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교생 유족 사망경위 알리지 말라 요청했다"
"분당 실종 고교생, 유족 2차 피해 이어질수도"
인터넷 커뮤니티·SNS 등서 타살의혹 제기에 당부
전문가 "사회가 불안하기 때문에 음모론 계속 나와"
"개인이 어떤 정보 신뢰할 것인가 스스로 판단해야"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분당경찰서 측은 "지금 제기되고 있는 추측성 의혹을 자제해야 한다"며 "이러한 내용들이 직접적으로 유족들에게 직결타로 굉장히 상처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족 측에서 숨진 학생의 사망 경위를 외부에 알리지 말아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며 "이를 숨진 학생의 사망 이유에 다른 배경이 있는 것처럼 왜곡하면 유족들의 마음이 크게 다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다만 경찰은 숨진 학생의 추가 행적과 관련해 어떻게 발견하게 됐는지 수색 과정을 상세히 밝혔다.
[서울=뉴시스] 지난 22일 학교 수업을 마친 뒤 서점에 들렀다 소식이 끊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인 김휘성 군이 실종 1주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예상 이동 동선상의 버스정류장과 인근의 폐쇄회로(CC)TV, 해당 정류장을 지나간 모든 버스들에 설치돼 있는 블랙박스 분석 작업을 거쳤다.
그 결과 실종 당일 오후 5시 40분께 한 마을버스에 탑승한 사실을 인근을 지나는 다른 버스의 블랙박스를 통해 확인했다.
이후 같은 날 오후 6시께 분당구 율동 소재 새마을연수원 인근을 지나는 실종학생 행적이 인근을 지나던 버스의 블랙박스 영상에 찍혔다.
이를 바탕으로 수색범위를 좁혀 전날부터 새마을연수원 인근에 대한 수색을 벌인 끝에 28일 오전 6시 33분께 새마을연수원 정문 남측 방향 야산 능선 산책로 인근에서 숨져 있던 실종학생을 발견했다.
[성남=뉴시스]김종택기자 = 2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새마을연수원 인근 야산에서 실종 1주일만에 숨진 채 발견된 김휘성 군의 시신이 운구된 구급차가 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2021.06.28. [email protected]
경찰은 실종학생 시신에서 타살을 의심할 만한 외상을 찾지는 못 했다.
일각에서 숨진 학생의 사망 관련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경찰은 아직 뚜렷한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각종 인터넷을 중심으로 명확한 근거 없이 사망 실종학생에 대한 타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온라인 사이트에서 '타살이 아닐까 의심해본다', '살인자 자수해라', '살해 후 피해자 물건으로 덮어놓은 듯' 등 객관적 증거와 근거를 제기하지 않은 채 억측이 올라오고 있다.
앞서 지난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실종된 서현고 3학년 학생을 찾아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이 우리 가족의 우리 아이의 일처럼 생각해주시고 담당 관할서와 담당자 분들도 단순 가출신고가 아닌 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적극 수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공유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성남=뉴시스] 실종된 김휘성 군을 찾아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2021.6.27.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전문가들도 이러한 음모론에 대해 경계하는 자세를 지닐 것을 조언한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유튜버들이 워낙 많아지고 언론사인지 개인방송인지 모르는 매체들이 많이 생겼고 이들이 경찰이 결론을 내기 참 어려운 사건, 결론이 분명하지 않은 사건들에 대해 이제 가설을 세우고 논의를 하면서 계속 의혹 사건들이 제기되는 것 같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이런 소위 신뢰하기 어려운 정보에 노출되는 것은 현 시대적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 된 것 같고, 개인들이 어떤 정보를 신뢰할 것인가를 스스로 판단하고 이를 자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해보인다"고 강조했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가짜 뉴스나 음모론이 계속 나오는 것은 사회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이라며 "재난이 오래동안 지속되고 있고 정부나 공권력에 대해서도 신뢰감을 잃고 있지만 이같은 상황이 해결이 되지 않고 경제적인 어려움 등은 계속 이뤄지고 있다 보니 국민들의 불안이 팽배해지고 자꾸 이런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런 음모론을 해소하려면 정부나 사회, 언론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공공기관도 자신들이 무너뜨린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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