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산은, 자금지원 아닌 인수합병 선택..."근본적인 경쟁력 강화 때문"
"경영정상화와 정책자금 회수 가능성 불확실"
"국제 항공사, 규모의 경제 실현 등 경쟁력 확보"
[서울=뉴시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 (사진=산업은행 제공) 2020.11.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KDB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 선택에 대해 "대규모 정책자금 투입으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더라도 글로벌 경쟁력 감안 시 경영정상화와 정책자금 회수 가능성이 불확실하다"며 "국내 항공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를 통한 정상화 추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19일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항공사들은 항공사간 합종연횡 등 구조조정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네트워크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3조6000억원의 정책자금이 투입됐고 내년에는 1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 정책자금 투입이 예상돼 총 차입금 규모가 10조원으로 불어나게 된다"며 "과다한 정책자금 채무로 정상화에 실패한 일본항공(JAL)의 사례와 같은 막대한 금융기관 손실과 대량 해고 및 국가항공운송체계 붕괴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단일 국적항공사의 로고와 브랜드, 마일리지·저비용항공사(LCC) 통합 계획에 대해서는 "향후 외부 전문기관의 실사 및 컨설팅을 통해 세부적인 PMI 계획을 수립할 예정으로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다음은 최 부행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계열주 일가를 지원하는 것 아닌지.
"본 건 거래는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항공산업의 구조 재편으로 국가 기간산업을 보호하고 근본적인 경쟁력을 제고해 코로나 종식 이후에 국내 항공산업 재도약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협상이 난항을 겪고 코로나 장기화로 항공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에 고민이 있었고 본 결론이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한 산업구조 재편으로 추진됐다. 조원태 회장은 한진칼 지분 전체, 실제 총 주식 시가가 2700억이다. 본 건 계약 이행을 위한 담보로 제공됐고 산은은 경영평가를 통해 담보주식을 처분하고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는 의무를 부여했다."
-계열주 일자와 경영진을 견제할 장치는 어떤 것이 있나.
"7대 의무조항으로 알려진대로 계열주와 한진칼의 건전윤리경영감시 및 PMI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계열주간 투자 합의서 체결했다. 조원태 회장이 가진 한진칼 주식 전체와 한진칼이 인수할 대한항공 신주 7300억원을 담보로 취득해 필요 시 산은이 임의 처분할 수 있는 권한 가졌다. 일각에서는 계열주 투자 합의서 위반시 한진칼이 그 책임을 부담하는 구조라고 우려하는데 사실이 아니다. 한진칼은 위약벌 및 손해배상에 책임을 부담하지 않고 한진칼 위반 시 계열사도 책임을 부과하고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는 것으로 돼 있다. 본 건 거래는 경영권 변동에도 한진칼이 통합작업을 하도록 돼 있다."
-향후 의결권 행사와 경영진 추천은 어떤 방식으로 하며 국유화에 대한 의견은.
"민간 위원이 참여하는 의결권 행사 기구를 통해 사외이사 추천을 포함 의결권 행사할 계획이다. 의결권 행사 방안과 마찬가지로 경영권 개입과 국유화도 동일하다. 향후 진행될 건전경영감시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도 적극 의견 개진하되 일반 경영에 대해서는 한진측과 경영진이 자율적이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경영활동 최대한 보장할 계획이다. 국유화는 경영정상화가 되면 지분 매각으로 회수될 것이다."
-윤리경영위원회와 경영평가위원회 구성과 평가는 어떻게 되나.
"윤리경영위원회는 한진칼 외부독립기구로 설치되고 외부 인사로 구성된다. 건전윤리경영을 감독한다. 경영평가위원회는 산업은행이 채권단 및 회계전문가, 항공산업전문가 등 외부전문가로 구성하고 대한항공 재무목표와 PMI를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을 통한 자금지원 이유는.
