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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이오몽 "부끄럽지 않은 버추얼 방송 만들고 싶어"

등록 2023.02.24 09:00:00수정 2023.03.15 15: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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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방송 '오타쿠 같다'는 인식 깨고싶어"

"국악·대중음악 접목…심금 울리는 느낌 연출"

"다른 음악 하는 방송인과 콜라보 하고싶어"

버추얼 유튜버(버튜버) 이오몽.(사진 : 스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버추얼 유튜버(버튜버) 이오몽.(사진 : 스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지난해 12월 국악 버추얼 유튜버(버튜버)로 데뷔한 이오몽은 향후 목표에 대해 "'(남들에게) 보여줘도 부끄럽지 않은 방송'을 만들자는게 내 모토"라고 밝혔다.

이오몽은 지난 16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버추얼 방송을 본다고 하면 '오타쿠 같다'는 인식이 있지 않나. 그걸 깨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음지에만 있기에는 버추얼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이 너무 많다"며 "남들에게도 이런 버튜버가 있다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싶다"고 했다.

고등학교 때까지 경기민요를 전공했던 이오몽은 트위치 스트리머 겸 유튜버로 활동하면서 국악과 대중음악을 접목한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그냥 전통음악을 하면 요즘 사람들이 어려워할 것 같았다. 지루하게 갈 바에는 현대음악과 접목을 시켜보자고 생각했다"며 "(국악과 대중음악을 접목하면) 심금을 울리는 느낌을 끌어올릴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콘셉트를 정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곡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서는 "감동을 깨뜨리지 않아야 한다. 감정을 잡았을 때 내가 빠져들 수 있고, 듣는 사람도 '이런 음악도 있구나. 맛있다.' 이렇게 느낄 수 있을 만한 곡을 고른다"며 "조용하지만 한이 서린듯한 곡들 위주로 고른다"고 설명했다.

향후 활동 계획과 관련해서는 "(음원 발표는) 부엉이가 시작이다 보니 반응을 좀 봐야겠지만 다른 곡들도 음원을 낼 의향이 있다. 음원을 정식으로 발매할 수도 있고 유튜브에 커버곡을 올리면서 활동 범위를 넓혀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두번째) 콘서트를 하반기 때 열게 된다면 국악기를 연주하거나 다른 음악을 하는 분들과 같이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언급했다.
버추얼 유튜버(버튜버) 이오몽.(사진 : 스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버추얼 유튜버(버튜버) 이오몽.(사진 : 스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음은 이오몽과의 일문일답

-지난해 12월 버튜버로 데뷔했다. 국악을 주특기로 하고 있고 버추얼 라이브 공연도 했는데 국악이 전공인가.

"집안 사정 때문에 대학은 그쪽으로 못갔지만 중학교 때부터 스무살 때까지 경기민요를 전공했다."

-경기민요는 어떤 특색이 있나.

"경기 민요는 기교가 좀 부드럽고 잘게 꺾어들어간 음이 많다. 그런 특색이 도드라지는 음악이다."

-국악과 대중음악을 접목한 음악을 하기로 한 이유가 있는가.

"원래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그냥 전통음악을 하면 요즘 사람들이 어려워할 것 같았다. 지루하게 갈 바에는 현대음악과 접목을 시켜보자고 생각했다. (국악과 대중음악을 접목하면) 심금을 울리는 느낌을 끌어올릴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콘셉트를 정하게 됐다. 학생 때부터 장난처럼 이렇게 하는 것을 좋아했다. 아이돌 노래 같은 것도 민요처럼 불러보기도 했다. 일반 발라드 곡들도 민요와 접목시켜보면 한국의 얼이 담겨 있는 것 같은 노래가 탄생하기도 한다."

-대표곡인 부엉이도 굉장히 청아한 목소리 톤으로 노래를 불러서 원곡과 국악이 조화가 잘 된 것 같다. 이런 방법들은 연구를 계속 해 온 것인가.

