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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부담 없고 비용 처리…1000만원 넘는 월세 '그들만의 리그'

등록 2025.01.30 07:00:00수정 2025.01.30 07: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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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 뉴시스DB

서울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 뉴시스DB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서울에서 월세 1000만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월세 거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출 규제와 부동산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일부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월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며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1월 1일부터 21일까지 월 임대료 500만원 이상 아파트 거래는 총 20건에 달했다. 이 중 월세 1000만원 이상으로 분류되는 초고가 월세 계약은 3건으로 확인됐다.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 전용 124.02㎡(13층)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100만원으로 계약되며 초고가 월세 시장을 이끄는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244.543㎡(5층)는 보증금 15억원, 월세 1000만원으로 거래되었으며, 강남구 논현동 ‘브라운스톤’ 전용 244.2㎡(3층)는 보증금 2억원, 월세 800만원으로 임대차 계약이 갱신됐다.

지난해에도 월세 500만원 이상 거래는 꾸준히 이루어졌으며, 초고가 월세 계약 역시 두드러졌다. 용산구 ‘래미안첼리투스’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보증금 1억원, 월세 1100만원으로 재계약을 맺으며 월세 시장의 상승세를 반영했다.

신규 계약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는 보증금 15억원, 월세 1000만원에, 용산구 ‘래미안첼리투스’는 보증금 1억원, 월세 1000만원에 각각 계약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초고가 월세 계약이 단순히 시장의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고소득층의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분석한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강남, 서초, 용산, 성동구 등 고급 주거지가 밀집한 지역에서 월세 계약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집을 매입할 경우 세금 부담이 크고 자산 유동성이 제한되기 때문에, 고소득층은 월세를 통해 경제적 부담을 줄이면서 선호 지역에서 거주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고가 월세 거래는 강남·서초구를 넘어 용산, 성동구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브라이튼여의도’에서는 월세 1550만원(보증금 1억원, 전용 132㎡)의 거래가 이루어졌으며, 같은 단지의 전용 84㎡는 보증금 18억3000만원에 월세 1000만원으로 계약되며 새로운 초고가 월세 지역으로 떠올랐다.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에서는 지난해 11월 보증금 10억원, 월세 3500만원에 계약이 성사되며 역대급 월세 거래로 기록됐다. 이는 같은 단지가 2022년 거래된 월세 2600만원 대비 900만원 상승한 것으로, 시장 전반에 월세 상승 압력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이처럼 초고가 월세 거래가 증가하는 현상은 고가 주택 시장에서 매매 대신 월세가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고소득층 중심의 월세 수요가 지속될 경우, 시장 내에서 고가 월세 계약이 점차 보편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이 중장기적으로 시장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대출 규제와 세금 부담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 월세 시장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며 서민 주거 안정성을 해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초고가 월세 계약의 증가는 대출 규제, 세금 정책, 고소득층의 경제적 판단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면서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특정 수요층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주목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m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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