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파업, 오늘이 '분수령'…노사 입장차 따져보니
노사, 23차 단체교섭 돌입, 임금성 추가 제시 등 요구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정년연장', 노사 평행성 달려
노조, 3차 추가 제시안 거부시 5년 만에 파업 리스크
실제 파업 강행 '미지수'…현실화될 경우 1조원 손실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13일 현대자동차 노사가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상견례를 갖고 있다. 2023.06.13. bbs@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3/06/13/NISI20230613_0001288556_web.jpg?rnd=20230613123952)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13일 현대자동차 노사가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상견례를 갖고 있다. 2023.06.13. bbs@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올해 임금·단체협상 중인 현대자동차 노사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교섭 난항을 이유로 쟁의권을 확보한 현대차 노조는 사측이 기대에 부응하는 제시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파업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오전부터 제23차 단체교섭을 진행 중이다. 노사는 지난 6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을 이어왔으나 기본급 인상을 포함한 다수 현안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지난 7일 열린 21차 교섭에서 기본급 10만6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350%+850만원(올해 3월 지급한 특별성과금 400만원과 주식 10주 별도) 등을 담은 2차 제시안을 제출했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조합원들이 납득할 수준이 아니라는 이유다.
안현호 현대차 노조지부장은 12일까지 추가 제시안을 제출할 것을 사측에 요구했다. 이에 이동석 현대차 대표이사는 "노조가 회사를 너무 몰아붙이고 있다"며 "모든 것이 정리되면 임금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맞섰다.
노조는 이날 교섭에서 사측의 임금성 추가 제시와 정년연장, 비정규직 철폐, 저출산 대책, 해고자 복직 등에 진전이 없을 경우 오는 13일과 14일 이틀간 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부분파업에도 사측이 만족할 수준의 추가 제시안을 내놓지 않으면 추가 파업을 확정할 방침이다.
노조 요구안 중 핵심은 단연 정년연장이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 별도요구안에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시기와 연동해 최장 만 64세로 연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조합원의 고용 안정이 표면적 이유이지만 조합원의 고령화, 신규 조합원 감소 등 노조 내부 문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뉴시스] 안지혜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상황. 2023.09.12 hokm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3/09/12/NISI20230912_0001362535_web.jpg?rnd=20230912105130)
[그래픽=뉴시스] 안지혜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상황. 2023.09.12 hokma@newsis.com
현대차가 올해 발표한 '2023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노조 가입자는 최근 3년간 줄어든 추세다. 2020년 4만8933명(68.2%)이었던 조합원 수는 2021년 4만7538명(66.3%), 2022년 4만5751명(63.1%)로 떨어졌다. 올해 조합원 수는 이보다 더 줄어든 4만4538명으로 이중 50세 이상은 전체의 52%에 달한다.
향후 매년 200명 이상 생산직이 퇴직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대차 노조 가입자는 2028년 2만여명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적으로 다수인 50세 조합원들이 정년연장을 요구하는 만큼 집행부도 정년연장을 최우선으로 둘 수 밖에 없다"며 "막판 협상까지 최대 쟁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의 정년연장 요구에 사측은 여러차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년연장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이를 시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또 전동화 전환에 따른 인력 수요가 감소세로 중장기적으로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선 노조의 정년연장 요구가 성과급을 관철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노조는 지난해 순이익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는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조4000억원에 달한다. 전체 직원 수(약 7만명)을 감안하면 1인당 3400만원이 돌아간다. 노조는 지난해에도 성과급으로 순이익의 30% 지급을 사측에 요구했다.
이날 교섭에서 사측이 노조가 만족할 만한 3차 제시안을 내놓을 경우 향후 교섭에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조가 추가 제시안을 거부할 경우 현대차는 5년 만에 파업 리스크에 직면하게 된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25일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88.93% 찬성표가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발생할 손실액은 천문학적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KB증권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가 올해 파업에 나설 경우 매출은 4조원 이상, 영업이익은 1조원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2017년 현대차 노조 파업 사례를 감안한 것으로 실제 파업 손실액은 이보다 클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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