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손태승 부당대출 730억…이복현 "엄중 제재"(종합)
금감원, 우리·국민·농협銀, 3875억 부당대출 적발
이복현 "불건전 조직문화…상 줄 생각 없어"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24년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결과 관련 사전 설명 및 브리핑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5.02.04. km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2/04/NISI20250204_0020681440_web.jpg?rnd=20250204102651)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24년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결과 관련 사전 설명 및 브리핑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5.02.04.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연 최홍 기자 =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에게 730억원의 부당대출을 취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알려진 부당대출(350억원)에 더해 380억원이 추가 적발됐다.
이를 포함한 우리은행의 부당대출 규모는 2334억원에 이른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에서도 각각 892억원, 649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총 1541억원)이 발견됐다.
금융감독원은 4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이같은 내용의 '2024년 금융지주·은행 주요 검사결과'를 발표했다. 우리·국민·농협은행의 부당대출 금액은 총 3875억원(482건)이다.
금감원이 정기검사를 통해 확인한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우리은행 부당대출은 기존 350억원에서 730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이중 451억원(61.8%)은 2023년 3월 현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취임 후 취급된 것들이다.
특히 우리은행 부당대출 730억원 중 338억원(46.3%)이 이미 부실화됐으며, 나머지도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금감원은 판단하고 있다.
우리은행 지역본부장 A씨는 지점을 통해 손 전 회장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에 여신 42억7000만원을 취급하며, 자금용도·상환능력 평가를 소홀히 했다. 퇴직 후에는 손 전 회장 친인척과 관련된 차주 회사에 재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 우리은행 고위 임직원 27명도 1604억원의 부당대출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1229억원(76.6%)은 부실화된 상태다. 현 경영진 취임 이후 취급된 부당대출도 61.5%에 달했다.
특히 우리은행 여신지원그룹 부행장은 대출 브로커를 부하직원이었던 우리은행 지점장 B씨에게 소개하고, 여신 17억8000만원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대출심사를 소홀히 해 아내의 계좌로 3800만원을 수수했다.
또 우리은행 지점장은 부동산 매입자금 대출 250억원이 본부에서 거절되자, 다른 차주와 공모해 우리은행 대출 담당 심사역을 압박해 여신을 승인하도록 했다. 대출금 일부를 제3자에게 지급하는 등 횡령을 방조하기도 했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에서도 각각 892억원, 649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총 1541억원)이 발견됐다.
국민은행 영업점 팀장은 시행사·브로커의 작업대출에 조력해 허위 매매계약서 등 관련 서류를 제공받아 대출이 가능한 허위 차주를 선별하고, 대출이 용이한 업종으로 변경하도록 유도하는 등 부당대출 892억원을 실행했다. 일부 대출과 관련해 금품과 향응을 받은 정황도 확인됐다.
농협은행 지점장·팀장은 브로커·차주와 공모해 허위 매매계약서를 근거로 감정평가액을 부풀리거나, 여신한도·전결기준 회피를 위해 복수의 허위차주 명의로 분할해 승인을 받는 등의 방법으로 부당대출 649억원을 취급했다. 일부 대출에 대해선 차주로부터 금품 1억3000만원을 수수한 정황도 발견됐다.
금감원은 시중은행들의 부당대출이 내부통제 부실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손 전 회장이 행장 재임 시절 대폭 완화시킨 여신 관련 징계기준을 현재까지 방치해 여신 관련 사고자 상당수가 견책 이하의 경징계를 받는데 그쳤다. 오히려 징계예정자에 대해 합리적 기준 없이 제재 완료 전에 포상·승진을 시행함으로써 인사의 공정성을 저해했다.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 인수합병(M&A) 의사결정 과정이 미흡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금감원 검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금융 지주회장은 자회사 M&A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리스크관리위원회가 개최되기도 전에 해당 안건을 이사회에 부의하기로 미리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우리은행은 고위험 부실채권(NPL)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계열사(자본금 200억원)에 계열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특수목적회사(SPC)가 발행한 NPL 후순위채권 등을 담보로 약 3500억원의 대출을 취급했다. 계열사는 해당 대출자금으로 NPL 등을 추가 매입하고 이를 담보로 은행에서 다시 대출을 받는 순환 구조를 통해 외형을 확대했다. 이로 인해 우리금융그룹의 신용리스크와 부실전이 위험이 동반 상승했다.
우리은행 파생상품 딜러(프런트)는 H지수 급락으로 파생장부상 손실이 확대되자 내부 손실한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평가데이터 입력값(변동성값)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기도 했다. 이런 방법으로 손실 누적액 약 1000억원을 장기간 숨겼다.
국민은행 역시 리스크관리위원회 차원의 충분한 검토 없이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등 해외 자회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해외 자회사의 건전성 지표 개선을 위해 자회사의 부실자산을 은행이 사실상 지배하는 SPC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해당 SPC가 발행한 사모사채(매각대금)에 대해 지급보증 6400억원, 한도성 대출 653억원을 제공하는 등 우회적으로 자회사를 지원하기도 했다.
목적에서 벗어난 선물 투기 거래로 1300억원 손실을 낸 신한투자증권의 관련 부서 임직원들이 손실을 은폐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손익을 조작한 것도 드러났다. 토스뱅크의 경우 전산 설계 오류로 신용평점 하위 10%인 취약소비자에게 대출성 상품을 취급하며 1개월 전후로 예금상품(47건)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검사 결과 나타난 회사별 취약점에 대해서는 향후 재점검 등을 통해 개선실태를 면밀히 확인하고, 법규 위반 사항은 그 책임에 맞게 엄중 제재하는 등 검사 결과 후속 처리에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지주회장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가 공고하고 상명하복의 순응적 조직문화가 만연해 내부통제 등 견제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웠고, 이사회는 인수합병(M&A) 등 중요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는 등 본연의 경영진 견제·감시 기능이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특히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3등급이 나오면 동양·ABL생명 인수합병(M&A)이 어려워질 수 있는데, 등급이 확정됐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불건전한 조직문화에 상줄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는 2월 중 금융위에 송부하고 3월 중 최종 판단하도록 하겠다"며 "지주·은행의 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은 추상적 의미로 동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경영진 의사결정이 다양한 경우의 수나 숨겨진 리스크로 반영된다. 그런 부분들을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hog888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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