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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결산] 음주운전부터 부실복무까지…얼룩진 가요계

등록 2024.12.28 06:00:00수정 2024.12.28 07: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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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31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4.05.31.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31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4.05.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올해 가요계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음주 뺑소니를 시작으로 각종 사건·사고가 이어졌다. 그룹 '엔시티'(NCT) 멤버 태일이 성범죄 혐의로 팀을 탈퇴했고, '방탄소년단'(BTS) 슈가는 음주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몰아 논란이 됐다. 또 가수 제시의 팬 폭행 방관, 밴드 'FT아일랜드' 최민환의 성매매 의혹, 그룹 '위너' 송민호의 부실 복무 논란까지 터져 나왔다. 가요계 충격을 자아냈던 이들을 정리해 봤다.

음주 뺑소니로 구속 김호중…추락한 '트바로티'

가수 김호중의 음주 운전은 가요계를 넘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김호중은 지난 5월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가 반대 차선에 있던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고 직후 김호중은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종용하고, 소속사 전 대표와 전 본부장 등이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칩 제거를 지시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을 은폐하려 한 사실이 드러나며 공분을 샀다. 그러나 김호중은 음주 사실을 줄곧 부인하며 예정됐던 콘서트를 강행하는 등 스스로 논란을 키웠다.

경찰 조사 결과 음주 정황이 드러나자 김호중은 열흘 만에 범행을 시인했다. 하지만 혐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등에 그쳤다. 김호중은 사고 직후 여러 차례 술을 마셔 수사에 혼선을 줬고 사고 당시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검찰은 그를 구속 기소하며 음주 운전 혐의를 제외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모방하는 운전자들이 속출했다.

결국 국회는 음주 측정 방해자를 음주 측정 거부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영화 '파파로티'의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진 김호중은 2020년 TV조선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에서 최종 4위를 기록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음주 뺑소니와 거짓말로 한순간에 추락한 신세가 됐다. 그는 지난달 13일 징역 2년6개월 형을 선고 받았으며 1심 판결에 불복해 즉각 항소했다. 구속 기간 연장에 따라 내년 2월까지 구치소에 머물며 항소심을 준비하게 됐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전동 스쿠터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슈가(민윤기)가 23일 서울 용산구 용산경찰서로 출석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4.08.23.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전동 스쿠터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슈가(민윤기)가 23일 서울 용산구 용산경찰서로 출석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4.08.23. [email protected]


방탄소년단 슈가 '음주 스쿠터', 흔들렸던 팬덤

그룹 '방탄소년단' 슈가의 음주 운전은 공고하던 팬심에 균열을 일으켰다. 슈가는 지난 8월6일 음주 상태에서 전동 스쿠터를 타고 귀가하던 중 경찰에 적발돼 면허 취소 및 범칙금 처분을 받았다.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면허 취소 수준(0.08%)의 3배에 달하는 0.227%로 만취 상태였다. 사건이 알려지자 슈가는 "가까운 거리라는 안이한 생각과 음주 상태에서는 전동 킥보드 이용이 불가하다는 점을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도로교통법규를 위반했다"며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하며 발 빠른 사과에 나섰다.

하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경찰 적발 당시 슈가가 탔던 이동 수단이 전동 스쿠터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어났다. 이에 소속사는 "사안 축소를 위해 의도적으로 킥보드로 표현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팬덤 아미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한 가운데 슈가의 논란이 팀 이미지에 타격을 입혔다는 것이다. 또 슈가가 과거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데뷔를 포기할 뻔한 경험이 있음에도 음주 운전을 했다는 것을 두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사건 발생 17일 만에 경찰에 출석한 슈가는 "책임감을 잊고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팬들의 대립이 심화 됐고 일부는 슈가의 탈퇴를 요구하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불똥은 다른 멤버들에게까지 튀었다. RM은 자신의 SNS에 솔로 앨범 수상 소식을 공유했다가 팬들의 비난에 게시물을 빠르게 삭제하기도 했다. 결국 슈가는 2차 사과문을 올리며 팬심 달래기에 나섰다. 이후 법원은 지난 9월 30일 도로교통법상 음주 운전 혐의로 약식 기소된 슈가에게 1500만원의 벌금형 약식 명령을 내렸다.
[서울=뉴시스] NCT 출신 태일.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4.08.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NCT 출신 태일.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4.08.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NCT 태일, 성범죄 혐의…초고속 퇴출

그룹 '엔시티' 출신 태일은 성범죄 혐의로 입건돼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태일은 지인 2명과 술에 취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6월 피소됐고 8월 한 차례 소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더 이상 팀 활동을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태일의 팀 탈퇴를 밝혔다.

