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주현영, 주기자 넘어…"박은빈 보며 주연 책임감 배웠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박은빈 단짝 활약
'SNL 코리아' 인턴기자 캐릭터 벗고 '동그라미'로 눈도장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로 주연 우뚝

주현영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주현영(26·김현영)은 그저 연기만 하는 배우가 아니다. 쿠팡플레이 코미디쇼 'SNL 코리아' 시즌1·2(2021~2022)의 '주기자'와 ENA 종방극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동그라미' 모두 자신이 아이디어를 녹였다. 대학생 토론 배틀을 보고 젊은 정당 대표 캐릭터를 만든 게 사회초년생 인턴기자 주기자의 밑바탕이 됐다. 동그라미와 '우영우'(박은빈)의 인사법인 '우 투더 영투더 우' '동투더 그투더 라미' 역시 주현영 머리 속에서 나왔다. 그룹 '빅뱅' 히트곡 '마지막 인사' 가사인 '비투더 아이투더 뱅뱅'을 보고 떠올렸다. 단순히 극본을 보고 대사만 읊는 게 아니라, 입체감있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이다.
"동그라미는 주기자를 연기할 때보다 더 힘들고 어려웠다. 무엇보다 (주기자가 떠올라서) '시청자 몰입을 깰 수 있다'는 걱정이 컸다. 난 평상 시 눈치 보고 긴장도 많이 하는데, 동그라미는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내뱉지 않느냐. 성격과 사고방식이 많이 달라서 연기하는 게 쉽지 만은 않았다. 최대한 계산하거나 고민한 게 드러나지 않게 툭툭 하려고 노력했다. 이전에는 주기자로 불렸다면, 요즘은 길거리에 마주치면 다들 '동그라미'라고 해줘서 다행이다."
이 드라마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영우가 진정한 변호사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주현영은 영우의 유일한 친구 동그라미로 분했다. '김민식'(임성재)이 운영하는 털보네 요리주점 아르바이트생으로 똘기 가득한 면모도 보였다. 단순히 주인공 친구에만 그치지 않고, 개성 강한 연기로 극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처음에는 '날 것의 친구를 잘 연기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특히 유인식 PD가 '주기자 캐릭터가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요청해 고민이 적지 않았다. "주기자 연기할 때 쓴 재료를 잘 활용하면서도 그 캐릭터가 떠오르지 않도록 하는 게 첫 번째 과제"였다. 이후 유 PD는 촬영감독에게 ''동그라미는 야생 다큐멘터리를 찍는다'고 생각하라'고 주문, 캐릭터가 더 돋보일 수 있게 해줬다.
![[인터뷰]주현영, 주기자 넘어…"박은빈 보며 주연 책임감 배웠죠"](https://img1.newsis.com/2022/08/28/NISI20220828_0001071970_web.jpg?rnd=20220828010424)
특히 첫 드라마에서 박은빈(30)을 만난 건 "천운"이라고 돌아봤다. "언니는 정말 교과서 같은 배우"라며 "사실 난 동그라미 역만 생각하고 달렸는데, 은빈 언니는 자신의 연기뿐만 아니라 주연으로서 극 전체 흐름과 기술적인 부분까지 챙겼다. 조명, 음향, 소품 등 모두 신경 쓰면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나도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주연이 됐을 때 '언니가 한 행동을 다시금 되새겨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내가 우영우를 연기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한 번쯤 해보지 않았을까. "잠깐 했다가 얼른 내려놨다"며 웃었다. "아직 영우 역을 할 수 있는 깜냥이 되지 않는다"면서 "문지원 작가님께서 언니를 캐스팅하기 위해 오랜 시간 자리를 비워 놓고 기다렸다고 하더라. 언니가 지금까지 연기하면서 쌓은 경험, 시간, 노하우 모든 게 이 역할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고 강조했다.
