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왜 조용할까[38개월만의 금리인하②]
한은 금리인하 증시·채권시장 영향 미미
中 부양책·11월 FOMC·기업 실적 관건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2599.16)보다 2.25포인트(0.09%) 내린 2596.91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75.48)보다 4.50포인트(0.58%) 하락한 770.98에 거래를 종료했다. 2024.10.11. [email protected]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코스피는 2.25포인트(0.09%) 내린 2596.91에 장을 마쳤다. 한은의 금리 인하 결정 이후 장중 한때 2620선을 웃돌았지만 외국인의 매도세에 밀려 결국 하락 마감했다.
한은은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에서 3.25%로 0.25%포인트 내렸다. 2021년 8월 0.25%포인트 인상 후 이어온 한은의 긴축 기조도 38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지난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0.50%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통상 금리 인하는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한다. 기준금리 인하는 안전자산보다는 주식 등의 위험자산으로 자금 이동을 가속화 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은의 금리 인하로 국내 증시나 채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봤다. 9월 미국의 빅컷으로 이미 피벗(금리인하) 가능성이 증시나 채권금리에 선반영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란 설명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미 예정된 금리 인하라 선반영되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 자체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채권금리는 기준금리 보다 많이 낮은데 기준금리가 몇 번 더 내려 시장 금리와 격차를 줄여야 실제 실물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에 국내 증시는 부진한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지난 달 국내 증시에서 7조3610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는 지난 2021년 8월 이후 약 3년2개월 만의 최대 규모 순매도 기록이다. 특히 하반기 들어 국내 시장 수급 상황은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뒤 한국, 대만, 인도 등 아시아 증시에서 중국으로 수급 쏠림이 유발되고 있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또 지난 8일 삼성전자가 '어닝 쇼크' 수준의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다른 기업들의 실적 부진 가능성이 커지면서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실적 발표 후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에 1년9개월 만의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5만전자' 늪에 빠졌다. 외국인은 지난 11일까지 23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하며 10조원 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따라서 중국의 경기부양책 내달 미국 대선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업들의 실적 등이 코스피 향방을 가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에서 선반영된 한은의 금리 인하 보다 다음 달 미국 금리 인하 여부와 3분기 기업들의 실적 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책 변화는 국내 증시에는 훈풍이다. 국내 증시가 좀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면서 "다만 연속성 측면에서 볼 때 소재 등 경기 민감 산업들보다 소비재가 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말까지는 중소형·성장주 위주의 종목 장세가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남은 실적 중 기대감이 있는 업종은 손해보험과 해운, 상사, 음식료, 유틸리티 정도"라며 "실적 모멘텀 급감 시기는 종목장세 분위기 경향, 코스피 이익모멘텀이 낮을 때 고베타, 낙폭과대, 신용융자 상위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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