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주담대 찍어누르자 신용대출 '쑥'

5대 시중은행, 이달 초 가계대출 1.3조 더 늘어나

주담대는 규제 압박에 숨고르기…신용대출은 '투자용 마통' 증가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서울 아파트 거래량과 가격이 모두 오른 가운데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격차도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시장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이 5.27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5분위)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8월 서울의 상위 20% 아파트값은 평균 25억7759만원, 하위 20% 아파트값은 평균 4억8873만원으로 5.27배 차이가 났다.

27일 서울 용산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모습. 2024.08.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지난달까지 폭증세를 이어온 은행권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서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에 맞물려 초반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대상과 한도 규제가 집중된 주택담보대출은 신규 신청이 줄어드는 가운데 신용대출이 뛰는 상황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5일 기준 726조643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725조3642억원에서 1조2792억원 증가한 규모다.

이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달 9조6259억원 급증한 바 있다. 이달부터 시행된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를 앞두고 수요가 몰리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중은행의 월별 가계대출 증가폭은 4월 4조4346억원, 5월 5조2278억원, 6월 5조3415억원, 7월 7조1660억원 등으로 점차 확대되다가 지난달 대폭 치솟았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이달 5일 기준 569조545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568조6616억원에서 8834억원 늘어난 규모다.

주담대는 지난달 8조9115억원 급증한 바 있다. 전달 기록한 사상 최대치를 한 달 만에 재경신했다.

월별 주담대 증가폭은 4월 4조3433억원, 5월 5조3157억원, 6월 5조8467억원, 7월 7조5975억원으로 점점 더 커지다가 지난달 폭증했다.

신용대출 잔액은 이달 5일 기준 103조9321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103조4562억원에서 4759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신용대출에서 일반대출을 제외한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38조4033억원에서 38조8635억원으로 4602억원 늘었다. 신용대출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중이다. 주담대와 함께 주거 마련을 위한 일반 신용대출이 주춤해진 와중에,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보이자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용 마통'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앞서 신용대출은 6~7월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8494억원 증가로 돌아선 바 있다. DSR 규제가 강화되기 전 주담대를 받고 남은 한도를 신용대출로 채운 영향이란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는 이달 들어 증가 속도의 둔화세가 나타나고 있고 월초 집계에는 지난달 말 신청분이 포함된 영향이 있다"며 "신용대출의 경우 최근 증시가 빠지면서 저가매수 투자를 위한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세대출 잔액은 118조867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118조8363억원에서 313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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