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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엔플러스 주식 300억 쓸어담은 외국인…정체는

등록 2023.03.28 10: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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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만여주 폭풍 매집…외국인 순매수 1위 올라

단일 주체 가능성 낮아…검은머리 외국인 추정도

이엔플러스 주식 300억 쓸어담은 외국인…정체는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이엔플러스에 다소 이례적인 규모의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가 무슨 목적으로 이엔플러스 주식을 사들였는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시장에서는 해당 매수세에 대해 '검은 머리 외국인'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외국인 투자자는 하루 만에 이엔플러스 주식 365만3256주를 쓸어담았다. 약 297억원 규모다. 이는 지난 2003년 이엔플러스가 증시에 상장한 이래 역대 최대치다.

대규모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이엔플러스는 전날 전체 상장사 가운데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엔플러스와 같은 시가총액 5000억원 안팎의 중소형 종목이 순매수 1위에 오르는 경우는 드문 일로 평가된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외국인 투자자의 정체가 누구인지에 모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해당 외국인 투자자가 단일 주체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만약 단일 외국인 투자자가 이엔플러스의 주식을 쓸어 담았다면 한국거래소로부터 '단일계좌 거래량 상위 종목'으로 지정됐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단일계좌 거래량 상위 종목 지정 요건은 당일 정규 시장 중 특정 계좌에서 순매수(순매도)한 수량이 상장 주식수 대비 2% 이상이고, 당일의 종가가 전날 종가보다 5% 이상 상승(하락)인 경우다. 전날 매수세로 유입된 365만3256주는 이엔플러스의 전체 상장 주식수(약 5834만주)의 6%를 웃돈다. 당일 종가 또한 상한가로 마감해 부합했지만 단일계좌 거래량 상위 종목으로 미지정됐다. 단일 주체가 매수한 것이 아니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또 외국인 매수세로 유입된 365만3256주 가운데 256만1858주가 외국계 창구로부터 주문이 들어오긴 했으나 제이피모간에서 유입된 171만5100주를 제외하고는 SG증권(48만6844주), 모건스탠리(27만5581주), UBS(6만5791주) 등 특별한 수급 불균형이 감지되지는 않았다. 그외 국내 증권사에서 신한금융투자 창구에서 101만4876주가 순매수됐다. 단일 외국인 투자자가 특정 목적을 갖고 이엔플러스를 매집에 나섰다고 해석하기엔 설득력이 떨어지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해당 매수세가 '검은 머리 외국인'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검은 머리 외국인은 외국 자본인 척 우리 증시에 투자하는 한국인을 말한다. 외국인 수급이 중요한 투자 동인이라는 점을 이용하는 세력으로, 주로 코스닥 시장 등 중소형주에 투자해 주가를 끌어올려 일반 투자자들을 모은 뒤 시세 차익을 챙기고 빠지는 이른바 '먹튀 수법'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종목 중에도 향후 전망이 유망한 곳이 많이 있고, 이런 가능성을 사전에 분석하고 찾아내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꽤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검은 머리 외국인들이 주로 활동하는 중소형 종목에서의 외국인 순매수는 대형주의 외국인 수급과 성격이 다른 경우가 많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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