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 4명 하모니…포르테나가 하나의 장르"
'팬텀싱어4' 준우승
'네아폴리스' 무대로 각인
"색깔 다채로워져…노래로 보답"
왼쪽부터 포르테나 이동규, 오스틴 킴, 서영택, 김성현.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JTBC '팬텀싱어4'에서 '포르테나'는 가장 늦게 팀을 결성했지만, 가장 완벽한 하모니를 보여줬다. 심사위원인 가수 윤종신이 "왜 이제 만났느냐. 이제라도 만나서 다행"이라고 할 정도다. 테너 네 명이 만나 30~40명 합창단 소리를 냈고, 엄청난 에너지를 보여줬다. 준우승해 속상할 법도 한데 "앞으로 행보는 우승으로 갈 것"이라며 행복해했다.
리더 오스틴 킴(31)은 "준우승이라는 좋은 성과를 걷어서 감사하다"며 "너무 늦게 만나서 서사가 없던 팀이었는데, 결승 1차전에서 처음으로 같이 무대를 선보이고 예상치 못한 화합을 보여줬다. 그 성원에 힘입어 많은 연습을 했고, 기대도 있었다. 우리 멤버들 목소리가 어우러졌을 때 쾌감과 만족감이 대단해서 우승을 노렸다. 우승을 위해 달렸지만,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서 크게 아쉽지는 않다"고 털어놨다.
"테너 네 명으로 이뤄진 최초의 그룹이다. 성악가 네 명이 들려줄 수 있는 웅장함이 있는데, 우리가 뿌리가 될 것 같다. 목소리 색깔과 음역대가 달라서 우리만이 보여줄 수 있는 독보적인 하모니가 있다. 결승 1차전에서 확실히 어필, 팀의 정체성이 생겼다. 우리는 아름다운 소리만 들려주려고 하지 않고 진정성에 초점을 맞췄다. 앞으로도 가사에 메시지를 담고,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 훗날 포르테나가 하나의 장르가 됐으면 좋겠다."
포르테나는 카운터테너 오스틴 킴·이동규(45), 테너 서영택(30)·김성현(26)으로 꾸렸다. 결승 1차전에서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네아폴리스'(Neapolis)를 불러 1위를 차지했다. 최종 결승전에서 '리베란테'(김지훈·진원·정승원·노현우)에게 우승을 내줬지만, 이 무대로 많은 대중에게 포르테나를 알렸다. 이동규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라며 "음악 생활하며 울컥하면서 까지 노래를 한 기억은 드물다. 이 친구들과 노래하는 도중에도 울컥해 울음을 참으면서 불렀다. 그 순간이 행복했다. 당시 방청객 400명이 있었는데, 7표 빼고 393표를 받았다. (포르테나로서) 첫 무대였는데 인정 받아서 감동했다. 눈물이 펑펑 났다"고 짚었다.
이미 오스틴 킴과 이동규는 포지션 배틀에서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일칸토'(Il Canto) 듀엣 무대로 시너지 효과를 보여줬다. 오스틴 킴은 "일칸토는 포르테나의 처음과 끝인 느낌"이라며 "포지션 배틀이었지만 그때도 팀 같았다. 동규 형과 둘만의 케미스트리를 느꼈다. 내 인생에서 손 꼽히는 무대"라고 회상했다. "(심사위원인) 김문정 감독님이 나와 동규형의 시너지를 계속 언급해줘서 더 와닿았다"며 "(콰르텟 2차전에서) '태양의 남자들'로 무대를 선보였을 때 윤종신 프로듀서님이 '오스틴이 팀의 무기네요'라고 칭찬했다. 내가 몰랐던 무기를 찾고, 해결하지 못한 숙제를 해결한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동규는 팬텀싱어 시즌1~시즌4(2016~2023) 지원자 통틀어 역대 최고령이다. 수많은 제자를 양성하고 있지만, 팬텅싱어4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물론 "너무 부담됐다. 26년 넘게 솔로 활동하고 있는데, 팬텀싱어4에 나가면 '내가 쌓은 경력을 다 잃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난 X세대인데 MZ세대와 잘 소통할 수 있을지도 걱정했다"며 "오스틴이 많이 도와줬고, 이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줘서 용기를 얻었다. 잘 놀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 떡두꺼비 같은 동생들을 만나서 행복하다"고 했다.
"선곡이 가장 힘들었다. 지난 시즌에 나온 곡은 안 하려고 노력했다. '이거 괜찮다' 싶으면 전 시즌에서 다 해 선곡 과정이 힘들었다. 난 나이가 있어서 7080 노래를 많이 아는데, MZ세대인 멤버들은 모르는 곡이 많더라. 내 제자들이 멤버들과 또래라서 같이 놀다 보니 정신연령은 약간 낮다. 팬텀싱어4를 통해 콩쿠르 아닌 콩쿠르에 도전했는데, 예전 감정이 샘솟아서 재미있었고 마음껏 노래했다."
막내 김성현은 "동규 형 무대 직캠을 보며 연구했다. 형은 첫 무대부터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 참가자가 아니라 초대가수 같았다"면서 "형 표현법을 따라하려고 하다 보니 처음 노래했을 때보다 많이 성장했다. 같은 팀이 된 후 형이 매일 발성과 감정 표현 등을 가르쳐줬다. 최고의 선생님을 만났다"며 좋아라했다. 결승 2차전을 준비하며 "가장 힘들었다. 결승 1차전에서 많이 사랑을 받아 '그 이상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과 압박감이 심했다. 형들이 토닥여줘 의지했고, 다시 노래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서영택은 포르테나가 된 후 "내 색깔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더 다채로워졌다"고 설명했다. "프로듀서 오디션 이후 계속 추가 합격 돼 '내 역량이 여기까지인가?'라고 의심하는 순간이 많았다. 당시 멤버들을 만나 자존감을 회복했다"면서 "처음에는 4중창을 하며 정서적 교류를 하고, 음악에 녹여 드는 것까지 표현해야 해 걱정이 많았다. 마지막 라운드까지 거치며 기존에 음악을 바라보는 관점이 깨졌다"고 부연했다.
"4라운드에서 윤학준 선생님의 '나 하나 꽃피어'를 불렀을 때기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 선곡이 10회차까지 안 됐는데, 내가 가사 중심으로만 생각해 이 곡을 떠올렸다. 서아비벌 경연에 꼭 맞는 가사였다. 이 곡으로 1위 할 수 있었고, 계속 탈락 하다가 추가 합격 해 멤버들과 '다시 보자'고 한 약속을 지켰다. 너무 찬란하고 벅차서 눈물이 고이고 호흡이 가빠졌다. 이렇게 노래 부른 적은 처음이라서 그 기분을 잊을 수 없다. 결승 1차전 네아폴리스 무대를 보고 위로 받고 삶의 원동력이 됐다는 분들이 많더라. 앞으로도 치유·감동 받을 수 있는 노래로 보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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