"항공산업 재편 과정에서 컨트롤타워를 수행 할 수있는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자금을 지원하는 구조로 진행했다. 대한항공이 2조5000억원 유상증자하고 한진칼 대신 산업은행이 참여한다면 한진칼에 대한 대한항공 지분은 20% 미만이 돼 지주사 요건을 위반하게 된다. 위반 상태 해소는 대한항공 지분을 처분해 자회사가 되지 않도록 하는 방식만 가능한데 사실상 지주회사 체제 붕괴되는 것이다. 교환사채 등 채권만으로 한진칼에 8000억원 투입하면 산업은행은 채권자 지위만 갖는데 채권자로서는 경영감시자 역할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연내에 산업은행이 한진칼 앞에 자금지원을 해야 하는 긴급한 필요성이 무엇인가.
"본 건은 정책 추가 투입 자금 최소화와 회수 극대화에 목적이 있다. 양사 체제 시 21년 말까지 양사에 4조원 이상 정책자금 투입이 필요하고 아시아나에 대한 대규모 출자 등 채권단 막대한 손실 예상됐다. 본 건 거래로 현재 시장 상황으로 볼 때 대한항공 유상증자를 21년 초까지 시행할 수 있게 돼 정책자금 투입 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항공산업 재도약을 위해 즉시 착수해야 되며 항공산업 종사자도 고려됐다."
-한진칼이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아닌 3자 배정 유상증자로 하는 이유는.
"단일 국적항공사의 국가 경제 및 국민 편익, 안전 측면에서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산은의 책임있는 역할 수행을 위한 참여 방안 및 그 구조가 마련되지 않고서는 본 방안이 성립될 수 없다. 산은이 직접 주주로서 본건 통합작업에 참여하여 계열주 및 경영진의 책임경영 의지를 이끌어냄과 동시에 건전 경영의 감시 역할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구조로서, 의미있는 규모로 의결권 있는 보통주 투자가 필요했다. 아울러, 자금조달 차원에서만 보더라도 대규모 자금을 신속히 조달할 필요가 있었던 바,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경우 2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어 긴급한 자금수요가 충족되지 않았다."
-3자연합과 사전에 만났는지. 향후 만날 계획은.
"3자 연합과의 사전 접촉은 없었다. 본건 거래를 추진함에 있어 산은의 거래 상대방은 한진칼이며, 계열주는 한진칼의 대표이사이자 한진그룹의 동일인 지위에서 한진칼의 의무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거래 당사자에 포함된다. 반도건설 그리고 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연합으로 알려진 3자연합과 관련해서는 법적 계약관계 및 그 실체 등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항이 없다. 한진칼의 경영권을 보유 하고 있지도 않다. 국책금융기관으로서 이런 중대한 사안을 처리하는 데 있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상태로 진행할 수는 없었다. 다만, 필요할 시 3자연합 및 타주주들과도 통합 국적항공사의 건전·투명 경영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함께 뜻을 나누고 협의해 나가겠다."
-본건 관련 소송 등 법률적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는지.
"바로 어제 KCGI에서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정에 대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들었다. 본건 거래의 취지와 그 중요성 및 시급성, 그리고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해 항공산업 및 관련 종사자들이 처한 절박한 상황 등을 감안하여 통합작업은 준비된 일정과 절차대로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다만 법원의 가처분 인용시 본건 거래는 무산될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차선의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여 양대 항공사의 경영정상화 작업을 계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
-코로나 위기 극복 방안으로 자금지원이 아닌 인수합병을 선택한 이유는.
