개인과 당에 대한 궁극적 지지도로 연결되기는 힘들다"며 "근본 해결책은 이것이 당에도, 의원들의 정치인생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걸 선거나 언론을 통해 교육 시키는 방법 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국회의원은 국가와 국민을 대표하는 인격적 자질과 덕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의원에 대해서는 징계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교수는 "윤리위원회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당 내부에서 물의를 일으켰거나 비행에 연루되면 자동 심의될 수 있도록 당 내부 규정을 바꾸든지 외부 전문가들에게 징계 시스템을 개방해서 보다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970년대까지 의회에서 주먹질이 빈번했던 일본은 NHK가 국회 본회의와 상임위 활동을 생중계하면서 폭력이 줄어들었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우리나라 역시 과거 국회 본회의장에서의 의원간 몸싸움, 말다툼 등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가 되면서 많이 줄어든 경향이 있다"며 "요즘 막말 논란은 의원 개인 SNS를 통해 많이 나오는 경향이 짙다"고 분석했다.     

 19대 국회는 이같은 대한민국 정치의 후진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평가. 개원을 한달 여 앞둔 20대 국회가 잃어버린 품위를 되찾기를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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