이 드라마는 국내외에서 신드롬을 일으켰다. 1회 0.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 16회 17.5%로 막을 내렸다. 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 3위까지 오르며 해외에서도 인기몰이했다. "(우영우 인기는) 전혀 예상을 못했다. 다른 배우들도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라며 "캐릭터 한 명 한 명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인물 아니냐. 작가님이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캐릭터 설계를 잘 해줬다"고 설명했다. "'권민우'(주종혁) 역도 처음에 봤을 때는 되게 못났지만, 결국 사람들이 미워할 수 없게끔 입체적으로 만들어줘서 사랑 받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이미 제작사 에이스토리는 우영우 시즌제 제작을 확정한 상태다. 시즌2에선 동그라미의 러브라인 진전도 기대해 볼만 하다. "우리끼리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얘기했다. PD님이 '시즌2 하면 나와 줄거야? 다들 대스타 돼서 안 나오는 거 아니야'라고 해, 일단 '(강)태오 오빠가 군대 다녀와야 된다'고 했다"며 "시즌제를 할 수 있다는 건 좋은 기회다. 작품 자체가 좋아서 시즌2를 하게 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동그라미는 민우에게 계속 미련을 가지고 질척 거리거나, 어느새 마음을 접고 덕질하고 있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상상했다.
![[인터뷰]주현영, 주기자 넘어…"박은빈 보며 주연 책임감 배웠죠"](https://img1.newsis.com/2022/08/28/NISI20220828_0001071973_web.jpg?rnd=20220828010639)
주현영은 처음에 주기자로 대중에게 알려져 가끔 개그우먼으로 오해 받기도 한다.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2019년 단편영화 '내가 그리웠니'로 연기를 시작했고, 웹드라마 '일진에게 찍혔을 때' 시즌1·2(2019~2020) 등에서도 활약했다. SNL 코리아에서 수많은 정치인을 인터뷰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이로 축구선수 손흥민(30·토트넘 훗스퍼)을 꼽았다.
"인터뷰한 분들 통틀어서 가장 땀을 많이 흘린 분은 손흥민 선수다. 이전에 정치 인사를 만났을 때는 실수할까 봐 두렵고 걱정돼서 인터뷰하고 나면 너덜너덜해지는 느낌이었다. 반면 손흥민 선수 인터뷰할 때는 충전 받는 느낌이었다. 특유의 여유와 건강한 아우라가 있었다. 뭔가 엄청 거대한데 긍정적이라서 좋은 기운이 느껴졌다. 이전에 쩔쩔 매면서 힘들어한 인터뷰와 다르게 인상 깊었다."
요즘 주현영은 데뷔 후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tvN 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주연으로 발탁된 상태다. 신입 매니저 '소현주'를 맡아 메쏘드엔터 총괄이사 '마태오'(이서진)와 호흡할 예정이다. 우영우 인기가 높아지면서 분량도 늘었다며 "주연 경험이 없다보니 이 장면에서 내 것만 잘 해내는 게 아니라, '어떻게 중심을 잡아야 하나?' 고민한다. 이 드라마 촬영하면서도 '이런 상황에서 은빈 언니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한다. 파트너인 이서진 선배에게도 하나하나 물어보며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27일부터 쿠팡플레이 드라마 '복학생: 학점은 A지만 사랑은 F입니다'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SNL 코리아 시즌3 제작도 확정, 방송을 앞두고 있다. "SNL과 우영우를 만나기 전에는 기회를 잡을 수도 없었고, 기회가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완전히 반대가 됐지만, 조심스러운 마음이 크다. '이렇게 계속 유지가 될까?'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고 즐기면서 일해야 할까?' 고민한다. SNL 다음 시즌에선 새로운 걸 보여 줘야 하는데, (아이디어가) 바닥이 나 질문 받을 때마다 말문이 막힌다. 이제 조금씩 생각하고 있는데, 사람들에게 공감 받고 웃음을 줄 수 있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다."
![[인터뷰]주현영, 주기자 넘어…"박은빈 보며 주연 책임감 배웠죠"](https://img1.newsis.com/2022/08/28/NISI20220828_0001071971_web.jpg?rnd=202208280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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