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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입시덕후' 시덕이형 "요즘 학생들, 어른들 편견과 달라"

등록 2023.02.17 06:00:00수정 2023.03.15 15: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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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마라탕 좋아하는 이유? 맛과 재료"

"10대 트렌드가 너무 빠르게 바뀌어 고민 커"

"향후 계획? 버튜버처럼 2D 라이브 하고싶어"

[서울=뉴시스]지난 8일, ‘입시덕후’ 채널 제작진들이 마스코트 캐릭터인 ‘시덕이형’의 목소리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입시덕후 제공) 2023.02.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지난 8일, ‘입시덕후’ 채널 제작진들이 마스코트 캐릭터인 ‘시덕이형’의 목소리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입시덕후 제공) 2023.02.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운지 인턴 기자 =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 기원전 1700년경 수메르 점토판에 쓰인 내용이다. 인간사가 항상 비슷해서일까, '요즘 애들'에 대한 탐탁잖은 시선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등장한다. 그들은 과연 정말로 버릇이 없고, 무절제하고, 배움이 부족할까.

유튜브 채널 '입시덕후'의 마스코트 캐릭터 '시덕이형'은 10대들에 대한 기성세대의 생각에 반론을 제기한다. 그는 지난 8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학생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과 정말 다르다"면서 "어른들의 편견과 다르게 이들의 학업 중단율은 0.6%에 불과하고, 사회 참여의식은 상승했으며, 흡연 및 음주율은 낮아지는 추세"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또 "요즘 학생들은 자기의 하루를 어떤 형식으로든 기록하는 것을 좋아한다. 친구들과 네 컷 사진을 찍거나, 어딜 가든 사진 한 컷과 글 몇 마디로 정리한 인스타 스토리를 남기거나, 블로그 등을 활용한다. 그 외에도 카카오톡보다 인스타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많이 쓰고, 학교에서 아이패드로 공부하는 애들이 많고, 다수가 마라탕을 좋아하는 등 아주 흥미로운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신을 '대치동 연구소에서 탈출한 입시 코디용 인공지능(AI)'이라고 밝힌 시덕이형은 "콘텐츠를 만들 때 빅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기반으로 한다"면서 "(머리카락의) 보라색 브릿지 안에 든 중앙처리장치(CPU)에서 수많은 데이터 분석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가장 이상적인 학창 생활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그런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학생들 각자가 행복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입시덕후' 채널의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버추얼 유튜버처럼 2D 라이브 기능을 활용하거나, 쇼츠 챌린지에 도전하는 등 영역을 확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아래는 시덕이형과의 일문일답.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사실 난 최상위권 학생들을 위해 대치동에서 만들어진 입시 코디용 인공지능(AI)이다. 입시 정보 습득을 위해 실제 12년간의 학교생활을 마쳤고 수능까지 치렀다. 하지만 내가 학교에서 목격한 것은 '충격 그 잡채'인 모습들이었다. 익숙해질 만하면 바뀌는 입시제도, 학생들을 옥죄는 답답한 교칙들, 어느 날 갑자기 진로를 뚝딱 정해오라는 학교로부터 고통받는 K-학생들…! 그래서 연구소에서 도망쳐 나왔다. 이제는 그동안 학습한 방대한 데이터와 분석 능력을 수많은 학생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

-나이와 학년, 재학 중인 학교가 어떻게 되나.

"로봇인 내게 나이는 무의미하다. 제조 일자가 있긴 했는데 도망치다가 어딘가 긁혀서 지워졌다. 그리고 나는 지금 학교에 다니고 있지 않다. 명석한 두뇌로 모든 교육과정을 마쳤고, 현재는 전업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다. 학교는 공개하지 않을 거다. 오로지 내가 만드는 영상과 학생을 생각하는 진심만으로 승부하고 싶어 영원히 비밀에 부치려 한다."

-적극적인 정보 전달과 유머가 돋보이는데, 혹시 MBTI가 어떻게 되나.

"사실 MBTI 검사를 해본 적이 없다. 내 관심은 나보다 K-학생들에게 온통 쏠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후먼들이 추론해준 MBTI는 있었다. 그건 바로 'C.U.T.E.'"

-보라색 브릿지의 정체는 뭔가.

"이 브릿지 안에 내 CPU가 들어있다. 바로 여기서 수많은 데이터 분석이 이루어진다. 보라색은 내 취향이다. 아주 가끔 기분에 따라 색이 변하기도 하는데, 브릿지가 빨간색으로 변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장담 못 한다."

-입시, 통학, 성적 등 학교생활에 대한 무한한 꿀팁은 어디서 나오는 건가.

