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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몸집 줄이자"…석유화학업계 구조조정 '한창'

등록 2024.04.18 18: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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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제품 공급하는 중국에 중동 정세 불안정까지 겹쳐

희망퇴직, 인력재편 등으로 출구 찾기 나서

[서울=뉴시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사진=롯데케미칼) 2023.8.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사진=롯데케미칼) 2023.8.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실적 부진으로 석유화학업계가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는 등 생존 자구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발 저가 공세에 중동 정세 불안까지 겹치며 업계 전반이 고전하고 있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화학 수출액은 456억달러(약 61조73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5.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도 전년 대비 7.1%포인트 줄었고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수출액은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조선·반도체·자동차 등과 함께 '수출 효자'로 불리던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길어지자 업계는 체질 개선에 나섰다. 국내 석유화학업계 1위인 LG화학은 이달 30일까지 근속 5년 이상 첨단소재산업본부 생산기술직을 대상으로 특별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LG화학은 이차전지 양극재 등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9월 IT필름(편광판 및 편광판 소재) 사업 설비를 약 1조1000억원에 중국 기업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해당 산업을 맡은 IT소재 사업부 직원들을 다른 부서로 전환배치하고 특별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지난해 희망퇴직을 운영했던 금호석유화학은 올해도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10년 이상 근무자다. 이와 함께 중국 기업과 합작해 2009년부터 운영해왔던 라텍스 합작공장 지분 50%를 올해 다른 중국 업체에 전량 매각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분주하다.

롯데케미칼은 생산 효율성 제고를 위해 플라스틱 원료 페트(PET)를 생산하는 울산공장 직원들의 인력 재배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 가동률은 2022년 말 기준 92.4%에서 작년 말 69.7%로 크게 하락했는데 중국발 공급과잉에 따른 생산 가동률을 타개하기 위한 대응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개편하기 위해 지난해 롯데케미칼자싱과 롯데케미칼삼강 지분을 매각하고, 중국에서 범용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도 모두 팔았다. 또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말레이시아에 있는 자회사 롯데케미칼타이탄의 매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 시장은 경기 흐름에 따라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지만 최근 부진은 더 특별하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한때 한국 석유화학 제품을 찾던 중국이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공급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묘수를 내지 않으면 인력 감축은 물론 사업 재편까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같은 흐름에 올해 1분기 실적 역시 부진이 예상된다. 지난해 347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롯데케미칼은 올 1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6% 줄어든 2166억원, 롯데케미칼은 65% 감소한 765억원으로 추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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