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IPO 재추진 진짜 이유는
교보생명 "경영상의 리스크가 해소됨에 따라 IPO 추진을 재개"
어피너티 "신 회장은 여전히 의무 이행 거절…일방적 IPO 추진"
업계 관계자 "신 회장 자산 가압류 상태…어피너티쪽 더 합리적"

교보생명은 이번 상장을 통해 대주주인 어피너티와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너티컨소시엄(어피너티)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풋옵션(보유한 주식을 특정 시점에 특정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 의무 이행이 IPO 이전에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17일 "지난 9월 ICC(국제상업회의소) 중재판정부가 교보생명의 대표이사이자 최대 주주인 신창재 회장의 주식 매수 의무나 계약 미이행에 대한 손해배상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최종 판결을 내렸고, 이에 경영상의 리스크가 해소됨에 따라 IPO 추진을 재개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어피너티는 곧장 "현재 ICC 중재판정부에서 명확하게 신 회장의 계약위반으로 분쟁이 발생했다는 것이 인정됐으나 신 회장은 여전히 의무 이행을 거절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분쟁 당사자인 신 회장과 FI간의 협의와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IPO 추진을 발표했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중재판정을 통해 풋옵션의 유효성 및 신 회장의 주주간계약 위반이 다시 한 번 확인된 만큼 무작정 버티기식 계약불이행을 당장 그만두고 주주간 계약에서 정한대로 풋옵션 의무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 2018년 하반기 IPO 추진을 공식화했지만 풋옵션을 둘러싼 대주주 간 분쟁과 관련한 국제중재가 2년반 이상 이어지면서 IPO 절차가 답보했다.
어피너티는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주식 492만주(지분율 24%)를 사들이면서 신 회장에게 교보생명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 조항을 넣었다. 2012년 체결한 주주간계약에서 약속한 IPO 기한은 2015년 9월까지였다.
2018년 당시 지분 24%를 보유한 어피너티는 교보생명이 상장하지 않을 경우 행사 가능한 풋옵션 가격의 행사를 추진했다. 교보생명의 상장 기한을 넘기자 어피너티는 2018년 1주당 40만9912원(총 2조122억원)으로 풋옵션을 행사했다. 풋옵션을 행사하는 순간 신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을 권리가 생기기 때문에 법원은 신 회장의 배당금과 자택, 급여, 실물 주식에 대해 가압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가압류를 하더라도 어피너티은 처분권은 없으며, 신 회장이 다른 사람들에게 소유권을 넘길 수 없게 막을 수 있을 뿐이다.
이후 국제중재로 이어지면서 IPO 절차도 중지됐다. 그러다 9월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재판부는 신 회장과 어피너티의 풋옵션 계약이 유효하며 신 회장이 계약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어피너티가 제출한 풋옵션 가격으로 신 회장이 주식을 매수하라고 주문하지는 않았다.
또 전날인 18일 교보생명은 입장문을 통해 "어피니티컨소시엄의 주식 가압류가 해제되는 대로 충족돼 한국거래소가 요구하는 핵심 상장 요건을 모두 갖출 수 있다"며 "ICC 중재판정부는 어피니티컨소시엄이 요구하는 40만9000원에 주식을 매수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을 내렸고, 이에 따라 양측의 채권-채무 관계는 물론 가액 산정도 달라질 수 있어 가압류가 해제될 수 있다"고 어피니티 측에 자산 가압류 해제에 대해 압박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어피너티의 주장에 더 무게를 실어주는 모양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어쨌든 지금 신 회장의 자산이 가압류가 들어가고 이런 걸 보면 송사에서 결론이 나고 있는 것 아니냐. 현재로서는 봤을 때 어피너티쪽이 뭔가 합리적이니까 가압류가 들어가지, 터무니없는 얘기를 걸고 넘어졌는데 가압류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교보생명이 IPO의 관문을 넘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국거래소의 IPO규정상 최우선으로 고려되는 사항이 주주 간 갈등 해소다.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에서 이 같은 분쟁은 결격 사유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한국거래소 상장 규정 세칙에 따르면 기업지배구조와 관련해 경영 독립성과 경영 지분 당사자 간 관계, 지분 구조의 변동 내용 등을 IPO과정에서 검토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