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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서 벗어난 다양성의 시대"…'케이팝 제너레이션'

등록 2023.01.31 16:51:32수정 2023.01.31 18: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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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 스토리총괄·정형진 패치웍스 대표 등 창작진 간담회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케이팝 제너레이션' 기획 총괄 프로듀서 정형진, 책임 프로듀서 임홍재, 연출 김선형, 이예지, 스토리 총괄 프로듀서 차우진. 2023.01.31. (사진 = 티빙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케이팝 제너레이션' 기획 총괄 프로듀서 정형진, 책임 프로듀서 임홍재, 연출 김선형, 이예지,  스토리 총괄 프로듀서 차우진. 2023.01.31. (사진 = 티빙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대중문화는 팝 컬처이기도 하고, 산업이기도 하고, 문화이기도 하죠. 이걸 정확하게 보려면 360도로 돌려서 볼 필요가 있어요. 특히 케이팝(K-POP)은 기획사, 아티스트, 팬덤 세 개의 주체들이 균형감 있게 공존하며 밸런스를 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체마다 영역으로 접근을 하고자 했고, 그 과정에서 디테일한 부분들을 연출자와 논의를 해서 잡아갔습니다."

국내 OTT 티빙이 지난 26일 1회를 공개한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케이팝 제너레이션'은 K팝을 그대로 인식한다. 현 K팝의 가치들인 기획사·아티스트·팬덤의 우열관계를 연대기적으로 서술하는 게 아니라, 이들을 덩어리로 보고 현상으로 파악한다.

우열관계를 상대적으로 파악하면 특정 가치가 간과될 수 있다. '케이팝 제너레이션'은 이런 위험을 최대한 피해가고자 한 노력이 엿보인다. 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인 '덕질(DuckZill)'이 그 방향성이다. 덕질을 산업, 커뮤니티, 인문학 등의 관점으로 톺아봤는데 해석하지 않는다. K팝의 흐름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시각이 K팝 팬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토리총괄을 맡은 차우진 대중음악 평론가는 31일 온라인으로 열린 '케이팝 제너레이션' 간담회에서 "케이팝을 오랫동안 관찰하고 이야기해온 입장에서 중요한 장르·현상이 된 상황을 정확히 짚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걸 짚어내는 콘텐츠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고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대중음악 비평 웹진 '웨이브(weiv)'의 편집장을 지낸 차 스토리총괄은 '아이돌: H.O.T.부터 소녀시대까지' 등의 책을 썼다. 인디, 해외 팝 등 다른 장르에도 일가견이 있지만 K팝도 오래도록 지켜봐왔다. 그런 그도 이번 '케이팝 제너레이션'을 준비하면서 편견이 깨졌다. 특히 K팝 팬덤 관련해서다.
[서울=뉴시스] 아래 왼쪽부터 반 시계 방향으로. '케이팝 제너레이션' 기획 총괄 프로듀서 정형진, 스토리 총괄 프로듀서 차우진, 책임 프로듀서 임홍재 연출 김선형 연출 이예지. 2023.01.31. (사진 = 티빙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아래 왼쪽부터 반 시계 방향으로. '케이팝 제너레이션' 기획 총괄 프로듀서 정형진, 스토리 총괄 프로듀서 차우진, 책임 프로듀서 임홍재 연출 김선형 연출 이예지. 2023.01.31. (사진 = 티빙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차 스토리텔러는 "만약 팬 100명이 있으면, 관점도 100개가 있죠. K팝팬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을 지우고 소통할 수 있게끔 만드는 데 이번 프로그램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케이팝의 현 주소를 들여다보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케이팝 제너레이션'엔 K팝 아이돌 1세대부터 4세대까지 모두 출연한다. 1세대인 H.O.T. 강타, 2세대인 슈퍼주니어 이특·샤이니 민호·2PM, 3.5세대인 NCT 도영, 4세대인 스트레이 키즈·투모로우바이투게더·엔하이픈·아이브(IVE)·르세라핌 등이다. 22팀 총 53명의 아티스트들이 나온다.

김선형 PD는 "아티스트들도 이 사업(K팝)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서 "케이팝을 글로벌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많이 표하더라"고 전했다. "산업적인 책임감·사명감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인상적이었다"는 얘기다.

