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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되나" 코스닥 CB 돌려막기…카나리아바이오는 어떤곳

등록 2023.01.25 09:5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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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잇따른 CB 발행으로 사실상 무자본 M&A 거래 가까워
최대주주 신재호 대표…과거 '홈캐스트' 주가 조작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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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카나리아바이오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 행보를 놓고 무자본 M&A가 아니냐는 시선이 커지고 있다. 상장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전환사채(CB) 돌려막기를 통해 사실상 현금 유출 없이 M&A를 연달아 성사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쌍방울 그룹을 겨냥해 사모 CB를 악용한 자본시장 교란사범에 대해 칼을 빼든 만큼 카나리아바이오가 '제2의 쌍방울'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나리아바이오 그룹은 최근 잇따른 M&A를 통해 빠르게 사세를 키우고 있다. 카나리아바이오엠(카나리아바이오그룹 지주사 격)은 과거 빗썸 인수 시도 등으로 알려진 자동차 내외장재 전문기업 두올산업(디아크)에 뿌리를 두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두올물산 시절 K-OTC 시장에서 주가가 2000배 넘게 급등한 기업으로도 알려져 있다. 디아크는 지난 2021년 3월 거래정지돼 상장폐지 심사를 받고 있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지난 1년 새 현대사료(현 카나리아바이오)를 시작으로 세종메디칼, 두원사이언스제약, 헬릭스미스, 리더스 기술투자 등 5개사를 잇따라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카나리아바이오그룹의 M&A 행보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거래 구조가 석연치 않다는 점이다. 카나리아바이오그룹은 기업 인수 과정에서 자회사를 통해 CB를 발행하고, 이를 인수 대상 회사가 사들이게 만들어 실제 인수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가까운 예인 리더스 기술투자만 놓고 봐도 다소 기형적인 거래가 이뤄졌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에이티세미콘으로부터 리더스 기술투자 지분 18.04%를 250억원에 인수했는데, 이 과정에서 카나리아바이오 그룹은 단 한 푼의 현금 유출도 발생하지 않았다.

실제 계약 당일인 지난 13일 카나리아바이오엠은 계약금 50억원을 에이티세미콘에 지불하고, 같은날 에이티세미콘은 계약금으로 받은 50억원에 자기자금 50억원을 더한 100억원을 카나리아바이오에 CB 형태로 납입한다.

이어 16일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에이티세미콘에게 받은 100억원을 다시 중도금 명목으로 에이티세미콘에게 납입했으나 같은날 에이티세미콘은 여기에 50억원을 보태 150억원 어치의 카나리아바이오 CB를 인수한다. 최종적으로 지난 17일 카나리아바이오는 에이티세미콘에게 받은 150억원 중 100억원을 다시 잔금 명목으로 돌려준다.

금전 거래가 연이어 이뤄졌지만 양사의 실질적인 현금 유출입은 '제로(0)'다. 결과적으로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자기자금은 한 푼도 들이지 않고 리더스 기술투자 지분 18.04%와 경영권을 인수했고, 에이티세미콘 역시 자금 유출 없이 250억원 규모 카나리아바이오 CB를 손에 쥐게 됐다.

이번 리더스 기술투자 거래 외에도 헬릭스미스, 세종메디칼 등 주요 자회사 인수 역시 CB 돌려막기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진행됐던 350억원 규모의 헬릭스미스 경영권 인수 거래 역시 이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지난달 헬릭스미스 지분 7.31%와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외형 상 카나리아바이오엠은 350억원을 투입했지만 실질적으로 출자한 금액은 50억원에 불과하다. 당시 헬릭스미스 코스닥 시가총액이 5100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수 대금은 시총의 1%에도 못 미친다.

이런 거래는 가능했던 것은 카나리아바이오엠이 먼저 인수한 세종메디칼이 있었기 때문이다. 헬릭스미스는 카나리아바이오엠에 3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을 이전하기로 했는데, 같은날 헬릭스미스는 세종메디칼의 CB 300억원 어치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헬릭스미스에서 나온 돈이 헬릭스미스를 인수하는 자금으로 쓰여지는 기형적인 구조가 완성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이런 M&A 행보가 과거 쌍방울 그룹의 M&A 형태와 닮아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은 기업을 인수한 뒤 해당 기업의 CB를 통해 빚을 갚으면서 또 다른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사세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시장 업계 관계자는 "카나리아바이오 그룹의 최근 행보는 무자본 M&A의 전형적인 형태"면서 "CB 돌려막기는 엄연히 불법은 아니지만 편법적인 거래라고 볼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카나리아바이오그룹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이 같은 형태의 사모 CB에 대해 칼을 빼들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조사·공시·회계·검사 등 자본시장 모든 부문이 참여하는 '사모 전환사채(CB) 합동대응반'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에디슨EV, 쌍방울 등을 비롯한 시세조종 등 CB가 불공정 거래의 온상이 되고 있단 판단에서다.

한편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최대주주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지분 5.83%를 보유하고 있는 국도상사(옛 제이디알에셋)다. 국도상사는 신재호 대표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곳이다. 신 대표는 과거 '황우석 테마주'로 알려졌던 코스닥 상장사 홈캐스트의 대표이사를 지낸 인물로 당시 주가조작 논란에 휘말리며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신 대표는 현재 카나리아바이오엠의 경영진으로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홈캐스트 대표 시절 본부장으로 함께 근무했던 이창현 카나리아바이오엠 대표를 통해 경영에 관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현재는 상장폐지된 카지노업체 마제스타(제이테크놀로지) 이준민 전 대표도 카나리아바이오엠의 고문으로 경영 상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회계사 출신의 이 전 대표 역시 M&A 업계 '선수'로 알려져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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