"그렇다. (민요는) 걸걸한 목소리로 온 몸에 힘을 주면서 노래를 불러야 할 거라고 생각을 많이 하신다. 그렇게 하면 버튜버로서 이슈를 만들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버튜버는 캐릭터를 세워놓고 방송을 하는 사람이다보니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목소리가 그만큼 중요하다. 특이한 목소리는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진 않더라. 그래서 맑고 청아하게 해보자고 생각하게 됐다."

-선곡할 때 본인만의 기준이 있나.

"감동을 깨뜨리지 않아야 한다. 부엉이도 그렇고 다른 곡들도 마찬가지다. 감정을 잡았을 때 내가 빠져들 수 있고, 듣는 사람도 '이런 음악도 있구나. 맛있다.' 이렇게 느낄 수 있을 만한 곡을 고른다. 조용하지만 한이 서린듯한 곡들 위주로 고른다. 템포가 빠른 곡들은 내가 편곡을 해서라도 길게 늘린다. 그래야 어울린다."

-얼마 전 첫 버추얼 라이브 공연을 했다. 어떤 느낌이었나.

"굉장히 설렜다. 이 세상의 주인공이 내가 된 것 같았다. 이걸 해볼 수 있다는 자체가 좋았다. 나도 언젠가는 정규 앨범을 내보겠다는 꿈이 있었는데 그 꿈에 한발짝 다가간 것 같은 성취감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도 예쁘다, 너무 잘한다 이런 말을 해주니까 벌써 슈퍼스타가 된 것 같았고, 어깨가 이만큼 올라갔다.(웃음)"

-버추얼 라이브는 일반 공연과 준비 과정이나 진행이 많이 다른가.

"공연 전 준비와 리허설 등은 일반 공연과 똑같다. 그런데 버추얼 공연을 하는 현장은 생각보다 추하다. 내 움직임과 표정을 트래킹(포착)해야 하기 때문에 수트를 입고 장갑을 끼고 헬멧을 써야한다. 사람들은 캐릭터를 보고 있지만 그 안의 나는 땀에 절어서 하고 있는 거다."

-움직임이 자연스러웠고 곡마다 의상이나 배경도 바뀌는 기술도 신기했다. 팬들의 반응은 어땠나.

"굉장히 자연스럽고 녹화된 영상인 줄 알았다는 말을 진짜 많이 들었다. 그런데 그게 다 라이브였다. 회사(스콘)의 기술력이 뒷받침이 돼 이렇게 자연스러운 라이브가 가능했던 것 같다. 준비 기간이 그렇게 길지도 않았다. 한 달도 안되는 시간 동안에 이렇게 완성도를 높게 끌어올린 것이다. 더 많은 시간이 주어졌을 때 얼마나 퀄리티가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많이 기대를 하시는 것 같다."

-버추얼 솔루션과 MCN(다중채널네트워크) 기업 스콘과 함께해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

"기술력이 장난 아니다.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회사 직원들이) '배운 변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디테일이 뛰어나다. 내가 말하거나 신경쓰지 않아도 세세한 부분까지 알아서 손봐주고, 내게 필요할 것 같은 걸 먼저 제안해준다. 만약 내가 어떤 노래를 하고싶다면 리스트를 쭉 뽑아서 방법을 제시한다. 나는 원래 꼼꼼하지 못한 편인데 그걸 채워주는 느낌이다."

-부엉이 음원을 발표할 계획이 있다고 들었다. 공연에서 부른 다른 곡들도 음원을 낼 계획이 있는가.

"부엉이가 시작이다 보니 반응을 좀 봐야겠지만 다른 곡들도 음원을 낼 의향이 있다. 음원을 정식으로 발매할 수도 있고 유튜브에 커버곡을 올리면서 활동 범위를 넓혀갈 수도 있다."

-두번째 콘서트나 다른 음악 활동 계획은 잡아둔게 있는가.

