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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오늘부터 의대교수 떠나나
정부는 "사직 효력 없을 것"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국 의대 교수들이 예정대로 25일부터 사직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하면서 정부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의대 교수들이 법적으로 사직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한편, 대학에 교수들의 복귀를 위해 총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25일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에 따르면 전국 의대 교수들 가운데 일부는 이날부터 사직에 들어간다. 의대 교수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해 지난달 25일부터 대학별 비대위 등을 통해 사직서를 제출했다. 다만 사직서 제출 행위가 실제 법적 효력을 발휘하는지를 놓고 법적 해석이 분분하다. 의료계에서는 민법에 따라 교수들이 사직 의사를 나타내면 대학 총장, 병원장 등 임용권자의 의사와 관계 없이 한달 이후부터 효력이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국립대 전임교수의 경우 '공무원' 신분이어서 임용권자의 사표 수리가 있어야만 사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대학 총장 등 임용권자가 승인하지 않으면 사직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는 얘기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제출된 사직서라도 형식상 요건과 절차를 갖춰야 수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예컨대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이 의원면직(사직)을 신청한 경우 징계 사유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감사 당국의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절차를 건너 뛰고 곧바로 사직을 승인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 대학 본부에 교수들의 사직서가 정식으로 접수된 사례는 없다고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전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직을 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며 "일방적으로 사표 냈으니 출근 안 한다, 이렇게 할 무책임할 교수님들도 현실에서 많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대학에 접수된 사직서가 없으니 교수들이 의료 현장을 이탈해 의료 공백이 커질 우려도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충남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교수들이 낸 사직 서류를 의대 학장이 보관만 하고, 교무과 등 대학 본부에는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경기권 의대 관계자는 "교수 400여명 중 150명 정도가 사직서를 냈지만, 공식적으로 총장에게 넘어온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개별적으로 '나는 관두겠다'고 말한 교수들도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이러한 해석은 대학 소속 전임교수에만 국한된 것이라 한계가 있다. 의대 교수 중에는 대학 총장이 임명해 강의와 병원 진료를 병행하는 교수가 있고 직함만 '교수'를 쓰고 병원에 적을 두고 있는 의사들이 있다. 병원에서 채용한 교수들의 경우 공무원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의료계에서 주장하는 '민법상 효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또 대학 총장이 임명한 교수 중 임상교수, 기금교수 등 비전임 교원이 사직서를 냈을 경우 의사를 표한 것만으로 효력이 발생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해석이 불분명하다. 사립대 교수의 경우에도 국가공무원법을 준용하도록 돼 있어 임용권자의 수리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민법을 우선 적용받기 때문에 한달 이후 자동 효력이 발생한다는 주장으로 엇갈린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립대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에 관해서는 법적 해석이 다르고 전례가 아직 없어서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사립대 의대 교수들이 제출한 사직서가 효력이 발생하는지 여부를 따지기 위해서는 행정소송을 제기해 재판부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얘기다. 전의비를 비롯해 의대 교수 비대위 단체는 정부 입장과 무관하게 이날부터 사직을 시작하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도 5월1일부터 수뇌부 4명이 사직할 것이라고 전날 발표했다. 서울대 의대 비대위는 오는 30일부터 주 1회 휴진도 시작한다. 가톨릭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26일 서울성모병원 학장에게 그동안 취합해온 수백 건에 달하는 사직서를 내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구체적인 사직서 제출 규모에 대해서는 대학도 정부도 뚜렷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한 사립대 본부 관계자는 "사직서 제출 규모는 의대에서도 알려주지 않을 것"이라며 "워낙 한마디, 한마디가 민감해서 밝히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 40개 의대 총장 간담회에서 의대생들과 교수들의 복귀를 위해 총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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