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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게임 공습 下 ] 韓 규제 외면하는 中 게임…韓 게임 외면하는 中 당국

등록 2024.05.06 10:30:00수정 2024.05.07 14: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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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중국게임 한국의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모르쇠

중국의 폐쇄적 시장…언제 또 한국 게임 서비스 막을지 불안

문체부 "국내대리인 제도 조속히 마련…중국과 판호 문제 풀겠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확률형 아이템 관련 게임산업법 시행령 개정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11.13.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확률형 아이템 관련 게임산업법 시행령 개정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11.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국내 대리인 지정을 통해 해외 업체와의 역차별 규제 이슈를 해소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중국 정부와 판호 문제를 본격적으로 풀어가겠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일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2024~2028년)'을 발표하며 강조한 말이다.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의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 발급을 제한하는 불공정한 상황 속에서, 한국 시장을 활개하는 중국 게임사들을 더는 두고 보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중국 게임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무시

정부는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장악한 중국산 게임들과 확률형 아이템 규제 역차별 등의 이슈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3월 22일부터 게임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국내 게임사들과 달리 해외 게임사들은 이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다.

게임산업법 개정안에 따르면 게입 사업자는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그 확률정보에 대해 원칙적으로 게임물과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표시해야 한다. 게임 광고·선전물에서도 ‘확률형 아이템 포함’이라는 문구를 표시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문체부는 시정 권고·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마저도 따르지 않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중국 게임사들은 한국에 지사가 없으면 규제할 수 없다는 점을 노려 '모르쇠'로 일관한다.

중국 조이나이스게임즈의 '버섯커 키우기'만 해도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이 게임은 지난 3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6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2위를 기록할 정도로 한국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많은 돈을 벌고 있다. 일간 사용자 수(DAU)만 약 16만 명에 달한다. 그럼에도 유료 상품 환불이나 소통에 있어서 국내 이용자의 권익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뉴시스]버섯커 키우기

[서울=뉴시스]버섯커 키우기

이에 정부는 게임산업법과 전자상거래법상 국내대리인 지정 제도를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에 영업소를 두지 않은 해외 사업자에게 유효한 연락 수단과 영업소를 둔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윤양수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은 지난달 3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국내대리인 지정 관련 법안이 국회 계류 중이다. 법안소위가 열리면 1순위로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통과 이후에는 시행령이나 구체적인 조건을 정해야 되기 때문에 한 1년 정도 경과 규정이 있다. 법안이 마련되면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등 해외 업체와의 역차별 이슈를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언제 또 문 잠글지 몰라"…국가적 차원서 판호 대응

중국 정부는 한국 게임을 대상으로 배타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자국의 게임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문을 잠궈 놓고, 정작 자신들은 한국 등 해외시장에서 적극적인 외화벌이를 펼치고 있다.

중국은 2017년 한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배치 결정에 반발해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중단했다. 2022년 12월 판호 발급을 재개하기 전까지 판호를 발급받은 국내 게임은 2020년 허가된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와 2021년 허가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등 극소수에 불과했다.

이후 2022년 12월 7개를 시작으로 2023년 3월 3개의 한국 게임에 판호를 발급하며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지난해 12월에는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앤소울2', 위메이드 '미르M', 그라비티 '라그나로크:넥스트 제너레이션' 등 3종이 판호를 받았다. 올해 2월에는 넥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넷마블 '킹오브파이터즈 올스타', 네오위즈 '고양이와 스프' 등이 허가를 받았다.

넥슨은 자회사 네오플이 개발한 2D 액션 RPG(역할수행게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오는 5월 21일 중국에 출시한다고 22일 밝혔다.(사진=넥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넥슨은 자회사 네오플이 개발한 2D 액션 RPG(역할수행게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오는 5월 21일 중국에 출시한다고 22일 밝혔다.(사진=넥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여전히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이 가뭄에 콩 나듯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중국 정부를 상대로 판호 발급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 게임의 중국 시장 진출을 지원 사격하며, 침체에 빠진 한국 게임산업을 구하겠다는 구상이다.

윤양수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은 "중국의 한한령 이후 판호 발급이 막혔는데, 중국산 게임들은 한국 시장을 공습하고 있다. 그동안 소극적으로 임했는데 이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중국 당국과 협상과 대화를 통해 판호 문제를 본격적으로 풀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간한 '글로벌 게임산업 동향(GGIT)'에 따르면, 중국은 국가 특성상 정책 방향이 빠르게 변화해 난이도가 높은 시장이다. 하루아침에 규제가 급변해 서비스가 금지되기도 하고,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한 폐쇄성 때문에 해외 게임회사들이 현지 퍼블리셔 없이 직접 서비스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중국 게임시장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중국 당국이 발표한 '2023년 중국 게임산업 보고'에 따르면, 2023년 중국 게임시장 매출액은 3029억 6400만 위안으로 사상 처음 3000억 관문을 돌파했다.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 규모다.

중국 게임의 해외 매출액은 163억 6600만 달러다. 해외 시장에서 4년 연속 1000억 위안 이상을 벌고 있다. 이미 2020년 중국 모바일 게임의 수출 성장률은 36.7%로, 내수 시장 성장률(30.9%)을 넘어선 바 있다.

GGIT 보고서는 "한국 게임이 잠시 중국을 떠나있던 동안 중국 게임사들은 그들만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따라서 다시 중국 시장에서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급변하는 현지 트렌드와 정책 모니터링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한한령이 점차 완화되고 있는 지금 중국 내 수요 분석을 반영해 현지 퍼블리셔와 현지화 작업에 주력한다면 과거와 같은 성공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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