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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주식 이중매도` 사태…이유는

등록 2023.01.27 07:00:00수정 2023.01.27 15: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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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주식이 팔렸다?…이중매도 막을 장치 없었나

금감원 "전산시스템 들여다볼 것"

미래에셋 `주식 이중매도` 사태…이유는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미래에셋증권에서 전날 이미 매도한 주식이 이튿날 여전히 잔고에 남아있는 것으로 표기돼 실제 매도까지 체결되는 '유령주식' 매도 사태가 발생했다.

없는 주식을 팔았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무차입 공매도나 다름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또 다시 비슷한 일이 반복될 수 있는 건지 금융감독원은 전산시스템 상 문제 등을 추가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판 종목이 계좌에"…단순 전산오류 맞나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5일 미래에셋증권 계좌에 전 거래일 매도된 주식이 잔고에 남은 것으로 표기되는 일이 발생했다. 아직 주식이 남아있는 걸로 확인한 계좌주들이 이를 또 매도하면서 금감원 추산 136건, 총 6억9300만원어치에 대해 이중매도가 체결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20일 고객이 매도한 주식이 전산 상 다음 거래일인 25일 오전 8시50분까지 처리되지 않으면서 시간외 매매가 발생했다"며 "전산 오류로 작업이 지연되면서 생긴 에러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장 종료 후 매매 체결 금액과 주식을 맞추는 배치작업을 하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전산이 오작동하며 이 작업이 늦어진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주식 결제일이 T+2일이기 때문에 고객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증권사는 이중매도 계좌주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돌려 매매 취소를 유도한 상황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기술적 오류가 발생해 생긴 일로, 결제 전에 정정 취소를 했기 때문에 고객 피해는 없다"고 설명했다.

없는 주식이 팔렸다?...왜

비슷하게 지난 2018년 삼성증권 배당 사고 당시에도 전산 상 들어온 것으로 잘못 표기된 주식이 실제 매도까지 된 사례가 있었다. 삼성증권은 우리사주에 1000원을 현금 배당하려다 실수로 주당 1000주를 주는 배당 사고를 냈는데, 일부 직원들이 실제 매도에 나서면서 삼성증권 주가가 하루 새 11% 넘게 급락한 바 있다.

이번 미래에셋 사고가 다시 한번 '없는 주식을 파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단순한 전산 오류 사고로 지나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들은 그간 증권사 창구를 통해 무차입 공매도가 공공연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해왔는데, 시스템적으로 무차입 공매도가 원천 불가능하다는 증권사들의 해명과 달리 결과적으로는 없는 주식이 팔리는 일이 또 발생했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무차입 공매도가 아니더라도 결과적으로 이중매도를 막을 장치가 부족했다는 논란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잘못 기입했든 전산 상 잘못 표기됐든, 없는 주식이 팔릴 수 있는 시스템이라면 또 다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에서는 전산 시스템 문제를 들여다 볼 계획이다. 증권사들은 삼성증권 배당 사고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평소보다 '0'을 더 붙여 주문하려면 전산실에 전화해서 따로 제한을 풀어야 할 정도로 내부통제를 강화했는데, 단순 전산 오류로 인한 이중매도가 생긴 만큼 내부통제가 미비하진 않았는지를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금감원은 지난해 이뤄진 종합검사 본검사를 토대로 검사 내용을 확정짓는 단계에 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무차입 공매도가 가능한 시스템이 아닌지 시스템적 불완전성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된 바가 없으며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며 "이후 IT 검사국 쪽과 상황을 논의해보고 유의사항을 전달하는 등을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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