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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 가수 박지우 "아직은 한국어로 노래 쑥스러워요"

등록 2021.10.08 14:47:43수정 2021.10.08 18: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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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데뷔…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글로벌 주목

'알고있지만,' OST '위스퍼' 등으로 호평

[서울=뉴시스] 박지우. 2021.10.08. (사진 = 본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지우. 2021.10.08. (사진 = 본인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노래에서 목소리가 전부인 때가 있다. 싱어송라이터 박지우의 목소리를 들으면 안다.

올해 3월 자신이 작사·작곡한 데뷔 싱글 '해피니스 오어 새드니스'를 내놓은 신예다. 행복은 잃고, 슬픔은 얻어가는 사랑에 대한 이 노래는 귓가를 부드러우면서도 애잔하게 감는 박지우의 보컬을 타고 잔잔하게 입소문이 났다.

이 곡 덕분에 이름이 알려진 뒤 지난 7월 JTBC 드라마 '알고있지만,' OST '위스퍼'를 작업했다. 같은 달 두 번째 싱글 '얼레디 노우'를 발매했다. 포크 기반의 곡들로 모두 노랫말이 영어라는 점이 특징이다.

모든 노래엔 자신의 이야기를 녹여낸다. 그래서 한국어로 노래하면, 자신의 감정이 너무 드러나는 것 같아 아직 부끄럽단다. 그런데 영어 노랫말이 오히려 세계 팬들의 반향을 얻어내고 있다.

주목할 만한 인디 뮤지션을 소개하는 글로벌 음악 플랫폼 네이버 온스테이지에 최근 박지우가 소개됐는데, 영어 댓글로 "황홀하다" "환상적이다" 등의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최근 홍대 앞에서 만난 박지우는 "제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기뻐요. 처음엔 제가 표현하는 것이 좋아 노래를 만들고 불렀는데, 점차 노래가 소통의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지우와 일문일답.
 
-어릴 때 어떻게 가수의 꿈을 품게 됐나요?

"부끄러운 이야기인데, 어릴 때부터 춤 추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러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해외 팝을 듣고 신세계가 있다는 걸 알았죠. 다른 나라 언어로, 다른 나라의 정서를 음악에 녹여낼 수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된 거죠. 저스틴 팀버레이크, 비욘세, 리아나 등의 스타와 이름이 기억나지 않은 뮤지션들까지 많은 팝가수들의 노래를 들었습니다. 이후에 자연스레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고, 서울예대 실용음악과에 입학하게 됐죠."

-아무리 노래를 잘하시는 분들이더라도, 실용음악과에 입학하면 처음엔 다들 놀란다고 하더라고요. 음악을 잘하는 사람들이 천지니까요.

"저 역시 또래 친구를 보고 자각했어요. 남의 음악을 카피하고 따라 부르기보다는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걸 음악에 녹여내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머리를 세게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이전까지는 테크닉적으로 보컬을 잘하는 것에만 치중을 했거든요. 그 때부터 '내 음악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무살까지만 학교를 다니고 자퇴를 한 뒤 송라이팅에 중점을 두고 공부했습니다."

-"첫 소설 듣고 바로 집중했다" "숨어 듣기엔 너무 안까운 목소리의 톤" 등 지우 씨 보컬의 호소력에 대한 높은 평가가 많아요. 특히 처음 듣고 "반했다"는 반응이 많아요. 특히 지금까지 모두 영어곡이다보니, 해외 팝 가수인 줄 알았다는 반응도 많네요.

"제가 가진 에너지로 고음을 내지는 못해요. 테크닉적으로도 뛰어난 사람이 아닙니다. 제 목소리에 제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잘 전달하고자 하죠. 학교를 그만 두기 전엔 자신이 있었어요. 나이도 어리고, 시간도 많아 '잘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컸죠. 그런데 제 색깔을 찾아나가는 여정이 힘들더라고요. 제 색깔을 찾기까지 2년이 걸렸습니다."

[서울=뉴시스] 박지우. 2021.10.08. (사진 = 온스테이지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지우. 2021.10.08. (사진 = 온스테이지 캡처) [email protected]

-송강·한소희 주연의 드라마 '알고있지만,'에 삽입된 '위스퍼'도 반응이 좋았는데 외국 가수가 부른 줄 알았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OST 제작사에서 '해피니스 오어 새드니스'를 듣고 곡 작업을 의뢰 하셨어요. 제안해주신 작업 기간이 비교적 짧았는데, 그 전에 스케치한 곡이 있었거든요. 그 곡이 '위스퍼'가 됐어요. 연인과의 관계속에서 여주인공의 답답해하는 마음을 녹여달라고 하셨는데, 그 사랑스러운 마음에 잘 어울릴 거 같았습니다."

-음악 얘기만 하면 표정이 밝아져요. 음악이 왜 그렇게 좋아요?

"저는 취미가 없어요. 음악만 하면, 진짜 행복하죠. 다만 음악이 제 감정과 기분을 너무 좌지우지해요. 유명세나 돈을 바라지 않고, 음악으로 온전하게 행복하길 원하는데 어느 순간 영감이 없어져 좋은 음악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두려움이 종종 있어요."

-노랫말을 영어로 쓰는 이유가 있나요?

"'해피니스 오어 새드니스' '위스퍼' '얼레디 노우', 세 노래는 모두 제 이야기예요. 개인적인 감정과 일들을 담았죠. 그래서 일기를 읽는 느낌이 들어요. 그러다보니 한국어로 노래하면 부끄러운 거예요. 물론 영어 가사 역시 직설적으로 많이 쓰지만, 아직은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는 게 쑥스러워요."

-가수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 때가 있나요?

"사실 혼자서만 음악을 해왔어요. 공유를 하지 않았죠. 그런데 데뷔를 한 뒤 음악을 공유하는 과정이 흥미로워요. 제 음악을 들으시고, 분위기를 상상하면서 자신들의 상황에 대입을 하는 것이 소통이라는 걸 알게 됐죠. 이 행위가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래가 예쁘다' '음색이 좋다'는 얘기도 좋지만,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노래'라는 반응을 보여준 팬의 말씀이 정말 감사했어요."

-어떤 가수가 되고 싶나요?

"기복 없이 좋은 노래를 내는 가수가 가장 되고 싶었어요. 누가 들어도 좋은 노래를 내는 좋은 가수라는 뜻이에요. 그런데 조금 변했어요. 메시지가 확실한 가수가 되고 싶어요.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노래가 아닐지라도, 제가 담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한 노래를 부르는 가수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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