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 무승과 개구리 점프, 이 기회에 굴욕 청산
【포르투 알레그레(브라질)=뉴시스】
한국은 그동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이렇다 할 재미를 보지 못했다. 1,3차전은 물론 16강, 8강에서도 기쁨을 맛봤지만 유독 2차전은 잘 풀리지 않았다. 9회 연속 출전의 시발점이 된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가장 최근에 나섰던 2014년 브라질 대회까지 4무4패로 승리가 없다.
1986년 대회 2차전 상대는 불가리아였다. 전반 11분 만에 선제골을 헌납한 한국은 후반 25분 김종부 현 경남FC 감독의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리는 없었지만 월드컵 사상 첫 승점 획득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는 스페인과 격돌했다. 여전히 회자되는 황보관의 대포알 프리킥이 이 경기에서 나왔다. 결과는 1-3 패배였다.
1994년 미국 대회는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스페인과의 1차전에서 서정원의 극적인 동점골로 사기가 오른 한국은 볼리비아를 제물로 통산 첫 승에 도전했다. 그러나 믿었던 황선홍의 슛은 연거푸 골문을 외면했다. 후반 추가시간 하석주는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놓쳤다. 하석주는 추후 "서정원의 스페인전 골을 보고 인프런트로 감아 찼는데 실수였다"고 회상했다.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는 유럽의 강호 네덜란드와 만났다. 오렌지색으로 뒤덮인 경기장 분위기에 잔뜩 주눅이 든 한국은 0-5로 무너졌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국민 영웅으로 칭송 받던 차범근 전 감독은 이 경기 후 경질의 수모를 당했다.
당시 네덜란드를 이끌던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은 4년 뒤인 2002년 한일 대회에서 한국 지휘봉을 잡았다. 1차전에서 폴란드를 2-0으로 꺾은 한국은 미국과의 2차전에서 1-1로 비겼다.
【쿠아우테목(멕시코)=AP/뉴시스】 굴욕을 선사했던 블랑코.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는 최고 선수인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격돌했다. 메시의 드리블에 한국 수비수들은 줄줄이 나가떨어졌다. 결과는 1-4 참패였다.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는 정보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1승 상대로 지목했던 알제리는 생각 이상으로 강했다. 전반에만 3골을 내준 한국은 2-4로 경기를 마쳤다.
이틀 뒤 마주할 멕시코에게는 특별히 갚아야 할 빚이 있다. 1998년 프랑스 대회 1차전에서 멕시코와 만난 한국은 하석주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이후 세 골을 내줘 무너졌다. 콰우테모크 블랑코는 공을 다리 사이에 낀 채 점프하는 개인기로 한국 수비진을 농락했다. 패배 못지 않은 쓰라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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