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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박' 진양홀딩스, 5700억원으로 뭐할까

등록 2021.12.01 14:4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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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박' 진양홀딩스, 5700억원으로 뭐할까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국내 증권시장에서 이런 자산주가 있었나요"

진양홀딩스가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단 한번의 부동산 매각으로 시가총액의 두배에 달하는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그 동안 시장에 알려지지 않은 자산주의 등장에 궁금증은 회사 업력과 매각 대금의 사용처, 그리고 다른 부동산의 존재 가능성 등에 쏠리고 있다. 

5667억원 규모 부동산 매각…차익만 4500억원 예상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진양홀딩스는 지난달 17일 100% 자회사인 진양물산이 보유 중인 4710억원 규모의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토지·건물을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자산 총액 대비 85.95%에 해당하는 규모다.

회사는 이에 앞서 지난 2월에도 또다른 부암동 토지·건물을 957억원에 처분하기로 하면서 총 5667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작년 말 진양물산이 보유 중인 투자부동산은 장부가 기준 약 1098억원 규모다. 이에 따라 장부가를 제외한 매각차익만 4569억원이 예상된다.

전일 종가 기준 진양홀딩스의 시가총액은 약 1956억원이다. 반면 매각 차익은 법인세 등을 감안해도 약 4500억원 수준이다. 현재 시총의 2배 넘는 자금을 손에 쥘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사측은 자금 활용 계획에 대해 유동자금 확보 목적이라는 원론적인 내용만 밝힌 상태다.

계열사 숨겨진 부동산 더 있나

진양홀딩스가 부동산을 매각한 것은 수익 확보 차원일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우선 차익실현을 했다는 것이다. 매각을 결정한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666-11번지 및 부암동 123-1번지는 모두 부산진구청 및 부산시민공원 인근에 위치해 있는 일반상업지역 토지로 최근 시세가 폭등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부산진구청 인근 부암동 일반상업지역 토지는 3.3㎡(1평) 당 최저 1700만원부터 최고 4300만원대에 거래됐다. 반면 진양홀딩스가 이번에 처분한 토지의 3.3㎡ 당 가격은 각각 8086만원, 5391만원으로 이보다 최대 5배 가까이 높다.

진양홀딩스 관계자는 "해당 두 건의 유형자산 처분을 통해 진양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99%를 매각 완료했다"면서 "매각 대금은 내년 2월(957억원)과 내후년 1월(4710억원) 수령할 예정이며 자금활용 계획의 경우 현재 구상 중으로 아직 정해진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진양물산이 보유 중인 부동산은 모두 매각이 완료됐지만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 중인 진양AMC 등 진양홀딩스의 여타 계열사들이 보유 중인 또다른 알짜 자산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작년 말 기준 진양AMC가 보유 중인 투자부동산은 276억원(토지 약 237억원, 건물 약 40억원), 진양산업과 진양화학 등이 보유 중인 유형자산 장부가액은 각각 368억원 232억원이다.

이런 이유로 진양홀딩스는 향후에도 자산주로서 투자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관측된다. 3분기 말 기준 진양홀딩스의 연결 자산총계는 5568억원이다. 하지만 자회사들이 보유한 자산에 대해 자산재평가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현재 시장 가치는 장부가보다 수배 뛰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두환 정권 시절 공중분해 '국제그룹'이 모태

진양홀딩스는 진양산업, 진양화학, 진양폴리우레탄 등의 투자사업부문을 각각 분할함과 동시에 합병해 설립된 지주회사다. 모회사로 KPX홀딩스(지분율 43.74%)를 두고 있어 KPX 그룹 내 중간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진양산업, 진양화학, 진양폴리우레탄, 진양물산, 세일인텍, 한림인텍, 진양AMC, 진양모바일 등 8개의 자회사들의 지분도 보유 중이다.

진양홀딩스가 속한 KPX그룹은 KPX홀딩스, KPX케미칼, 그린케미칼, 진양홀딩스, KPX개발, KPX글로벌 등 29개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중견 화학그룹사다. 전두환 정권 시절 부실기업 정리를 이유로 하루 아침에 공중분해된 비운의 그룹 ‘국제그룹’으로부터 분리된 진양화학을 모태로 두고 있다.

1980년대 중반만 해도 국제그룹은 재계 서열 7위였지만 1985년 전두환 정권 아래에서 부실 기업이라는 이유로 그룹이 해체됐다. 이후 창업자인 양규모 회장은 진양화학을 발판 삼아 현재의 KPX그룹을 일궈냈다.

현재는 첫째 아들인 양준영 부회장에 대해 경영권 승계 작업을 진행하며 지분을 조금씩 처분하고 있다. 2분기 말 양규모 회장이 보유한 KPX홀딩스의 지분율은 19.64%였으나 3분기 말에는 16.62%로 감소했다. 반면 양준영 부회장과 양 부회장의 아들인 양재웅씨는 지분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배당 확대 기대감↑…소극적인 주주 소통 비판도

한편 진양홀딩스가 대규모 자금을 거머쥐면서 배당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진양홀딩스의 유보율은 1082.2% 수준이다. 유보율은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을 합한 금액을 납입자본금으로 나눈 비율로 배당을 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여겨진다.

물론 유보율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배당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몇년 간 6% 수준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유지해오고 있고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60%를 웃돌고 있는 만큼 향후 배당수익률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주주 입장에서는 배당금을 통해 증여세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알짜 자산주 및 고배당주임에도 불구하고 PR과 IR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배당이 점차 확대되는 부분도 결국은 지분율이 높은 대주주만 배불리는 구조여서 소액주주에 대한 배려가 적다는 지적이다. 이에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특별배당을 비롯해 대주주가 주식을 공개매수해 주주가치를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종목토론방의 한 주주는 "이번에 매각 대금이 들어오면 특별배당을 결정해야 한다"면서 "특별 배당을 통해 대주주 증여도 마무리하고 소액주주도 오랜 기다림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주주 역시 "보유한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너무 저평가됐다"며 "대주주는 적정 가격에 주식을 공개매수하라"고 요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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