제작사인 패치웍스 대표이자 '케이팝 제너레이션' 기획을 맡은 정형진 총괄 프로듀서 특히 K팝 4세대 아이돌들이 자신의 업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에 많이 놀랐다. 그는 "'K팝 제너레이션' 제목을 붙인 배경과도 연결이 되는데요. 팬들 세대도 바뀌고 있고, 만드는 세대도 바뀌고 있지만 또 아티스트들의 세대도 바뀌고 있거든요. 그래서 '제너레이션'을 붙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케이팝 제너레이션' 마마무 화사. 2023.01.31. (사진 = 티빙 캡처)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케이팝 제너레이션' 마마무 화사. 2023.01.31. (사진 = 티빙 캡처)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K팝 3세대 걸그룹 '마마무' 멤버 화사는 곧 공개되는 2회에서 K팝에 대해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일궈낸 아름다운 혼종"이라고 정의한다. 이예지 PD는 이에 대해 K팝의 개방성을 특기했다. "여러 가지를 열어 놓고 받아들이고 확장"한다는 것이다. "K팝은 장르가 없어요. 무대와 쇼에 적합하면 팝이든 록이든 재즈든 힙합이든 제한 없이 받아들이고 한 곡 안에 다 넣어서 만들기도 하는 혼종 음악이죠. 장르보다 더 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멋지고 좋은 거 다 흡수할 거 같은 음악입니다."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사이키델릭 모던 록 밴드 '실리카겔' 멤버 김춘추가 음악감독으로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이예지 PD는 "K팝이 장르로서 확산 가능성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만족스러워했다. 차 스토리총괄은 "K팝이 다른 영역의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프로젝트도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앞서 공개된 1화에선 팬과의 협업도 주요하게 다뤄진다. '팬 크리에이터' 영역이다. 현 K팝 팬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지식재산권(IP) 삼아 다양한 창작물들을 솜씨 있게 만들어낸다. 예컨대, 이런 열정으로 인해 스트레이키즈 멤버 필릭스가 자신들의 팬덤 '스테이'의 팬이 되는 것 같다고 느낄 정도다.
[서울=뉴시스] '케이팝 제너레이션' 스트레이키즈 필릭스. 2023.01.31. (사진 = 티빙 캡처)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케이팝 제너레이션' 스트레이키즈 필릭스. 2023.01.31. (사진 = 티빙 캡처)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차 스토리총괄은 "K팝은 팬덤 주체가 기획사, 아티스트와 굉장히 미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면서 "기획사들도 2차 크리에이터를 적극 끌어안으려고 하는 단계"라고 봤다.

임홍재 책임프로듀서는 K팝 팬덤의 특징을 '자정(自淨) 능력'이라고 봤다. 임 프로듀서는 "K팝 팬덤은 선한 영향력을 중시하고, 산업·환경 여러 측면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긍정적 것을 지속적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마이너한(부정적인) 영역은 사라지고 있어 미디어·소속사에서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고 굉장히 적극적인 주체로 거듭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형진 총괄 프로듀서는 "일반 기업의 수용자들도 K팝의 용어인 '찐팬'을 사용하는 것에서 보듯, 케이팝 팬덤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고 저희 콘텐츠를 보면 그 팬덤의 시각 자체를 아시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엇보다 '케이팝 제너레이션'은 코리아(KOREA)'의 K에 한정되기를 거부했다. 한국에서 나온 뿌리를 쫓고 경계를 나누기보다는 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동시대에 많이 있고 그들이 즐기는 것에 집중했다는 거다.

"K팝은 다국적의 프로듀서가 단순히 다양한 장르를 섞어서 만드는 음악이 아니에요. 다국적의 구성원으로 프로듀서팀이 꾸려지고 여러 문화권의 창작자가 실시간 협업하면서 아티스트들뿐 아니라 여러 창작자가 뭉치게 되는 구심점이 되고 있죠. '케이팝 제너레이션'을 작업하면서 이런 점을 확인하게 된 게 인상적이었죠. 코리아 케이에서 벗어나 파퓰러(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한 무엇이죠. 다양성의 시대, K팝의 현상이 만들어낸 게 아닌가 싶어요."(차우진 스토리총괄)

2회는 오는 2월2일 오후 4시에 공개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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