태일은 2019년 '버닝썬 사태'에 연루됐던 가수 정준영, 최종훈과 같은 특수준강간 혐의를 받는다. 특수준강간죄는 흉기를 소지하거나 2명 이상이 합동해 심신상실 등 항거불능 상태의 상대를 간음할 경우 성립된다. 7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다. 팬들은 충격을 넘어 분노했다. 태일은 경찰에 입건된 뒤에도 생일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고, 엔시티 127의 데뷔 8주년 기념 팬미팅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멤버들과 팬들을 향해 "오래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후 태일은 해명이나 사과 없이 자취를 감췄다. SM도 '태일 지우기'에 나섰다. 태일의 퇴출 소식을 전함과 동시에 팬 커뮤니티의 소개 사진을 태일이 없는 사진으로 교체했다. 멤버들과 팬들 역시 태일을 손절했다. 태일은 지난 9월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서울=뉴시스] 이태성 기자 = 가수 제시가 16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이태성 기자 = 가수 제시가 16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제시, 팬 폭행 방관에 소속사와도 결별

가수 제시는 팬의 폭행 피해를 방관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 9월29일 새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한 미성년자 팬이 제시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제시 일행 중 한 남성에게 폭행당했다. 이 사건은 제시가 가해자를 말리다가 일행들과 현장을 떠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이에 제시는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가해자와 잘 모르는 사이라고 선을 긋는 미온적 태도로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제시와 가해자의 다정한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되면서 비판 여론은 거세졌다.

제시는 지난 10월16일 피고소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저의 책임이다. 그 자리에서 바로 경찰서로 갔더라면 제대로 된 사과를 했더라면 피해자분이 이렇게까지 고통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사건 이후 제시는 소속사 DOD와 계약도 해지했다.

[서울=뉴시스] 밴드 FT아일랜드 최민환과 그룹 라붐 출신 율희가 파경을 맞았다. (사진=KBS 제공) 2023.12.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밴드 FT아일랜드 최민환과 그룹 라붐 출신 율희가 파경을 맞았다. (사진=KBS 제공) 2023.12.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FT아일랜드 최민환, '성매매' 폭로 속 활동 중단

밴드 'FT아일랜드'는 드러머 최민환의 성매매 의혹으로 홍역을 치렀다. 최민환은 지난 10월 전처인 걸그룹 '라붐' 출신 율희의 폭로로 활동을 중단했다. 율희는 최민환이 결혼 생활 도중 유흥업소에 출입하고, 가족들 앞에서 자기 가슴에 돈을 꽂기도 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논란이 확산하자  FT아일랜드는 최민환을 뺀 보컬 이홍기와 베이스 이재진의 2인 체제로 활동했고, 최민환은 당시 출연 중이던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하차했다.

이 과정에서 이홍기는 최민환을 두둔하는 글을 올렸다가 팬들에게 눈총을 받았다. 국민신문고 민원 접수를 통한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은 최민환을 입건해 수사했다. 그러나 성매매처벌법 위반 및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충분치 않다며 지난 4일 무혐의로 조사를 마무리하고, 검찰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후 최민환은 지난 18일 팬 커뮤니티에 "성매매를 한 적이 없다"며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가 나왔는데 안 한 것을 어떻게 증명하느냐"고 토로했다.

[서울=뉴시스] 그룹 '위너'의 송민호.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4.12.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그룹 '위너'의 송민호.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4.12.27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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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공황장애? '부실 근무 의혹' 송민호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그룹 '위너'의 송민호는 부실 복무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송민호는 지난해 3월부터 서울 마포구 한 공공시설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를 시작한 뒤 지난 23일 소집 해제됐다. 하지만 소집 해제를 일주일 앞두고 복무 태만 의혹이 제기됐다. 제시간에 출근하지 않고 어쩌다 출근을 해도 게임만 했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송민호는 과거 한 방송에서 공황장애와 양극성 장애를 앓고 밝혔다. 시설 측에서도 그를 배려해 복무 시간을 조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께 송민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동생 결혼식과 올해 10월 하와이 여행을 다녀왔다. 또 강원도 고성에서 열린 DJ 파티에 참석해 사람들과 어울리고 술을 마시는 모습이 공개돼 부실 복무 의혹을 키웠다. 공개된 사진 속 송민호의 모습은 장발에 반바지 차림이었으며 등에는 '바른 자세', '맑은 정신'등의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이는 송민호가 제시했던 병가 사유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에 병무청은 송민호의 부실복무 의혹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병무청은 송민호의 복무 태도에 문제가 있을 경우 소집이 해제됐더라도 문제 기간만큼 재복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24일 서울시 및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사회복무요원 실태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지만 송민호는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아티스트 복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확인 드리기 어렵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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