"국내 국적항공사는 규모 및 네트워크 경쟁력이 열위한 상태에 있다. 대규모 정책자금의 추가 투입으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한다 하더라도 현재의 글로벌 경쟁력 감안시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경영 정상화 및 정책자금 회수 가능성 불확실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만 보더라도 현재까지 3조6000억원의 정책자금이 투입됐다. 내년도 예상 부족자금 감안시 1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 정책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 과다한 정책자금 채무로 정상화 실패시 과거 일본항공(JAL)의 사례와 같은 막대한 금융기관 손실, 대량 해고 및 국가항공운송체계 붕괴가 우려된다. 양대 국적항공사 통합으로 규모의 경제 달성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보 등 국내 항공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를 통한 정상화 추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양사 통합 후 인력 구조조정은 없는지. 양사 5개 노조의 반대 및 노사정 협의체 구성 요청에 대한 산은의 입장은.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및 그 자회사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확약했다. 구체적으로는 통합 과정에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및 그 자회사 직원 전원을 승계함으로써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기로 했다. 향후 세부적인 통합 이행방안 마련을 위한 PMI계획 수립 시 고용유지 방안을 주요사항 중 하나로 다룰 예정이다.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불안함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고용 안정 관련 사항들이 잘 준수되고 이행되는지 계속적으로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
-공정위 기업결합승인 관련 이슈 발생 가능성은.
"양대 국적항공사 및 LCC 단순 합산시 국내선은 지난해 기준 FSC 42%(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LCC 24%(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로 전체 5개사 합산 66% 수준이다. 지난 20여년간 해외 주요 항공사들이 통합하여 1국가 1FSC 체제로 재편해 왔으나 항공사간 기업결합거래를 관계당국이 불허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는 점도 참고할 만한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국적 항공사의 생존위기, 국내외 LCC 및 외항사와의 경쟁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공정위 및 각국 규제 당국이 판단할 것으로 예상한다."
-공정위 기업결합승인을 예상한다면, 회생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추가 자금을 투입하는 것인지.
"양대 국적항공사 통합시 대한항공의 주주배정 유상증자(2조5000억원)를 통한 시장 자금조달 1조8000억원 및 통합 시너지 효과 등 약 2조3000억원의 정책자금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책자금을 추가로 투입한다기 보다는 오히려 향후 투입될 정책자금 축소 및 그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의사결정이라고 봤으면 좋겠다."
-현 상태 유지시 아시아나항공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은. 내년도 항공업 전망은.
"연말까지 자본확충 없이는 투기증급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할 우려가 있다. 항공산업 전반의 구조 개편 및 기업들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코로나 위기 극복 및 포스트 코로나 대비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향후 대한항공에 대한 기안기금 투입은 언제 이루어지는.
"향후 코로나 사태 전개 상황 및 이에 따른 대한항공 유동성 상황을 감안해 기안기금 지원 여부를 논의할 예정으로 확정된 바 없다."
-산은이 취득하게 되는 보통주는 어떻게 매각할 것인지.
"산은의 한진칼에 대한 보통주 투자는 상업적 의미보다는 국내 항공산업 구조재편을 위한 마중물로서의 의의가 더 크다고 이해해 주길 바란다. 보통주에 대한 단기적인 회수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코로나 위기가 종식되고, 통합 국적항공사의 영업상황이 회복·안정된 이후 시장을 통해 매각하거나 한진칼 앞 자사주로 매입토록 협의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주체 물색을 위해 5대 그룹사 외 타 그룹사와도 접촉해 보았는지.
"5대 계열 그룹사 외 항공업을 영위하는 타 그룹사에도 의견을 타진했으나 아시아나항공 재무상황에 대한 부담과 코로나로 인한 항공업의 불확실성, 항공업에 대한 전문성 및 시너지 부재 등의 사유로 모두 의사가 없음을 통보해 왔다."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에 대한 처리방안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30.8%)은 이번 거래 대상은 아니다. 동 지분은 통합작업 완료 후 시장에 매각하도록 하여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의 채권(3조3000억원) 회수에 사용할 계획이다."
-로고 및 브랜드, 마일리지 통합, LCC 통합 등 구체적인 양사 통합 계획이 있는지.
"향후 외부 전문기관의 실사 및 컨설팅을 통해 세부적인 PMI 계획을 수립할 예정으로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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