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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끔' 첫 공급…"위고비 치료, 천천히" 권하는 의사들, 왜?

등록 2024.10.17 06:01:00수정 2024.10.17 0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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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출시됐지만 공급 물량 극히 부족"

"안정안되면 치료 시작후 지속 못할 우려"

"부족하나마 치료 시작해 고무적" 평가도

[서울=뉴시스]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 (사진=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 (사진=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한국에 출시한 블록버스터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초도 공급 물량이 부족한 가운데, 당장 치료를 시작했다가는 지속적인 치료가 불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피부·성형 분야의 한 의원 의료진은 페이스북을 통해 "신규 거래처(의료기관·약국)의 경우 위고비 용량 당 2펜씩 공급되는 상황"이라며 "1명이 안정적으로 쓸 분량도 안 된다. 물량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덜컥) 치료를 시작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위고비는 한달에 1펜을 쓴 후 점점 그 용량을 올려가야 하는데,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 환자는 (만약 물량이 없다면) 어떻게 하는가. 안정적인 공급을 할 수 없다"며 "위고비 치료를 시작하려는 분들은 좀 더 참아야 한다. 안정적으로 풀릴 때까지 '삭센다'로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출시한 위고비 초도 물량의 전체 수량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세계적인 품귀 현상에 따라 제한적인 물량으로 출시됐다. 신규 거래 병·의원의 경우, 용량당 2펜씩만 주문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펜은 한 사람이 4주간 쓸 수 있는 분량이다. 현재 주문 가능한 용량은 0.25㎎, 0.5㎎, 1㎎이다. 병의원·약국 공급가격은 1펜(4주분) 당 37만2025원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병·의원 공급용으로 유통업체 1곳당 0.25㎎, 0.5㎎, 1㎎ 각 20펜씩만 공급받았다"면서 "의료기관·약국에 따라 다르겠으나 많아야 용량별로 5펜 가량 공급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극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부족하나마 신약 치료를 시작하게 돼 고무적이란 평가도 있다. 미국에선 지난 2021년 출시돼 3년 만에야 한국에 들어왔다.

김성래 대한비만학회장(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은 "세계적인 물량 부족 상황에서 적은 양으로라도 치료를 시작하게 된 점은 고무적"이라며 "적절하게 치료된다면 비만으로 야기하는 의료비용을 더 절감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꼭 필요한 환자에게 쓰이지 못하고 비만하지도 않은 사람이 미용 목적으로 먼저 사용한다면 오남용"이라며 "규제적 감시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대한비만학회에서도 이런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고도 비만 환자에 대한 건보 적용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고비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의 고도 비만 환자에 사용하는 처방의약품으로 허가받아, 이 약을 처방하는 의사는 이 기준을 지켜야 한다. 혹은 BMI가 30㎏/㎡ 미만(27 이상)이더라도 고혈압 등 1개 이상의 동반질환이 있는 성인 비만환자에 제한적으로 처방할 수 있다.

임상시험 결과 위고비는 68주 투여 후 14.9% 감량 효과를 입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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