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77.2%, 기대했던 80%에 못미친 이유는
당초 이번 대선은 최순실 게이트에 이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으로 정치권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져 대선 투표율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대선 사상 처음으로 사전투표가 실시됐고, 나아가 26.06%라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해 이날 최종 투표율도 80%에 근접하지 않겠느냐 하는 예상이 우세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지난 대선과 비슷한 수준에서 멈췄다. 사전 투표를 실시한 데다 오후6시에 끝나던 투표가 오후8시까지 두시간 연장됐음에도 실제 투표율이 지난 대선 때와 비슷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투표 무관심층이 적지는 않았다는 반증이다.
특히 이번 집계를 보면 지역별로 편차가 컸다. 충남 제주 강원 충북 인천 경북 부산 대구 등이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낮았는데 이는 정치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충남과 충북이 낮은 데에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안희정 충남지사가 본선에 나서지 못하게 되면서 이른바 '충청 대망론'이 꺾인데 따라 유권자들이 대선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또 대구 경북과 부산 등 전통적인 구 여권 텃밭의 투표율이 예년과 비슷하거나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보수진영 후보가 상대적으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등 진보진영에게 크게 뒤지는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적극적인 투표 의지가 떨어진 것이란 분석을 할 수 있다.
2002년 제16대 대선 당시 투표율이 70.8%로 급락했고, 2007년 제17대 대선에서는 역대 최저 투표율인 63%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 2012년 제18대 대선에서야 75.8%로 다소 반등했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처음 실시된 사전투표에 높은 투표율(26.06%)이 나타났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 지난 4일과 5일 양일 간 대선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사전투표에 전국 4247만9710명의 선거인 중 1107만2310명이 투표한 것이다. 지역 소재지와 상관없이 어디서든 투표할 수 있게 됨으로써 차후 선거에서는 사전 투표가 더욱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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