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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 수렁의 門서 용기의 門으로…"전환점은 어떤 통로가 된다"

등록 2022.12.06 05: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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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최근 새 EP '이런 분위기는 기회다' 호평
크로스오버 재즈 밴드 '만동(Mandong)'과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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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유라. 2022.12.06. (사진= 문화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이미 나의 수렁을 들쳐업고 / 이제 그걸 놓아줘야 해 / 추락 추락한다 / 사방이 난파 / 이미 나의 수렁을 들쳐업고 / 이제 그걸 놓아줘야 해 / 증폭되는 물음 앞에 / 이런 분위기는 기회다 / 전환점은 어떤 통로가 된다"(유라 '축' 중(中))

자신의 색깔이 분명한 싱어송라이터는 타고날 뿐만 아니라 노력하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최근 새 EP '이런 분위기는 기회다'(The Vibe is a Chance)를 발매한 싱어송라이터 유라(29·youra·김유라)가 그런 경우다. 관능에 능한 보컬인자, 이렇게 치열한 사색가는 없다. 유라는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노래를 살아낸다. 

뛰어난 은유의 노래는 수렁의 문으로 들어가, 용기의 문으로 나온다. 유라는 비겁해지기 쉬운 세상에서 겁내지 아니하는 기개를 가지고, 무엇을 하려 한다는 점에서 윤리적이기도 하다.

그녀가 이처럼 스스로 전환점을 찾아 새로운 통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과감해질 필요"('샐리 넌 과감해질 필요가 있어' 중)가 있는데 그런 행보를 믿고 지원사격해준 이들이 크로스오버 재즈 밴드 '만동(Mandong)'이다. '이런 분위기는 기회다'라는 앨범 타이틀을 발췌한 가사가 담긴 세 번째 트랙 '축(Sag)'을 비롯 앨범에 실린 6개 트랙을 유라와 모두 함께 작업했다.

유라는 이번 앨범의 전 트랙을 타이틀곡이라는 내세웠는데, 삶을 길어 올리고자 하는 이 혼신의 노래들은 모두 타이틀곡이 되기에 모자람이 없다. 노래의 언어가 삶의 언어와 연동해 균열을 일으킬 때 더 위력을 발휘하는 걸 아는 트랙들이기 때문이다.

"작은 공포 수심 다 짓눌러 버틸게 / 너무 빨리 가지 말고 너무 느리게도 말고"('요술 수프' 중)라며 무대 위에 안식의 수프를 젓게 만드는 요술 같은 시간. 그건 함께 해서 빚어지는 기적 같은 순간이기도 하다. 각자가 연대하며 도달하는 삶의 숭고한 장면이자, 우리의 축 저진 비겁한 삶을 실어 온 수레 같은 용기에게 진 빚을 탕감하는 희망이기도 하다.

최근 서면으로 만난 유라는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읽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소설은 비참한 현실에 패배와 실패를 맛보면서도, 끝까지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는 상상력을 갖고 있는 숭고한 이상주의자에 대한 이야기다. 다음은 유라와 나눈 일문일답.

-결정하신 것처럼 이번 앨범에 실린 6곡 모두 타이틀곡 감입니다. 특히 앨범 전체가 하나의 이야기처럼 들리더라고요. 이번 트랙 배치에서 가장 신경을 쓰신 부분은 무엇입니까? 전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오히려 타이틀곡을 한 곡만 내세운다는 게 부담이 되더라고요. 전곡 다 골고루 잘 듣고 즐기셨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유라 씨의 노래엔 양가적인 감정이 자주 담겨 있는데 이번 앨범에 실린 곡들은 특히 그러한 듯합니다. 이번 앨범에서 중요한 감정선은 무엇이었나요?

"특별한 계기는 없고 주변 상황이 영감이 됐어요. 앨범의 전반적인 키워드는 용기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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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유라 & 만동. 2022.12.06. (사진= 문화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유라 씨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때 가장 먼저 나오는 건 특별한 음색이죠. 그런데 그 만큼 이야기꾼으로서 재능도 탁월하다고 생각해요. 비유나 은유도 뛰어나고요. 유라 씨에게 좋은 음색, 좋은 가사는 무엇인가요?

"음색은 잘 모르겠어요. 아마도 제게 있어서 좋은 가사는 가장 개인적인 것을 이야기하는 거요. 또 생소한 말들이 쓰여지는 것에 대해서 주저하지 않아요. 단순하게 '난파'라는 말은 소리내었을 때 재밌으니까 넣었어요."

-이번 음반 작업은 만동과 협업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죠. 만동과의 협업은 어떤 시너지가 있었나요?

"제가 다니는 학원에서 만났어요 처음 뵀던 건 합주하고 계실 때 몰래 훔쳐 들었어요. 묘한 힘이 느껴져요. 과장되지 않은."

-갈수록 스펙트럼이 넓어져 유라 씨가 하는 음악의 장르를 구분하기는 더 이상 힘든 거 같아요. 유라 씨도 딱히 장르 구분을 하지 않은 거 같은데, 요즘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된 장르가 재즈인가요? 그 외에도 눈여겨보고 있는 장르가 있습니까?

"제 음악에는 장르라는 말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요. 잘 모르겠지만 다양한 음악을 해보고 싶어요."

-벌써 내년이면 데뷔 5주년입니다. 그간 가수 활동을 돌아보면 어땠습니까? 만족을 하시나요? 아니면 목표가 더 많이 늘었습니까?

"뒤는 잘 보지 않는 편이라 후회는 잘 안 하는 것 같아요. 제 과거는 개인적인 성취라고 표현하고 이제는 성공해야죠."

-유라 씨의 음반 '가우시안(GAUSSIAN)'이 LP로도 발매됐죠?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 LP가 인기더라고요. LP라는 매체는 유라 씨에게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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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유라. 2022.12.06. (사진= 문화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LP는 감성인 것 같아요 가을 낙엽 같은 정취 같기도 하고요. 영리하게 활용한다면 좋겠지만 잘 알지 못해서 주변사람들에 도움이 필요해요."

-해외 뮤지션들 중에서도 유라 씨와 협업을 원하는 이들이 많더라고요. K팝과는 다른 결로 우리 대중음악을 세계에 알리고 있는데, 세계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는 걸 실감하셨을 때는 언제인가요?

"사실 체감을 잘 못해서 와 닿지 않았는데 가끔 수치상으로 대략 짐작해보면 즐거워요. 한 분 한 분의 리스너들께 너무 감사할 따름이죠."

-오는 17~18일 노들섬 라이브 하우스에서 연말 단독 공연 '이 옷에 구멍은 시간을 아우르는 공'을 엽니다. 이번 EP로 협업한 만동과의 합동 무대도 예고했는데요.

"이번 콘서트의 핵심 키워드는 '용기!' '기회!'예요."

-유라 씨 정규를 기다리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내년엔 들을 수 있는 걸까요?

"아무것도 구축해 놓은 게 없어요. 그렇지만 내년에는 확실히 나올 거예요."

-최근 가장 많이 접한 음반, 뮤지션, 책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먹고 사느라 셋 다 즐기지 못했어요. 책은 조금씩 읽어서 딱히 떠오르진 않는데, 좀 고전이긴 하지만 돈키호테 읽어보려고요."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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