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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파람'인데 귓가엔 토네이도"…'풍류대장' 김주리 주목받는 이유

등록 2022.06.16 14:21:55수정 2022.06.17 12: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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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예이츠 서울대 국악과 조교수와 인터뷰

[서울=뉴시스] 김주리. 2022.06.16. (사진 = 어트랙트 M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주리. 2022.06.16. (사진 = 어트랙트 M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노래 제목은 '휘파람'인데, 귓가에 토네이도가 휩쓸고 가는 기분이 드는 건 뭐지?"(김XX)

지난해 10월 JTBC 국악 크로스오버 오디션 '풍류대장 - 힙한 소리꾼들의 전쟁'에서 소리꾼 김주리(29)가 부른 블랙핑크 '휘파람'에 대한 누리꾼들의 격렬한 반응이다. 심사위원 7명이 전부 통과 버튼을 눌렀다.

당시 K팝 아이돌 노래는 처음 불러봤다는 김주리는 한(恨)이 세련되게 들끓는 동시에 섹시하면서도 우아하게 '휘파람'을 재해석했다. 심사위원인 마마무 솔라는 "처음엔 선곡이 맞나 싶었는데, 날개가 달린 것처럼 자유자재로 완벽했다"고 들었다. 또 다른 심사위원 성시경은 "이 친구가 노래를 얼마나 많이 불렀을까. 어마어마한 프로구나. 다음이 너무 기대된다"고 했다.

같은 달 JTBC 뮤직 유튜브채널에 게재된 '휘파람' 관련 영상은 16일 현재 조회수 119만건을 기록 중이다. 김주리는 '풍류대장'에서 펄펄 나는 가창력으로 최종 4위를 기록했다. 이후 '풍류대장' 전국 투어에 합류, 이 콘서트가 잇따라 매진 행렬을 기록하는데 힘을 보태며 진가를 확인했다.

김주리는 최근 서울 송파구 어트랙트 M에서 안나 예이츠(Anna Yateslu·33) 서울대 국악과 조교수를 만나 '풍류대장'이 자신의 음악인생 중 손꼽히게 힘든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풍류대장'은 국악과 대중음악을 크로스오버하는 공연. 전통만 꾸준히 해온 김주리는 대중 음악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풍류대장' 출연을 앞두고 하루에 가요를 3~400곡씩 들었던 이유다.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합하면 몇천곡은 들었을거다. 편곡까지 직접 해야 했던 김주희는 "어떻게 하면 선곡이 판소리에 어울릴까, 국악에 어울리까 매 라운드마다 고민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김주리. 2022.06.16. (사진 = 어트랙트 M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주리. 2022.06.16. (사진 = 어트랙트 M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또 '풍류대장' 심사위원 명단에 국악을 전공하고 트로트로 전향한 송가인 외에 국악인이 없다는 점도 좋았다고 했다. "정말 대중의 관점에서, 실용음악 관점에서, 대중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5세에 판소리에 입문한 김주리는 국악계에선 이미 유명 인사다. 8세 때 동편제 '수궁가'를 완창했다. 10세 때인 2003년 '수궁가'와 '심청가'를 9시간20분 동안 이어 불러 '최연소자 최장공연' 기네스북 기록을 세웠다. 당시 여러 신문과 방송에서 관련 소식을 크게 다뤘다.

2018년엔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너목보) 시즌5에 출연했고, 2019년 국립창극단의 간판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에선 객원 단원으로서, 스타 소리꾼 이소연과 타이틀롤을 번갈아 연기하기도 했다. 2020년엔 국립극장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에선 한국 첫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도 연기했다.

오정숙, 김수연, 조상현, 박춘맹, 한승석 등 걸출한 명창들을 사사한 김주희는 청아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옹골찬 소리가 특징. 여러 더늠(명창들만의 소리 특징)을 체득해서 자신만의 소리를 낼 수 있는 소리꾼이 꿈이다.

그래서 대중에게 가까운 무대에 오르더라도, 국악 기반의 곡들을 더 부르려고 노력한다. '너목보5'에 출연했을 때도 가요가 아닌 소리꾼 장문희의 '하늘이여'를 불렀다.

[서울=뉴시스] 안나 예이츠 서울대 국악과 조교수, 김주리, 어트랙트엠 최승호 공동대표. 2022.06.16. (사진 = 어트랙트 M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안나 예이츠 서울대 국악과 조교수, 김주리, 어트랙트엠 최승호 공동대표. 2022.06.16. (사진 = 어트랙트 M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김주리는 "전통 뿌리에 기반해야 현대적인 음악, '풍류대장'의 크로스오버 같은 음악들을 잘 표현할 수 있고 넓은 시야가 생긴다"면서 "저 같은 경우 전통으로 온전히 자리 잡지 않고 있으면, 무엇을 더해도 어설프게 표현되더라"고 여겼다.

"'풍류대장'을 하면서 문득 떠올랐던 아이디어도 전통 공부에 기반을 둔 것들이었어요. 한소설 한소절 창작적인 것들이 떠올랐죠. 그래서 여유가 생기면 계속 완창 무대를 준비해요. 바쁜 가운데도 소리 연습은 거르지 않죠."

이날 자리는 서울대학교 국악과 최연소 조교수로 유명한 예이츠 교수가 '풍류대장'의 공동 투자 제작사인 어트랙트엠 최승호 공동대표와 만남을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김건모, 솔리드, 이정현 등 인기 가수들과 최지우, 김아중, 황정민 등 유명 배우들을 매니지먼트했던 최 대표는 현재 미국 유명 연예 에이전시인 ICM 파트너스(PARTNERS)와 공동으로 K팝 걸그룹을 육성하고 있다. 어트랙트엠은 '풍류대장' 프로젝트를 총괄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법인. 크로스오버 국악 뮤지션들과 함께 전 세계에 우리 음악을 알리기 위해 세워졌다. 예이츠 교수는 우리 음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대중문화 활동을 학문적으로 연구 중이다.

지난 2019년 국악방송의 우리 음악 유망주 발굴 프로그램 '21세기 한국음악프로젝트'를 통해 크로스오버 음악에 눈을 떴다는 최 대표는 "K팝이 해외에서 각광 받는 시점에 우리 음악의 기본이자 K-컬처의 본질인 국악이 대중음악과 결합한다면 국내외 팬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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