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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원들이 바라본 올해 부동산...."더 나빠진다"

등록 2023.02.09 15: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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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 늘어나면서 주택시장 더 냉각"

"높은 금리 상당기간 유지…부동산 시장 위축"

부동산 부진 심화로 실물경제 위축 작용

부동산 시장, 올해 추가 둔화 가능성

정부 대출규제 완화, 부동산 경착륙 등 역효과

비은행 연체율 상승…부동산 금융 부실화 우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정부의 규제완화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값 하락폭이 4주 연속 둔화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31% 하락해 작년 말(-0.74%) 이후 4주 연속 낙폭이 감소했다. 사진은 27일 오후 서울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3.01.27.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정부의 규제완화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값 하락폭이 4주 연속 둔화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31% 하락해 작년 말(-0.74%) 이후 4주 연속 낙폭이 감소했다. 사진은 27일 오후 서울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3.01.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높은 금리 수준이 올해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동산 시장 부진이 지난해보다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한국은행 내부에서 나왔다. 특히 부동산 관련 법인 대출이 늘어나면서, 비은행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연체가 증가해 부동산 금융이 부실화 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9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금통위에서 한은은 "견조한 기조적 물가압력,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등을 고려할 때 높아진 금리수준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부동산 부문의 부진이 심화되면서 실물경제 위축과 금융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시장은 그동안 고평가 국면을 보였으나 고금리, 경기 악화 등에 따른 거래 감소가 맞물리면서 지난해부터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한은은 이에 대해 "부동산 경기는 금리수준, 경제주체들의 기대, 주택경기 순환 등을 고려할 때 올해 추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따라 비은행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부동산금융 관련 리스크가 재차 확대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가 주요국 가운데 주택가격 하락세가 비교적 일찍 시작됐으며 하락 속도도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 금통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대규모 아파트 위주로 주택이 공급되다 보니 주택공급이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반응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미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뒤늦게 공급물량이 쏟아져 주택시장을 더욱 냉각시키는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한은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주택가격 상승에는 예년보다 적었던 입주물량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주택경기 호황기에 늘었났던 착공물량이 공급되면서 수도권과 지방 모두 올해 입주 물량이 2021~2022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다른 위원은 "견조한 기조적 물가압력,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성장과 물가 전망 등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의 긴축 기조가 상단 기간 유지될 수 있고 높아진 금리수준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부동산 부문의 부진이 심화되면서 실물경제 위축, 금융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당 기간은 보통 6개월 이상을 뜻하는데 올해 하반기 까지 금리 인하에 돌입하기 어려운 만큼, 부동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이 위원은 "그간 고평가 국면을 보이다가 지난해부터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부동산 경기는 금리수준, 경제주체들의 기대, 주택경기 순환 등을 고려할 때 올해 추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금통위원들은 최근 부동산 경기의 급격한 위축에 대응한 관련 규제 완화의 영향을 정책조합 측면에서 면밀히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근 당국이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확대하는 등 대출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것과 관련 금통위원들은 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3년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3.01.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3년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3.01.13. [email protected]

한 위원은 "최근 LTV 규제 완화가 부동산 경기의 경착륙 방지 차원에서 일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정책이 상이한 기조로 운용되면서 경제 주체들의 의사 결정이 어려워 지고 오히려 거래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위원은 "향후 경기가 개선되거나 금리가 낮아지는 시점에 주택 수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주택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무엇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른 일부 위원은 "그간 주택가격이 상당폭 고평가 됐던 만큼 추가 조정이 불가피해 보이는데, 최근의 규제 완화가 향후 주택가격의 조정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한은 관련부서는 "과거 부동산 경기 위축에 대응한 규제 완화가 경기둔화 국면에서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맞물리면서 시차를 두고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누증을 초래하였던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새마을금고를 비롯한 비은행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부동산금융 관련 리스크가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위원은 "최근 새마을금고를 중심으로 비은행 금융기관의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평상시에는 비은행 금융기관의 연체율 수준이 은행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금융긴축기 또는 경기하강기에 들어서게 되면 빠른 속도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경우 통계로 나타나는 것보다 잠재적인 부실 규모가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은 관련부서는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부동산 관련 법인대출"이라며 "새마을금고를 비롯한 비은행의 부동산 관련 법인대출은 그 규모가 상당하고 건당 평균 대출액도 큰 편이어서 관련 동향을 잘 살펴보겠다"고 답변했다.

또 "자영업자대출의 경우에도 부동산업 대출 비중이 높은 만큼 향후 부동산 경기 상황에 따라 연체가 빠르게 증가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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