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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과로사 '사회적 대화' 하겠다는 쿠팡…대화장 어디?

등록 2025.01.30 13:00:00수정 2025.01.30 13: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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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사 연이어 발생하는 쿠팡

청문회서 근로조건 두고 질타

경사노위보단 국회에 가능성

"국회發 대화 의제로 요청 중"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강한승(오른쪽) 쿠팡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쿠팡 택배노동자 심야노동 등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왼쪽은 강민욱 택배노동자과로사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2025.01.21.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강한승(오른쪽) 쿠팡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쿠팡 택배노동자 심야노동 등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왼쪽은 강민욱 택배노동자과로사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2025.01.21.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권신혁 기자 = "사회적 대화를 통해 도출된 결론에 대해 성실하게 이행하겠습니다."

강한승 쿠팡 대표의 말이다.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쿠팡 청문회에서 택배기사들의 열악한 근로조건과 관련해 송곳 질의가 끊이질 않자 강 대표는 이 같은 개선 의지를 밝혔다.

고강도 업무가 과로사까지 이어지는 비극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대화로 이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자는 흐름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그 대화의 장이 어디가 될지 관심이 몰린다.



30일 노동계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쿠팡 청문회에선 여야 가릴 것 없이 쿠팡 심야택배 종사자들의 근로조건을 질타했다.

특히 쿠팡 로켓배송 등을 맡고 있는 택배기사 '퀵플레서'의 업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직접고용의 형태가 아닌 '특수고용' 형태의 종사자다.

고용노동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76.8%는 야간에 담당 구역을 3번씩 왕복하는 3회전 업무를 하고 있다. 또 주 평균 5.5일 일하고 있으며 폭우, 폭설 등 악천후 상황에서 배송을 지속하는 비율도 77%에 달했다. 배송을 하지 못했을 때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48.6%가 페널티가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노동환경 속에서 퀵플레서 기사 고(故) 정슬기씨는 지난해 5월 심야 로켓배송 업무를 하던 중 심실세동과 심근경색 의증으로 숨졌다. 이 질환은 과로사의 대표적 원인으로 분류된다. 쿠팡물류센터에서도 8월 야간노동자 고 김명규씨가, 앞서 2020년엔 고 장덕준씨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 대화로 풀어가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통상 '사회적 대화'란 노동계, 경영계, 정부 등 노사정이 함께 노동현안 등을 두고 머리를 맞대는 논의의 장을 뜻한다.

현재 사회적 대화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쿠팡 배달기사 등 플랫폼·프리랜서 종사자 관련 정책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다만 쿠팡 택배기사 관련 사회적 대화는 경사노위가 아닌 다른 기구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진보당 윤종오(오른쪽) 원내대표와 정혜경(가운데) 의원, 전국택배노동조합 회원들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쿠팡 과로사 대책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8.07.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진보당 윤종오(오른쪽) 원내대표와 정혜경(가운데) 의원, 전국택배노동조합 회원들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쿠팡 과로사 대책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8.07. kkssmm99@newsis.com


대화의 장은 국회가 유력하다. 이번 청문회에서 쿠팡 측 사회적 대화 참여 긍정 의사를 이끌어낸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경사노위가 아닌 국회를 통한 사회적 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발 사회적 대화 기구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필두로 지난해부터 출범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간 경사노위를 통해 진행된 사회적 대화가 정권 교체에 따라 기조와 내용이 변해 안정적 대화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취지에서다. 현재 실무협의체 회의를 통해 의제, 구성, 출범 시점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무협의체엔 경영계에서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노동계에선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양대노총이 있다.

앞서 쿠팡은 지난달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간담회를 진행하고 사회적 대화기구 출범 등에 합의한 바 있다. 당시 쿠팡 사장단은 야간노동 관련 사회적 대화 테이블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번 청문회에서도 참여 의사를 공고히 했다.

이용우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실에서 국회의장실 측에 쿠팡 문제를 국회 사회적 대화기구의 의제로 삼아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청문회 시작 전 국회의장이 직접 찾아와 인사를 돌렸는데 그런 맥락에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근로자로 분류되지 않는 쿠팡 택배기사들과 관련해 보호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쿠팡 청문회에서 김유진 노동정책실장은 "근로기준법상 보호가 아니더라도 다른 지원 방안을 여러가지 강구하고 있다"며 "야당의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나 (정부여당의) 노동약자법 등 이들의 사각지대에 대한 지원 방안 관련 논의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노동약자지원법'은 고용노동부 등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숙원 법안 중 하나다. 택배업 종사자 등 기존 노동관계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있는 플랫폼·프리랜서 등을 '노동약자'로 규정하고 지원 대책을 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innovati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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