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IPO 위크' 온다…공모주펀드 붐
카뱅·크래프톤·카카오페이 잇달아 일반공모 청약 진행
공모주펀드 자금유입 속도…우선배정 '하이일드' 인기↑
카카오뱅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이달 말부터 8월 초까지 기업공개(IPO) 대어인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 카카오페이가 줄지어 청약에 들어간다. 3사의 공모가 상단기준 시가총액은 55조원대로 공모자금만 100조원 이상 몰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청약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면서 중목청약이 막힌 투자자들은 공모주펀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공모주펀드 138개 설정액은 6조9570억원, 순자산은 8조1868억원 규모다. 1년 새 4조603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는데 연초 이후 3조8501억원(83.64%)이 몰렸다. 최근 3개월 동안에는 1조9329억원이 집중됐다.
공모주펀드 중에서는 하이일드펀드의 약진에 눈에 띈다. 국내 하일일드혼합형펀드 17개 설정액 1조4444억원, 순자산은 1조7913억원 규모다. 최근 1년간 1조1441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는데 올해 들어서만 1조567억원(92.36%)이 쏠렸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3.53%로 공모주펀드(3.44%)나 글로벌하이일드채권(2.83%) 등보다 높은 수준이다.
2014년 4월 출시된 하이일드펀드는 투자자산의 대부분을 채권에 투자해 고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한편 IPO 주식 등을 편입해 초과수익을 목표로 하는 펀드다. 공모주식 청약 시 우선배정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공모주우선배정 하이일드펀드'라고도 불린다.
공모주 배정물량 중 5%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어,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IPO 대어를 노린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처음에는 분리과세 혜택도 있었지만 2017년 종료돼 현재는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만 남았다.
지난해까지는 공모주 1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 들어 혜택이 축소됐다. 금융당국은 대신 지난해 말 일몰될 예정이었던 우선배정 혜택을 5% 수준으로 2023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달 26~27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3만3000~3만9000원이다.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 시총은 18조52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상장 예정일은 8월5일이다.
크래프톤은 내달 2~3일 일반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40만~49만 8000원이다.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 시총은 24조3500억원에 이른다. 상장 예정일은 8월10일이다.
카카오페이는 다음달 4~5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6만3000~9만6000원이다.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 시총은 12조5500억원 규모다. 상장 예정일은 8월12일이다.
이들 3사의 공모가 상단 시총 합계는 55조42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지난달 20일 이전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크래프톤만 중목청약이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연달에 청약에 들어가는 3사에 총 100조원 이상의 공모자금이 몰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다. 여기에 공모주펀드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송범용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공모주 수익률은 청약에서 실제 배정받은 투자금 대비로는 높은 수익률이지만 애초 투자희망자금 대비로는 기대한 만큼의 투자수익률을 얻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투자대기자금이 풍부한 것이 공모주 경쟁률을 끌어올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높은 경쟁률로 청약 열기가 뜨거운 상황에서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은 큰 투자 매력"이라며 "일몰기한의 연장과 함께 공모주 우선배정 비율이 10%에서 5%로 축소되기는 했지만 최근 공모주의 높은 경쟁률과 수익률을 감안할 때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모 청약 과열 양상이 LG에너지솔루션을 정점으로 꺾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등 3사의 공모 자금이 10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은 기대감이 많이 반영된 수치"라며 "중복청약이 안 되는 상황에서 공모가와 일정 조정을 거치면 총 40조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대표는 "지금의 공모주 열기도 LG에너지솔루션까지 정점을 찍은 이후에는 한풀 꺾이게 될 것"이라면서 "공모주펀드나 하이일드 투자 역시 펀드에 돈을 넣어두기보다는 예수금을 갖고 있는 게 낫기 때문에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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