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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냐, 해리스냐…업종별 희비 갈려[요동치는 증시③]

등록 2024.07.28 14:00:00수정 2024.07.28 14: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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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시 우크라재건·가상자산↑전기차·2차전지↓

해리스 수혜주는 마리화나·친환경에너지…iMBC도 급등

투자자들 피로감↑…누가되든 상관없는 '로우볼' 전략도


[미국=AP/뉴시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2024.07.24.

[미국=AP/뉴시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2024.07.24.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미국 대선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사임 후 사실상 후보로 확정된 카멀라 해리슨 부통령의 지지율 추이에 따라 업종별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작은 지난 13일(현지시간)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하던 중 피격당했다. 오른쪽 귀 윗부분에 총알이 관통하는 부상을 입었으나 피를 흘리는 와중에도 주먹을 쥐어 보이며 지지자들의 결집을 이끌었다.

이후 트럼프 당선확률이 치솟으며 국내증시에 트럼프 수혜주에 투자하는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이 뚜렷해졌다. 방산, 우크라이나 재건, 가상자산 관련주가 치솟고 전기차와 2차전지 등 친환경주가 급락하는 등 증시가 요동쳤다.

하지만 2주만에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외신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가 임박했다는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대안으로 카멀라 해리스(59) 부통령이 유력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해리스 트레이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19일 국내증시에서 마리화나(대마), 남북경협주 등이 급등세를 보였다. 대마 테마주로 꼽히는 우리바이오는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고, 애머릿지(13.54%), 오성첨단소재(12.10%), 엔에프씨(5.97%), 화일약품(5.97%), 한국비엔씨(4.92%) 등이 일제히 올랐다. 미국 민주당은 연방정부 차원의 마리화나 합법화를 추진 중이다. 해리스 역시 2020년 TV토론회에서 "연방정부 차원에서 마리화나 합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친환경에너지주가 일제히 상승했고, iMBC도 12.5% 급등했다. iMBC가 수혜주로 꼽힌 것은 MBC 기자 출신인 박영선 전 장관의 남편 이원조 변호사가 해리스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와 미국 3위 로펌인 DLA파이퍼에서 함께 근무하며 친분을 쌓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까지만 해도 민주당 승리 가능성은 낮았다.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해리스로 후보를 바꾼다 해도 승리 가능성이 다소 높아질 뿐 트럼프 대세론을 꺾지는 못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지난 21일(현지시간) 바이든이 재선 도전 포기를 선언하고 해리스 지지를 선언한 후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지난 22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양자대결에서 해리스가 44%, 트럼프가 42%로, 해리스가 오차범위(±3%p) 이내 우세를 나타냈다. 다자대결의 경우 해리스가 42%, 트럼프가 38%,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8%로 해리스가 더 유리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뉴시스] 23일(현지시각) 미국 NPR, PBS, 마리스트대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6%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45%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오차범위는 ±3.5%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가 44% 지지율로 트럼프(42%)를 2%p 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차범위는 ±3%p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23일(현지시각) 미국 NPR, PBS, 마리스트대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6%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45%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오차범위는 ±3.5%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가 44% 지지율로 트럼프(42%)를 2%p 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차범위는 ±3%p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트럼프 트레이드 수혜주로 꼽히던 종목들이 기세를 잃었다. 반면 해리스 수혜주들은 급등세를 이어갔다.

미국 대선 상황에 따라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며 투자자들의 피로감은 극심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누가 당선되든 수혜를 입을 업종, 큰 영향을 받지 않은 업종에 투자하는 '로우볼' 전략도 주목받는다. 조선 등 실적 개선주, 누가 되더라도 수혜를 입을 에너지, 제약바이오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여론조사가 광범위하게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리스 지지율이 트럼프를 앞서고 있다고 확신하기 어렵지만 미 대선 구도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음은 분명하다"며 "해리스 효과가 나타나면서 트럼프 트레이드도 주춤해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연구원은 "바이든 사퇴 후 해리스는 민주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며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며 "그동안 트럼프의 공격논리였던 고령 이슈가 부메랑으로 돌아오며 결과가 미궁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리스가 바이든 사임 후 24시간 만에 8100만 달러를 모금한 것은 민주당 뿐 아니라 미 대통령 역사상 일일 최다 기록으로, 그만큼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이 강함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다올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아직 8월 민주당 전당대회, 9월 2차 TV토론회 일정 등이 남았고 민주당이 어떤 대안을 제시할 지에 따라 대선 판도가 다시 한 번 흔들릴 수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은 트럼프 재당선 시나리오에 대해 고민하는 게 적절한 시점이며, 산업재·헬스케어 선호, IT 중립, 자동차·2차전지 경계로 정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B증권 김상훈 연구원은 "트럼프-공화당 승리 가능성이 높지만 한동안은 민주당의 기세가 반등할 전망"이라며 "미국 대선이 있는 해 9~10월은 변동성이 높아지는 시기인 만큼 현재는 경기민감주 비중 확대 등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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