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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코인거래소 '고팍스'…실명계좌 유지 가능할까

등록 2023.02.09 06:00:00수정 2023.02.09 06: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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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행 고팍스 대표, 사임

바이낸스, 고팍스 인수 막바지 단계

"주주 변동과 실명계좌 유지 무관…자금세탁 이슈가 관건"

흔들리는 코인거래소 '고팍스'…실명계좌 유지 가능할까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이준행 고팍스 대표가 사임하며 바이낸스 인수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보유 지분(약 41%) 매각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인수 과정에서 그의 지분이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주주 변동이 향후 실명계좌 유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 및 업계 관계자들은 당장 실명계좌 유지에는 어려움이 없을지라도, 향후 자금 세탁 이슈 등에 사업이 발목을 잡힐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9일 고팍스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등기 이사직에서 내려왔다. 향후 비등기이사로서 경영 활동만 지속할 예정이다.

고팍스 관계자는 "이 대표가 사임했음에도 경영은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며 "경영 및 사업 구조가 바뀌는 등 내부 상황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분 관계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덧붙였다.

고팍스의 거듭된 설명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이 대표의 사임을 대주주 교체로 보고 있다. 새 주인으로 거론되는 곳은 '바이낸스'다. 양사는 계속해서 부인하고 있지만, 지난해 말부터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설은 이미 업계 내 '확정'된 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최근 바이낸스가 고파이 '상환'자금을 제공하면서 해당 소식은 더욱 힘을 얻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중단됐던 고파이의 상환 자금을 지난 4일 바이낸스가 '산업회복기금' 형태로 직접 수혈한 것이다. 고파이는 고팍스의 자체 예치서비스다.

흔들리는 코인거래소 '고팍스'…실명계좌 유지 가능할까


업계 예상대로 바이낸스가 근시일내 새 수장으로 올라설 경우 실명계좌 유지 여부가 향후 사업의 키가 될 예정이다. 실명계좌 제공 은행이 주주 변동에 부담을 느껴 계약을 철회한다면 거래소 운영 자격인 가상자산사업자(VASP)가 박탈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업계에 정통한 변호사 A씨는 "고팍스-전북은행 간 개별적인 실명계좌 계약 내용은 알 수 없으나, 당국의 우회적 압박에 전북은행이 부담을 느끼고 계약을 철회한다면 VASP를 박탈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주주 변동과 실명계좌 유지는 연관성이 없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가상자산 업계에 정통한 변호사 B씨는 "실명계좌 유지는 은행이 결정할 사항이지,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결정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대주주가 바뀌었다고 해서 실명계좌를 지키지 못해 VASP를 박탈당하는 건 논리적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사업 구성의 변동인 오더북 공유 과정에서 자금 세탁 이슈가 발생할 경우에는 정부의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며 "주주 변경만으로 정부의 압박을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바이낸스가 고팍스 인수 시 가장 유력하게 활용할 거래 방법인 '오더북'은 현행법상 실행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바이낸스의 불분명한 재무 정보와 자금 세탁 이슈 등을 걸고넘어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 C씨 역시 "법적으로는 실명계좌를 유지하는 데 당장 문제가 없지만, 결국 자금 세탁에 대한 리스크를 어떻게 컨트롤 하는지가 사업 유지의 관건"이라며 "결국 당국에서 우려하는 것 역시 자금 세탁 리스크"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과 전북은행 역시 해당 부분을 집중해서 살피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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