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통상환경 급변 조짐…美中 의존도 낮추고 아세안 협력 강화
지난해 수출액 1·2위 대미 1278억弗·대중 1330억弗
트럼프發 통상환경 변화로 미중 수출액 급감 예상
인니·베트남·필리핀 등 성장성·인구 등 新시장 부각
산업부 "아세안 경제협력 확대…투자기업 적극 지원"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 하고 있다. 2025.01.22.](https://img1.newsis.com/2025/01/22/NISI20250122_0000050503_web.jpg?rnd=20250122104300)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 하고 있다. 2025.01.22.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트럼프 신정부가 본격 출범함에 따라 글로벌 통상 환경이 급변할 수 있는 만큼 미국과 중국에 편중된 수출 구조를 다변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주력 품목의 쏠림 현상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주요 수출 상대국 및 주력 산업에 대한 높은 수출 의존도를 유지할 경우 보호무역 주의에 기반한 미국의 정책 변화, 반도체 하락 사이클 등에 취약할 수 있는 만큼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일각에선 연평균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합산 인구가 5억명에 육박하는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시장을 적극 활용하면서 무중 무역갈등이 본격화되는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대(對)미국 수출액으로 전년대비 10.5% 증가한 1278억 달러를 기록했다. 대중국 수출액은 6.6% 늘어난 1330억 달러를 올렸다. 미국과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액 1~2위 국가에 이름을 올린다.
미국 시장에서는 자동차와 일반기계 등을 많이 수출했다. 자동차는 342억 달러(26.8%), 일반기계 149억 달러(11.7%), 반도체 103억 달러(8.1%) 등이 높은 수출액을 기록한 품목으로 분류된다.
반도체의 경우 미국 빅테크 기업의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에 힘입어 전년대비 123% 수출액이 늘어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는 7년 연속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했으며 8년 연속 플러스를 기록한 것이 특징이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 만큼 높은 대미 수출액을 기록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멕시코를 상대로 25%에 달하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이 본격화될 수 있어서다.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 316억 달러, 수입 35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은 5.1%(17억1000만 달러)가 줄었고 수입은 1.7%(6억1000만 달러)가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38억 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날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2025.01.21. amin2@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1/21/NISI20250121_0020670209_web.jpg?rnd=20250121152031)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 316억 달러, 수입 35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은 5.1%(17억1000만 달러)가 줄었고 수입은 1.7%(6억1000만 달러)가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38억 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날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2025.01.21. amin2@newsis.com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 미국보다 임금이 낮은 멕시코에 다수의 기업들이 진출해 완제품을 만들고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체결을 활용해 미국에 무관세로 차량을 수출하고 있는데 이 같은 루트가 완전히 막혀버리는 것이 문제다.
기업별로는 기아자동차(멕시코시티, 몬테레이), 현대 트랜시스(몬테레이), 현대모비스(몬테레이), 현대위아(몬테레이), 경신(두랑고, 오므레곤), LS오토모티브(두랑고), 유라 코퍼레이션(코아우일라),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멕시코시티) 등이 있다.
이들 기업들은 2021년 이후 미중 갈등이 심화된 이후 최종 소비시장인 미국과 가까운 곳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는 니어쇼어링 전략의 일환으로 멕시코를 택했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최근 산업연구원은 제조 공장이 위치한 멕시코·캐나다에 25%, 한국에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면 자동차 13.6%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 이렇게 되면 한국의 자동차 수출액은 300억 달러 밑을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 수출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대중국 수출액으로 1339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459억 달러(34.27%), 유화 174억 달러(13%), 무선통신 78억 달러(5.8%) 등이 3대 수출품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반도체 등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다는 것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본격화되고 미국의 통상 정책 변화에 따라 중국의 수출 둔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이에 따른 반도체 수출 감소 현상도 불거질 수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발간한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중국 수출 평가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나라 대중 수출 연계 생산은 6%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악의 상황은 미국과 중국에서의 수출이 동반 감소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 수출을 지탱하던 1~2위 국가로의 수출이 어려워지면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 경제에는 더 큰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가 2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미국 신 행정부 대(對) 멕시코 통상정책 관련 민관 합동 대응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5.01.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1/23/NISI20250123_0020672333_web.jpg?rnd=20250123081529)
[서울=뉴시스]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가 2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미국 신 행정부 대(對) 멕시코 통상정책 관련 민관 합동 대응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5.01.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를 고려할 때 향후 아세안 시장에서의 수출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아세안 시장에 1140억 달러의 수출액을 올린 바 있다. 반도체 26억 달러, 석유제품 3억 달러, 컴퓨터 80억 달러 등이 주력 수출 품목이다.
특히 연평균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아세안 전체 인구 대비 72% 수준의 4억9000명의 인구를 보유한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인도네시아는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 있고 베트남은 가공·제조, 전자정보통신, 신재생에너지 등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필리핀도 반도체, 로봇, 에너지신사업 등을 중점 투자 산업군으로 선정했다.
정부는 올해 1분기 중으로 산업연구원과 아세안 10개국 대표 싱크탱크로 구성된 '한-아세안 경제통상 싱크탱크 다이얼로그(AKTD)'를 발족해 아세안과의 새로운 경제통상 협력 채널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아세안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경영활동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당 정부 및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지원하는 한편 2월 중 발표 예정인 범부처 비상수출대책에 아세안 협력 강화 방안을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원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세계 정세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전략적 균형추이자 글로벌 사우스 핵심 지역인 아세안과의 안정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경제협력 확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세안에 투자한 우리 기업들이 급변하는 통상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정부간 협의를 강화하는 등 산업부에서도 적극 지원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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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2019.09.03. ppkj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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