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대출 줄이는 美·유럽 은행들...글로벌 경기 침체 커지나

등록 2023.03.31 05:00:00수정 2023.03.31 15:27:5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취리히=AP/뉴시스]18일(현지시간) 취리히에서 스위스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와 UBS의 모습. 2023.03.19.

[취리히=AP/뉴시스]18일(현지시간) 취리히에서 스위스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와 UBS의 모습. 2023.03.19.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국과 유럽 대형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대출감소가 글로벌 경기침체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은행권 대출이 1% 감소할 경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각각 0.1%포인트, 0.3%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지난달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은행들은 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한 달 전보다 32억3000만 달러 줄였다. 

미국과 유럽 은행권에서 기업대출 기준을 다시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대기업 대출 기준을 강화한 은행의 순비율은 2021년 2분기(-32.4%)에서 지난해 4분기 44.8%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유럽도 이 비율이 같은 기간 1.23%에서 25.96%로 큰 폭 상승했다.

미국과 유럽의 은행권 불안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은행의 대출 감소로 인한 성장 둔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은행 대출은 금리인상에 따른 대출 수요 위축, 은행의 시가총액 감소, 자본 재조정 등에 따라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또 미실현 손실에 대응하기 위한 자본 확충 과정에서도 신규대출을 지연시킨다. 은행의 시가총액 감소는 은행의 자본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대출기준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시가총액이 1% 줄어들 경우 미국과 유럽의 대출 증가율이 각각 0.08%포인트 감소하고, 은행 자본이 1% 감소할 때 미국과 유럽 대출 증가율이 각각 0.25%포인트, 0.31%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김우진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최근 은행의 시가총액 감소와 자본재조정 등의 영향을 반영하면 미국과 유럽 은행의 대출은 각각 3~5%포인트, 1~1.2%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경우 올해 미국과 유럽 GDP 성장률이 0.3~0.5%포인트, 0.3~0.4%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른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연쇄적인 은행 파산과 정부의 규제 변화, 지속적인 예금 인출 등이 발생할 경우 은행의 대출 민감도가 더 크게 확대되면서 GDP 성장 둔화 효과도 더 커질 가능성 잠재한다"며 "미국 및 유럽 은행권의 대출감소에 따른 성장률 둔화 효과의 정도에 따라 향후 통화정책 긴축 강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했을 때 국내 성장률이 0.1%포인트 떨어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번 사태만으로는 미국과 국내 실물경기가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현재 미국의 내수가 탄탄하고 고용시장이 좋은 상황에서도 금융불안이 발생한 만큼, 하반기 미국의 실물 경제가 악화되고 이 상황에서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갑작스럽게 돈이 돌지 않는다거나 자본 조달이 어려워 진다면 미국의 신용경색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하반기부터 경기침체가 본격화 되고, 불안이 증폭돼 신용수축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