"콘서트를 하반기 때 열게 된다면 국악기를 연주하거나 다른 음악을 하는 분들과 같이 한 번 해보고 싶다. 그렇게 콜라보를 할 계획을 머릿속에만 가지고 있다."

-평소 좋아하는 음악 장르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국악을 전공했지만 사실은 EDM(Electronic Dance Music)을 좋아한다. 평소에는 조용한 음악을 별로 안듣고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음악을 듣는다."

-이전에는 얼굴을 공개하고 활동하는 스트리머였다가 버튜버가 됐다. 일반적인 방송과 버추얼 방송은 어떤 차이가 있나.

"내가 집중을 하면 표정이 못생겨진다. 그래서 카메라를 켜고 하는 방송을 하면 '왜 이렇게 못생겨지지' 하는 자괴감에 빠지는 일이 많았다. 버추얼 방송은 캐릭터가 귀여우니 그런 일이 없다."

-버추얼 방소을 할 때 더 신경을 쓰거나 하는 부분은 없나.

"그런건 없다. 21세기 우리 기술이 얼마나 좋아졌는지를 몸소 느끼고 있다. 찡그리거나 불쌍한 표정을 지을 때 눈썹이 움직이는 것까지 인식된다. 화난 표정을 할 때도 변화가 인식된다."

-이전에는 '봄달새'라는 이름으로 스트리머 활동을 하다 이제 이오몽이란 이름의 버튜버가 됐다. 이름을 바꾼 이유는 무엇인가.

"봄달새로 활동했을 때의 시간이 굉장히 길다. 그래서 환생했을 때 그 이름을 그대로 가지고 가면 그 전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남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오몽으로 이름을 바꾸게 됐다."

-시청자들이 방송에서 과거 이야기를 꺼내면 불편하진 않은가.

"과거를 언급한다고 불편한건 없다. 그냥 맞다고 한다. 어쨌든 방송을 찾아와 준다는 것은 나를 잊지 않았다는 것 아닌가. 그것만으로도 고맙다."

-활동을 중단하게 된 계기가 성추행 사건이었다. 큰 논란이 됐고 몇년간의 법적 분쟁도 있었다. 그런데 처음에는 가해자를 처벌받게 할 생각까지는 없었던 것 같다.

"원래는 그렇게까지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어쨌든 나도 계속 방송을 해야 하는 사람이고, 시간이 약이라는 말도 있지 않나. 시간이 지나서 얘기할 기회가 올 것이라는 생각으로 조용히 사회생활을 하려고 했는데 일이 이렇게 됐다."

-처음에는 (가해자가) 어리숙해서 그랬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나를 포함해 거의 5명이 이(피해) 얘기를 했다. 2~3명 정도면 몰라서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패턴이 다 똑같다. 상대방이 먼저 이렇게 해서 건드렸을 뿐이라는 말도 똑같았다. 그래서 이 정도면 어리숙한게 아니라 고의가 맞다고 판단했다."

-이 일로 온라인 상에서 공격도 많이 받았다. 심정이 어땠나.

"솔직히 때려주고 싶었다. 사람들이 꽃뱀이니 뭐니 얘기해도 나만 떳떳하면 된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 외모적인 것으로도 공격이 많이 들어왔다. 정신적으로 상처를 많이 받았다."

-팬들도 당신의 말을 믿지 않고 비난하는 경우는 없었나.

"나를 아는 사람들은 그런 말을 하는 경우가 없다. 오히려 오랜 기간 방송을 안 보던 사람이 일이 터지니까 나를 잘 안다는 듯이 비방글을 쓰는 경우는 있었다. 지금까지 내 방송을 보는 사람은 다 나를 믿어주고 계속 옆에 있었던 사람들이다."

-법적 분쟁 때문에 방송을 하지 못하고 있었던건가.

