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그룹 계열사될까…텔레칩스 주주들 '두근두근'
LX세미콘, 텔레칩스 지분 10.93% 취득…2대주주 등극
차량용 반도체 사업 확대…추가 지분 확보 가능성 거론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텔레칩스 주주들이 설레고 있다. LX그룹의 반도체 팹리스 계열사 LX세미콘이 텔레칩스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2대주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일부 주주들은 LX그룹이 차량용 반도체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LX세미콘이 추가적으로 지분을 취득해 경영권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행복회로를 돌리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LX세미콘은 텔레칩스 지분 10.93%를 267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총 151만5000주를 취득할 예정으로 이 중 116만5000주는 주식매매계약을 통해 현금으로 취득할 계획이며, 35만주는 텔레칩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인수한다.
LX세미콘 측은 이번 지분 투자에 대해 "차량용 반도체 연구개발(R&D)을 위한 지분 투자"라고 설명했다. 현재 주력인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사업에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LX세미콘은 DDI(디스플레이구동칩)를 주력으로 하는 국내 1위 팹리스 업체다. DDI는 전달받은 디지털 신호를 RGB 아날로그값으로 전환하고 스마트폰, 태블릿PC, TV용 디스플레이 패널에 전달해 영상을 구현할 수 있게 돕는 반도체다. 최근에는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며 전기차에 들어가는 전력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 구동칩 등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텔레칩스 역시 반도체 팹리스 업체로 차량용 반도체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차량 운전자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용 칩을 비롯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적용 가능한 반도체를 개발해 현대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LX세미콘은 텔레칩스 인수로 시스템 온 칩(SoC)과 마이크로 콘트롤러 유닛(MCU) 사업 등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SoC는 여러가지 기능을 가진 시스템을 하나의 칩으로 구현한 반도체이며, MCU는 특정한 목적의 기능을 설정해 정해진 일을 수행하도록 프로그래밍된 반도체를 의미한다.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LX세미콘이 텔레칩스의 지분을 추가 확보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LX그룹이 차량용 반도체 사업 진출에 역점을 두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주식매매계약 및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LX세미콘은 총 151만5000주(10.93%)를 보유해 2대주주로 올라서게 되는데, 텔레칩스의 최대주주는 현 이장규 대표로 작년 말 기준 306만7695주(22.71%)를 보유하고 있지만 주식 매매 및 증자 완료 후 지분은 19.07%로 낮아진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LX세미콘의 텔레칩스 인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X세미콘의 SoC 부문 매출은 작년 기준 약 2200억원 규모로 전사의 약 12%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대부분 디스플레이향으로 집중돼 있기 때문에 성장성이 제한적이었다"면서 "반면 텔레칩스는 자동차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디지털 콕핏용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차량용 MCU, MPU(마이크로 프로세서 유닛)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향후 텔레칩스와의 협업은 제품 다변화를 통한 LX세미콘의 SoC 사업 확대에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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