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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A 2차 난이도 '최상'이었다는데…이 이유 때문?

등록 2024.07.24 07:00:00수정 2024.07.24 09: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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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지적 이후 '재채점' 점수조정 불가능해져

이번주부터 2주 간 채점

 CPA 2차 난이도 '최상'이었다는데…이 이유 때문?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이번주부터 공인회계사 2차 시험 채점이 시작된 가운데 채점관들이 유난히 골머리를 앓고 있다. 회계사 시험은 절대평가로 합격자가 결정되지만 당국이 정한 최소 선발 예정 인원이 있어 규모를 고려해 채점할 필요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감사원 지적 이후로는 그간 관행처럼 해온 '재채점'도 불가능해졌다. 이번 회계사 시험이 역대급 난이도를 보인 것도 전반적인 평균 점수를 낮춰 최소 선발 인원을 웃도는 합격자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번주부터 약 2주 간 지난달 말 치러진 공인회계사 2차 시험에 대한 채점이 진행된다.

올해 공인회계사 2차 시험 접수자는 총 4567명, 최소 선발 인원은 1250명이다. 최소 선발 인원은 금융당국이 매년 시장의 회계사 수요를 고려해 정하고 있다. 이번 선발 인원은 역대 최대 규모다.

시험 채점에 앞서서부터 채점관들이 채점 기준 등을 놓고 골머리를 앓은 것으로 전해진다. 회계사 시험은 시행령상 일정 점수 이상을 넘기면 합격되는 절대평가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당국이 생각하는 적정 선발 인원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절대평가 취지가 잘 지켜지지 않아왔다. 채점 도중 기준을 변경해 60점 언저리 점수를 다시 매기는 식의 재채점이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감사원은 이 같은 점수 조정 행태를 지적하며 제동을 걸었다.

지난해 8월 감사원은 "금융위원회는 상대평가처럼 목표 인원을 미리 설정했고 금감원은 금융위가 원하는 목표 선발 인원 수준으로 합격자 수가 조절될 때까지 채점을 반복하고 점수도 조정했다"고 지적했다.

또 "금감원은 채점을 완료한 뒤 응시생 이의 제기 방지 및 합격자 수 관리 등을 위해 합격 기준(60점)에 근접한 59점대 답안지를 모두 골라냈다"며 "59점대 점수를 60점대로 올려 합격시키거나 아니면 58점으로 낮출 것으로 채점 위원에게 요구했고 이에 따라 점수가 상·하향 조정됐다"고 덧붙였다.

감사원 지적 이후 금감원은 채점관들의 채점 결과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 또 채점관들 역시 처음 정한 기준에 따라 채점한 뒤 다시 수정할 수 없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한번 채점하면 바꿀 수 없어졌기 때문에 채점관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번에 잘 채점에 최소 선발 인원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역대 최다 규모 선발에도 난이도는 '불시험'이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수험생들 사이에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점수 조정을 못하는 상황에서 '물시험'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불시험은 골치 아픈 상황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험이 너무 쉬워 전과목 60점 이상 득점자가 많아지면 이들을 모두 합격시켜야 해 애초 생각한 규모를 크게 벗어날 수 있다.

공인회계사법 시행령에 따르면 회계사 시험은 5과목 모두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을 받으면 합격하는 절대평가로 진행된다.

최소 선발 예상 인원에 미달하는 경우엔 60점에 미치지 못해도 총점 고득점순으로 선발하고 있기 때문에, 높은 난이도로 60점 이상 득점자가 적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대로 쉬운 난이도에 평균 점수가 너무 높아지면 법적으로는 모두 합격자가 돼야 하는 것이다.

한편 2차 시험 채점 약 2주를 거쳐 합격자 발표는 9월6일 이뤄질 예정이다. 결과는 채점이 더 빨리 끝날 경우 조기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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