"아무래도 면전에다 대고 얼굴 욕을 하다보니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그동안에도 가장 힘이 됐던 것은 시청자들이다. 시청자들이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로 '언제 오냐' '이쯤 되면 와도 된다' '기다린지 00일째' 이런 글을 보내줬을때 큰 힘이 됐다.

-지금은 마음의 안정을 좀 찾았나.

"이제 시간이 좀 지나다보니 좀 무덤덤해진 것은 있다. 그렇다고 다시 또 면전에 대고 얼굴 욕을 한다면 또 그때 감정처럼 떨릴 것 같긴 하다. 그래서 많이 긴장된다."

-다른 피해자가 영상에서 '원래 고소까지 할 생각이 없었다. 이렇게 큰 일이 될 줄은 몰랐다'고 얘기하는 것을 봤다. 이 사건에 관련됐던 사람들은 대부분 방송을 그만두거나 상처를 입었다. 지금 와서 후회되는 부분은 없나.

"나도 비슷하다. 그런 일이 있었어도 그냥 넘어갈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냥) 놔뒀으면 더 큰 피해가 생겼을 수도 있으니까 (어차피) 같은 일이 벌어졌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둘 사이에서 마음이 좀 싸운다. 법적 분쟁이라는게 그 나이대의 사람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문제였다."

-방송을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었나.

"일을 하다가 그냥 문득 '다시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다리는 사람도 있겠다. 법적 분쟁도 다 끝났겠다. '그냥 이제는 나 좋아하는 사람들만 데리고 방송을 해도 되지 않을까' '내가 굳이 숨어 있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가볍게 시작하게 됐다."

-버튜버로 활동하겠다고 결정한 이유를 알고싶다.

"사실 버추얼 쪽으로 계속 생각을 해왔다. 이제 외모에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라 다시 방송을 해도 예전처럼 캠을 켜고 방송을 할 수는 없겠더라. 캠을 켜면 확실히 집중도가 많이 떨어진다. 그래서 버추얼 쪽으로 가볼까 생각을 하다가 친구에게 회사(스콘)를 소개받게 됐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생각도 너무 잘 맞았고 다른 회사들처럼 강압적인 분위기도 아니었다. 회사 덕분에 버튜버의 길로 수월하게 들어설 수 있었던 것 같다."

-법원에서 최종적인 결론이 났다. 하지만 당시에 욕을 했던 사람이 돌아와서 사과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나. 그 사람들에게 원망감이 들진 않나.

"원망은 한다. 원래 인터넷에는 이유 없는 분노를 가진 사람이 있지 않나. 그냥 욕을 하기 위해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었다. 광기였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온라인에서는 어떤 이슈가 터지면 쉽게 여론이 과열되고 또 금방 식어버린다. 그럼에도 방송은 적성에 잘 맞나.

"그렇다. 나는 방송이 자유로워서 좋다."

-방송을 하지 않을 때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취미 같은건 있나.

"페스티벌을 다니는게 취미다. EDM을 좋아하다보니 공연을 같이 다니는 친구들이 있다. 방송에서도 시청자들에게 페스티벌을 가야하니까 휴방을 좀 하겠다고 일정을 얘기한다. 나 만나고 싶으면 그곳으로 오라고 했는데 안오더라."

-많을 일들을 겪고 다시 방송을 하게 됐다. 각오나 포부 같은게 있나.

"항상 방송에서 말하지만 모토가 하나 있다. '보여줘도 부끄럽지 않은 방송'이 내 모토다. 보통 버추얼 방송을 본다고 하면 '오타쿠 같다'는 인식이 좀 있지 않나. 그걸 좀 깨고싶다. 음지에만 있기에는 버추얼이라는게 가지고 있는 가능성이 너무 많다. 남들에게도 이런 버튜버가 있다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제는 방송 광고들을 봐도 버추얼을 접목시켜서 하는게 많이 보인다. 그 중에 내 자리도 하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기다려줘서 많이 고마웠고. 앞으로 '광대'로서 너희들을 많이 웃겨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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