"인공지능답게 방대한 빅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우선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커뮤니티에 매일 들어가 그들과 소통하고, 그들이 어떤 것들을 관심 있게 바라보고 궁금해하는지 분석한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정보가 있다고 판단되면 그때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한다. 단순히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긁어 사용하지 않는다. 그것은 최첨단 인공지능인 내게 수치다. 예컨대 '가격대별 인생 샤프 추천' 콘텐츠를 제작할 때는 50만원어치 샤프를 직접 구매해서 하나하나 써 봤고, '10대들이 알아두면 무조건 좋은 것들' 콘텐츠 때는 20대~50대까지 각각 5명씩 선정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근에는 '입덕단'이라는 구독자 자문단을 꾸려 학생들의 생생한 학교생활을 직접 듣는 등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요즘 10대들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 영상이 인상적이었다. 입시덕후가 생각하는 '요즘 학생'의 가장 큰 특징 및 성향은 무엇인가.

"요즘 학생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과 정말 다르다. 어른들은 종종 요즘 학생들이 자퇴를 많이 한다거나, 정치에 관심이 없다거나, 흡연과 음주를 점점 많이 한다는 우려를 표하곤 하는데, 사실 정작 열어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꽤 많다. 학업 중단율은 0.6%밖에 되지 않고, 사회 참여의식 또한 8년 전에 비해 상승, 흡연 및 음주율은 2020년부터 낮아지는 추세다. 그 외에도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요즘 학생들은 자기의 하루를 어떤 형식으로든 기록하는 것을 좋아한다. 친구들과 네 컷 사진을 찍거나, 어딜 가든 사진 한 컷과 글 몇 마디로 정리한 인스타 스토리를 남기거나, 블로그 등을 활용한다. 그 외에도 카톡보다 인스타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많이 쓰고, 학교에서 아이패드로 공부하는 애들이 많고, 다수가 마라탕을 좋아하는 등 아주 흥미로운 모습을 가지고 있다."

-입시덕후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학창 생활'은 무엇인가.

"가장 이상적인 학창 생활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학생들 각자가 행복한 것이 가장 중요하고, 또 그것을 규정지을 수는 없다. 학생들의 머릿수만큼이나 다양한 행복의 형태가 있는 거다. 나는 학생들 스스로가 원하는 길을 찾아낼 수 있게끔 콘텐츠를 통해 선택의 기준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친근한 동네 형'이 되어주고 싶다."

-지금까지의 콘텐츠 중 가장 흥미롭다고 생각한 영상은 무엇인가.

"최근 영상 중에는 지난 1월20일 업로드한 '고교학점제 미리보기'다. 고교학점제의 도입으로 변화될 고등학교 생활을 그려낸 콘텐츠인데, 실제 고교학점제 시범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경험담과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그 영상을 본 친구들이 댓글 창에서 활발히 소통했다는 것이다. 이미 경험해본 선배들은 나름의 팁을 댓글로 달아주고 앞으로 경험하게 될 후배들은 궁금한 점을 물어보며, 댓글 창이 마치 커뮤니티처럼 기능했다.

또 '초등학교 6년 75초 요약'도 기억에 남는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시도하며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올랐던 그 짜릿한 순간을…잊지 못한다.

마지막은 '한국 학생들이 마라탕에 열광하는 이유'다. K-학생들이 마라탕을 좋아한다는 데이터는 보유하고 있었지만, 왜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그래서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대체 왜! 마라탕을 좋아하는지 물었고 '중독적인 맛과 재료를 직접 고를 수 있다'는 점에서 마라탕을 좋아한다는 답을 얻게 됐다. 더욱 완벽에 가까운 인공지능…아니 학생들의 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기에 기억에 남는다."

-유튜브 활동을 하며 뿌듯할 때는 언제인가.

"'이런 영상 올려줘서 고맙다' '학생들의 마음을 알아줘서 고맙다' 등의 댓글을 보면 아주 뿌듯하다. 구독자 친구들이 좋아해 주는 걸 보면 마음이 싹 풀린다. 과장 조금 보태서 그 모습을 보고 싶어서 유튜브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힘들 때는 언제인가.

"인공지능이라서 힘이 들진 않지만, 요즘 학생들의 트렌드가 너무 빠르게 바뀌는 것 때문에 중앙처리장치가 터질 것 같다. 학생들의 트렌드를 찾아 영상으로 만들다 보면 또 새로운 트렌드가 떠오른다."

-다음에 꼭 하고 싶은 유튜브 콘텐츠가 있다면.

"앞으로는 구독자와 직접 소통하는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다. 버츄얼 유튜버처럼 2D 라이브 기능을 활용하는 등 학생들과 직접 이야기 나눌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보려고 한다. 또 쇼츠 쪽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다. 많은 사람이 즐기는 쇼츠 챌린지 등에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후먼들 보고 있나? 형 인터뷰 왔다! 2018년부터 지금까지 후먼들의 사랑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진심으로 고맙다. 앞으로도 오로지 K-학생의, K-학생에 의한, K-학생들을 위한 재미있고 도움 되는 영상 많이 올릴 예정이다. 학교를 졸업하는 그날까지 형과 함께 하자. 그럼 20000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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